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0일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 빈소로 향하고 있다.ⓒ뉴시스

삼성전자가 2020년 사장단 인사를 단행한 가운데 젊은 임원의 중용이 늘어 이재용 부회장의 ‘뉴삼성’ 밑그림이 그려지고 있다.

21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전날 정기 사장단 인사 결과를 발표했으며 부사장 이하 2020년 정기 임원인사와 조직개편도 이번 주 안 실시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사령탑에 노태문(52) 사장을 선임하는 등 2020년 정기 사장단 인사를 발표했다. 이번 사장단 인사에는 총 4명의 승진 인사가 포함됐다. 올해 삼성전자 사장단 인사는 부문별 김기남, 김현석, 고동진 대표이사 3인이 모두 유임하며 큰 틀에서 안정 속 변화를 택했다. 다만 작년 대비 승진 폭이 커져 50대 초반 젊은 사업부장을 발탁하는 등 재계 전반 세대교체 흐름에 동참하는 분위기지만 이번 인사에는 외국인, 여성 인력이 포함되지 않아 다양성 강화 기조를 이어가지 못한 부분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승진자 4명은 전경훈 IM(IT,모바일) 부문 네트워크사업부장 부사장과 황성우 종합기술원 부사장 부사장, 최윤호 사업지원 TF(테스크포스) 부사장, 박학규 삼성SDS 사업운영총괄 부사장 등이다. 이들은 각각 네트워크사업부장, 종합기술원장, 경영지원실장,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 경영지원실장을 맡는다. 이들 4명의 평균 나이는 57.3세로 삼성전자의 50대 사장은 7명에서 10명으로 늘었다.

이번 인사는 신사업 안착과 신기술 개발에 기여한 부사장들을 승진시켜 신상필벌 원칙을 확고히 하는 한편 50대 초반 젊은 사업부장을 발탁,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으려는 이재용 부회장의 의지로 읽힌다. 불확실한 대내외 경영환경과 이 부회장과 임원들의 재판 이슈로 각 부문장들을 유임하는 안정을 추구했다.

이번 인사에서 눈에 띄는 인사는 ‘이재용의 남자’로 알려진 노태문 삼성전자 무선 사업부(IM) 개발실장이 삼성 스마트폰 사업 수장인 무선사업부장으로 승진했다. 승진자 중 가장 나이가 적은 노 사장은 2018년 부사장에 오른 지 1년 만에 사장으로 승진, 무선사업부장 사령탑에 올라서며 고동진 IM부문 사장을 이은 차기 전문경영인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노 사장은 연세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포스텍(포항공대)에서 전자전기공학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삼성 내부에서 최고 엔지니어로 평가받고 있다. 무선사업부에서 갤럭시S부터 갤럭시S10, 갤럭시노트10 등 주요 스마트폰 개발을 주도해 38세로 임원에 오른 인물이다. 그는 5세대 이동통신(5G) 단말기와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폴드’ 성과를 인정받은 결과다.

일각에선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 17일까지 국정농단 사건 4차 공판에 출석하는 등 대표이사 교체를 단행할 여건이 조성되지 않았다는 분석을 내놨다. 재판 과정에서 최근 삼성전자가 준법감시위원회를 발족하면서 조직개편을 예고한 것도 사장단 인사 안정 기조의 필요성을 보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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