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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시는 지난달 16일부터 21일까지 택시운전자에 대한 ‘성희롱예방 교육’을 실시했다. 택시 기사를 대상으로 한 성희롱예방교육은 처음이 아닌가 싶다. 이번 교육은 6월 3일 포항시청 사회복지과 여성정책팀으로 걸려온 한 통의 전화로 시작됐다.

성희롱 피해 여성은 2일 밤 10시쯤 남자친구와 헤어지며 개인택시를 탔다. 집까지는 30분 정도 소요되는 거리, 택시기사는 피해여성에게 남자친구와의 관계를 물으며 농담을 하기 시작했다. 피해여성은 그만 둘 것을 요구했지만 택시기사의 농담은 더 진하게 계속되어만 갔다.

수준을 넘긴 택시기사의 발언에 참을 수가 없어 더 강하게 그만둘 것을 요구하려다 무서운 생각이 들어 참고 목적지에 도착했다. 집에 들어온 것을 확인하기 위해 전화를 건 남자친구에게 이 사실을 이야기했고, 만약을 위해 소속회사(00콜)와 차량번호를 적어둔 남자친구는 다음날 그 회사로 전화를 했다. 소속회사(개인택시이지만 콜(call)운영제로 00콜에 소속되어 있었음) 에서는 승객으로부터 콜을 받지 않았다는 이유로 발뺌을 했다.

피해여성은 자기가 받은 수모에 격분하여 시로 민원요청을 해왔고 상담을 한 사회복지과 여성팀 장숙경씨가 다시 소속회사로 전화를 했다. 장씨는 그 날 가해택시기사를 찾았고 잘못된 점을 지적하며 피해여성에게 사과 할 것을 권했다. 다음날인 4일 개인택시포항시지부장과 택시기사가 시청으로 찾아왔고 피해여성에게(만나고 싶어하지 않아) 전화로 사과를 하면서 일단락 됐다.

그러나 포항시의 장숙경씨는 이렇게 밝혔다.“택시를 이용하는 여성들에 대하여 택시기사가 성적인 농담을 하는 예가 심심찮게 일어나고 있다. 이런 성희롱은 여성들에게 수치심과 위협감을 조성한다. 이 같은 일이 자주 발생한다면 누가 택시를 타겠냐. 믿고 안전하게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도록, 밝고 건전한 사회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포항시와 개인택시포항시지부가 함께 앞장서고자 개인택시포항시지부와 논의 끝에 개인택시 운송업자들을 대상으로 성희롱 예방교육을 실시하게 됐다.”

이번 교육은 연일 복지회관에서 성희롱과 관련한 예방과 처벌에 대한 관련법, 양성평등의식 확산 등에 대해 개인택시면허사업자 1795명을 6일 동안 6조로 나누어 ‘성희롱예방 및 여성고객에 대한 친절서비스 교육’을 실시했다.

피해여성 혼자만의 일로 치부해버렸다면 그 택시기사는 또 다른 여성승객들에게 수치심을 안겨 주었을지도 모른다. 시가 직접 나서 피해여성의 문제를 적극 대처하고,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 교육기회를 마련한 포항시의 행정체계를 다른 시·군도 배워야할 것 같다.

심권은주 경북주재기자ejskwon@hanmail.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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