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배우 아콰피나
골든글로브 뮤지컬·코미디 부문
첫 아시안계 여우주연상 수상
13살에 랩 시작
언론사·출판사 다니다 배우로

배우 아콰피나가 5일 제 77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뮤지컬·코미디 부문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그는 중국계 미국인과 한국인 이미자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AP뉴시스·여성신문
배우 아콰피나가 5일 제 77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뮤지컬·코미디 부문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그는 중국계 미국인과 한국인 이미자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AP뉴시스·여성신문

“아빠, 제가 일자리 구한다고 말했잖아요. 나의 가장 친한 친구인 할머니와 하늘에서 저를 바라보고 있을 엄마, 모두에게 감사합니다.”

5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베버리힐즈에서 열린 제77회 골든글로브 시상식 뮤지컬·코미디 부문에서 ‘더 페어웰’로 여우주연상을 받은 한국계 배우 아콰피나(30·본명 노라 럼)의 소감이다.

‘더 페어웰’은 불치병에 걸린 할머니를 위해 가족들이 가짜 결혼식을 가짜 결혼식을 올린다는 중국계 미국인들의 이야기이다. 중국계 룰루 왕 감독의 경험담을 바탕으로 했다. 아콰피나는 작가 빌리를 연기했다. 아콰피나는 “룰루 왕 감독은 나에게 일생의 기회를 줬다. 이 이야기를 촬영하는 것은 놀라웠다”고 했다.

CNN 등 미국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골든글로브 뮤지컬·코미디 부문에서 아시아계 배우가 여우주연상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한국계 여성배우 산드라 오가 골든글로브 TV드라마 부문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은 바 있다.

'더 페어웰'에서 빌리를 연기한 아콰피나. ⓒ유튜브
'더 페어웰'에서 빌리를 연기한 아콰피나. ⓒ유튜브

아콰피나는 중국계 미국인 아버지와 한국 이민자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화가였던 어머니는 아콰피나가 네 살 때 세상을 떠났다. 아버지는 뉴욕 퀸즈에서 중식당을 하고 있었다. 아콰피나는 할머니의 품에서 자랐다.

그가 연기보다 먼저 시작한 건 음악이었다. 11살 때 트럼펫 연주를 했고 13살 때는 랩을 했다. 고등학교를 다니면서 클래식 음악·재즈 공부를 했다. 16살 때 아콰피나라는 예명을 채택했다. 스파클링 생수 상표 아쿠아피나에서 따온 것이다. 다른 예명 후보로 김치찌개가 있었다고 한다.

뉴욕 올버니 대학에서 언론학과 여성학을 전공한 그는 언론사를 거쳐 출판사에 취직했다. 2012년 여성의 성기를 자랑하는 ‘마이 배지’(My Vag)라는 곡을 발표했다가 외설적이라는 이유로 출판사에서 해고를 당했다. 하지만 이 곡은 유튜브에서 400만이 넘는 조회 수를 기록하며 아콰피나는 인기 래퍼도 떴다. 2014년에는 솔로 힙합 앨범 ‘옐로우 레인저’를 발표하기도 했다.

2013년 단편영화 ‘섀도우’에 출연하면서 배우의 길을 걷기 시작한 아콰피나는 ‘오션스8’,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이상 2018)에 출연하며 유명세를 탔다. 그는 디즈니 실사 영화 ‘인어공주’에서 갈매기 스커틀 역으로 출연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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