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6대책] 대출·세제·청약 망라한 초강력 규제, 이번에 통할까
[12.16대책] 대출·세제·청약 망라한 초강력 규제, 이번에 통할까
  • 조혜승 기자
  • 승인 2019.12.16 19:11
  • 수정 2019-12-17 18: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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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부터 15억원 넘으면 주담대 불가
종부세 또 인상·분양가 상한제 확대…전문가 의견 분분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6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 관련 관계부처 합동브리핑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은성수 금융위원장, 홍 부총리, 김현미 국토부장관, 김현준 국세청장.ⓒ뉴시스

정부가 투기지역과 투기과열지구에 있는 시가 9억원 초과 주택에 대해 담보대출 비율을 줄이고 오는 17일부터 15억원 이상 초고가 주택을 살 때 대출이 전면 금지하는 초강수 대출 규제를 내놓자 공급이 줄어들 것이란 시장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정부는 16일 기획재정부와 국토교통부 금융위원회 국세청 등 관계부처 합동으로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을 발표했다. 현재 1주택세대 및 무주택세대는 LTV를 40%까지 인정받고 있지만 앞으로 투기지역과 투기과열지구의 시가 15억원 초과 주택은 담보로 주택구입용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수 없다. 17일부터 전 금융권의 가계 대출에 적용되며 주택임대업, 매매업 개인사업자와 법인 등 모두 대상이다. 지금까지 투기지역과 투기과열지구에서 다주택세대만 금지했으나 보다 엄격해진 것이다. 아파트 가격에 따라 주택담보대출이 원천 봉쇄되는 일은 이번이 처음이다. 세제, 대출, 청약 등 모든 대책이 총망라된 지난 9.13 대책보다 센 규제다.

세부적으로 보면, 시가 9억원을 기준으로 9억원 초과분부터 15억원까지 해당하는 LTV 비중이 줄어든다. 현재 주택가격 구간 없이 투기지역과 투기과열지구 내 40% LTV를 적용받고 있으나 9~15억원 구간을 신설해 LTV를 20%로 줄어든다. 현재 14억원 아파트를 살 때 받을 수 있는 주택담보대출 한도는 5억6000억원이던 금액이 17일부터 9억원까지 LTV 40%와 5억원은 20% 금액이 합쳐진 4억6000만원으로 1억원 떨어진다.

주택담보대출의 실수요 요건이 강화된다. 시가가 15억원이 넘는 아파트에 대해 일절 주담대를 금지했다. 기존 다주택가 아닌 1주택세대나 무주택자 모두 적용했다. 또 고가주택의 기준을 공시가격에서 시가기준으로, 갭투자 방지를 위해 전세대출 문턱을 높였다. 현재 무주택 가구가 공시가격 9억원 초과의 고가 주택을 살 경우 2년 내 전입을 조건으로 가능했던 주택담보대출이 시가 9억원으로 1년 내 전입 및 처분 의무로 대폭 강화됐다. 시가 9억원 초과 주택의 경우 전세대출 보증도 제한하고 차주가 전세대출을 받은 뒤 2주택 이상 보유할 경우 전세대출이 회수된다. 현재 시가 9억원 초과 주택을 보유한 사람이 서울보증보험을 통해 전세대출이 가능했으나 이마저도 차단된다.

