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쓰다 도키코의 사진과 자서전. ⓒ뉴시스.여성신문
마쓰다 도키코의 사진과 자서전. ⓒ뉴시스.여성신문

 

일제강점기인 1932년 7월 일본 도쿄에서 일본과 조선의 여성들이 연대해 반전(反戰) 시위행진을 벌인 기록이 발견됐다. 

전남과학대 김정훈 교수는 일본의 페미니스트 작가 마쓰다 도키코가 1974년 7월 29일 신문 아카하타(赤旗)에 ‘데모 행진’이라는 제목으로 게재한 회고문을 일본 연구자로부터 전달받아 해독했다고 24일 밝혔다.

마쓰다 도키코는 1905년 태어나 평생을 인권 운동에 헌신했다. 제국주의 시대 당시 일본 내부의 모순과 투쟁하고 조선인에 대한 차별 대우와 강제징용, 조선·중국인 학살사건 등을 세상에 알렸다.

마쓰다는 회고문에서 “이 계절의 무더운 염천(炎天) 속에 떠오르는 엄마들과 애들의 데모가 있다”고 소개했다.

1932년 7월 하순 일본 도쿄 고토구 인근에서 실업과 빈곤에 지친 일본 여성과 재일 조선인 여성, 어린 자녀들이 “자본가가 돈을 벌기 위해 가격 인상을 노리고 바다에 버리려는 쌀이 있다면 우리에게 무상으로 먹게 해달라”고 외쳤다.

마쓰다는 시위 행렬이 경찰대와 격돌한 점을 들어 이 시위를 반전 데모라고 평가했다.

해독한 김 교수는 “당시 일본에서 경제 불황에다 흉작으로 쌀값이 오르자 노동자와 조선인 등 빈민층이 위기감을 느끼고 경찰 탄압에도 불구하고 연대한 사례가 발굴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지배와 비지배로 나뉘던 식민지기에 일본에서 조선인·일본인 여성들, 노동자들이 연대한 귀한 기록”이라고 의의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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