종부세 또 오른다·분양가 상한제 추가 지정

공시가격 9억원 이상의 주택에 부과되는 종합부동산세 세율도 오른다. 1주택자와 조정대상지역 외 2주택 보유자에 대한 종부세 비율이 기존보다 0.1~0.3%P 인상되고 3주택 이상 다주택자나 조정대상지역 2주택 보유자에 대한 세율이 0.2~0.8%P 상승한다. 조정대상지역 2주택자 종부세 세부담 상한도 200%에서 300%로 상향 조정됐다. 조정대상지역 내 2주택자의 세부담 상한을 이같이 올려 내년 상반기까지 집을 팔라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정부는 내년도 부동산 시세가 오른 만큼 전부 공시가격에 반영해 고가 주택 등을 중심으로 공시가격 비율을 시세 9억15억원은 70%, 15억~30억원은 75%, 30억원 초과는 80% 수준까지 올려 현실화율을 높일 예정이다.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적용 지역이 대폭 확대된다. 서울에선 25개구 중 강남 4구와 마용성(마포, 용산, 성동)을 포함한 13개구 전체동(272개)과 정비사업 이슈가 있는 노원, 동대문 등 5개구 37개동, 경기도에선 과천 하남, 광명 등 3개 시 13개 동을 추가 지정했다. 서울은 사실상 대부분 지역이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대상 지역에 편입됐다.

청약제도도 개편된다. 평형과 관련 없이 분양가 상한제 대상 주택이나 투기과열지구 내 주택에 당첨되면 10년간, 조정대상지역에서 재당첨이 제한된다.

주택구입 시 자금조달 계획에 대한 검증도 강화된다. 조정대상지역에서 3억원 이상 주택을 매입하거나 비규제지역에서 6억원 이상 집을 살 때 자금조달계획서를 내야 한다. 더욱이 자금조달계획서 항목이 더 촘촘해지고 투기과열지구에서 9억원 넘는 주택을 살 때 신고서와 함께 증빙자료도 제출해야 할 만큼 고가주택에 대한 자금출처 전수 분석 및 법인 탈루협의를 정밀검증할 것이라고 정부는 밝혔다.

정부는 일부 과열지역을 중심으로 갭투자 및 다주택자의 투기수요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대출 규제의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분양가 상한제 지역을 확대해 고분양가와 풍선효과를 차단하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서울 도시 내 공급과 수도권 30만호 계획을 차질없이 추진해 관리처분인가를 받은 정비사업의 조속한 분양 지원하겠다고 정부는 설명했다.

일각에선 서울 아파트 가격이 24주째 고공행진 중인 상황에서 재개발·재건축 억제 정책에 분양가 상한제까지 더해져 새 아파트 공급이 부족해질 것이란 불안 심리로 인해 서울 등 일부 집값이 상승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상승세의 주된 근거는 공급 부족이다.

전문가들은 서울 아파트값이 급등하는 원인이 시장원리를 무시한 분양가 상한제를 포함한 부동산 규제 탓이라는 의견과 이번 대책으로 집값 안정이 될 것이라는 의견이 엇갈렸다.

먼저 정부가 인위적으로 분양가를 낮추는 분양가 상한제를 공공택지부터 민간 아파트까지 확대해 시장이 왜곡되고 있다는 주장이다. 부동산 상한제와 이번 추가 대책까지 겹쳐 가뜩이나 부족한 서울의 주택공급이 완전히 끊겨 수요자가 집을 구매할 수 있는 대출 기회가 줄어든 반면 돈 없는 사람은 집 구매 기회가 줄어 숨통을 막는 악순환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2015년 이후 정부 정책으로 집값을 잡은 일이 없을뿐더러 공급만 줄여 사실상 평당 1억원 시대가 온 것은 사실이다.

투기수요 억제 및 공급확대를 통한 주택시장 안정화. ⓒ국토부
투기수요 억제 및 공급확대를 통한 주택시장 안정화. ⓒ국토부

김학렬 리서치그룹 소장은 “투자자들 중심으로 규제 강도를 높게 한다고 집값이 안정되지 않으며 돈이 없으면 집 사지 말라는 것이 이번 대책의 결론”이라며 “집값 잡겠다는 대책이 아니라 쇼맨십이거나 세금을 더 걷기 위해 합법적으로 집값을 올리는 전략”이라고 지적했다. 세금을 많이 낼 수 있는 사람들, 세금 올려도 조세 저항이 발생하지 않는 지역들만 집값이 올라가고 대부분 규제지역이란 점에서, '철저하게 세금을 많이 낼 수 있는 사람들만 (집 구매에) 들어오고 아니면 나가라'는 것이 이번 대책의 결론이라고 했다.

김 소장은 서울 집값을 잡으려고 정책을 내놓고 있지만 강북마저 신축이나 준신축 아파트들 가격이 이미 15억원을 넘었음을 고려하면 시장 안정화와 상관없이 합법적으로 세금 낼 수 있는 사람들만 집을 구매하라는 100% 세금을 더 걷겠다는 정부 전략이 아니겠느냐는 것이다.

김 소장은 이어 “서민들은 다세대빌라나 구축 아파트만 살 수 있게 되며, 앞으로 집값이 더 올라 집 구매가 더 어려워지는 초양극화 현상이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 논리상 매물이 쌓여야 가격이 내려가지만 현재 시장은 신규나 기존 아파트 거래가 줄어드는 등 이미 매매 물량이 없어 이미 공급량이 줄고 수요가 높아지는 상황에 들어갔다는 것이다.

아울러 그는 다주택자들은 증여세를 내도 증여를 택할 것이라고 봤다. 1주택자도 대출 규제 대상에 포함된 것은 현찰이 없으면 집을 살 수 없다는 것으로 대출 15% 미만인 강남권에 사는 사람만 집을 살 수 있는 반면 대출 60%이상 받아야 하는 일반, 중산층은 집을 절대 구매할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달리 이번 부동산 대책에 긍정적인 평가도 있다. 여경희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투기성 거래가 아예 제거될 것으로 예상되며 이번 대책이 청약, 대출 등 총망라한 만큼 집값이 안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분양가 상한제 지역 확대로 인해 내년 4월 신규 적용단지가 나올 경우 영향력이 무시할 수 없을 수준일 것이라는 것이 그의 시각이다. 이미 서울 지역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9억원으로 집계된 바 있다. 

다만 여 연구원은 “대출을 잔뜩 끼고 15억원 이상 사는 경우가 많지 않다”라며 “다만 분양가 상한제 적용되면 공급이 이전만큼 활발히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있으나 그 공급으로 인해 집값 감소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라고 말했다. 1주택자, 법인 등까지 포함한 엄격한 대출 규제는 투기성 수요가 많은 지역에만 해당하며 양도소득세 중과가 한시적 완화돼 장기보유주택을 시장에 내놓는 다주택자가 더러 있을 것이라는 것이 그의 판단이다. 초고가 아파트 규제로 시장 수요가 못 움직인다는 것은 지나치며 3기신도시 등 추가 공급을 늘리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기 때문에 이번 정책으로 인해 시장 안정 효과가 발생할 것이라고 했다.

실제로 서울의 아파트 시장 과열 현상은 계속되고 있다.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84㎡)가 3.3㎡당 1억원 수준인 34억원에 팔렸으며 반포, 대치 등 서울 강남 주요 지역 단지 거래가는 일제히 30억원을 넘었다. 강북 일부 아파트도 20억원을 향하고 있다.

이날 자리에 동석한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공급량 공포감과 관련, “서울에 매년 4만호 이상 물량이 공급되고 있을 뿐 아니라 135개 정비사업 지구에서 13만1000호가 착공을 했거나 관리처분인가를 받았기 때문에 공급이 정상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공급이 줄어들 것이라는 것은 일종의 공포 마케팅으로 시장의 불안감을 더 증폭시키는 면이 있기 때문에 구체적인 팩트 중심으로 널리 홍보되었으면 좋겠다고 김 장관은 덧붙였다.

한편 정부는 이번 대책 발표 이후 시장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해 이르면 내년 상반기 중 주택수요, 공급 양 측면에 걸쳐 2차 종합대책을 발표할 계획이다. 또한 세제, 대출규제 및 주택거래와 공급 전반에 걸친 대책이 필요할 경우 주저없이 시행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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