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신문 선정 '2019 올해의 인물'
이수정 경기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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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력범죄 희생자 중 80%가 여성입니다. 교수로서 해명이 안 된 부분을 해명해야 하는 것이 남은 사람의 책무라고 생각합니다."

이수정 경기대학교 교수는 12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2019 제17회 미래를 이끌어갈 여성지도자상’(이하 미지상) 시상식에서 ‘2019 올해의 인물’로 선정돼 이같이 소감을 밝혔다. 이날 행사는 여성들의 뜨거운 연대감과 자매애를 느끼는 장이었다.

이 교수는 “3년 전 여성신문사에서 미지상을 주셔서 인연을 맺게 돼 기억에 난다”며 “여성이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끼칠 수 있다는 것을 몸소 보여주신 김영란 전 대법관, 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님 등과 테이블에 앉아있다는 것만 해도 가슴 떨리는 일”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 교수는 이어 “20년 전 이름없는 시신을 만나면서 이 일을 시작해 올해 20년이 됐다”며 “해명 안 된 부분을 해줄 수 있는 것이 남은 사람의 책무라고 생각했고 피해자들의 희생이 사회의 경각심을 일으켜 전자발찌제도가 도입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수정 경기대학교 교수는 12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2019 제17회 미래를 이끌어갈 여성지도자상’(이하 미지상) 시상식에서 ‘2019 올해의 인물’로 선정됐다. 시상자 김영란 전 대법관과 수상자 이수정 경기대 교수가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박정현 사진 작가 

 

그는 그러면서 “내년은 (조두순) 출소하면서 형사 정책이 또 한번 바뀌는 한 해가 될 것"이라며 "여성들의 안전을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공감하고 도움이 되는 정책을 제안하는 시대가 됐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국내 최고 범죄심리학자다. 1999년 경기대 교수로 채용된 후 20년 동안 범죄심리학 연구를 하며 세간의 이목을 끈 다수의 살인사건과 여성이나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범죄 수사에 참여했다. 범죄에 대한 경각심을 심어주고 여성,아동 관련 사건 해결과 피해자 치유와 회복을 돕는 활동을 펼쳤다. 지난 10월 영국 BBC방송 ‘올해의 여성 100인’으로 선정된 인물이다. 올해의 여성 100인에 한국인으로 유일하게 올랐다.

전자발찌 도입, 스토킹 방지법, 의제 강간 연령 상향 촉구 법안 마련에 참여하는 등 법률 시스템 개선을 이끌었다. 최근 여성 청소년 대상 성범죄의 온상이 된 ‘랜덤채팅 애플리케이션’의 문제점을 알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12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2019 제17회 미래를 이끌어갈 여성지도자상’(이하 미지상) 시상식에서 ‘2019 올해의 인물’로 선정됐다. ⓒ박정현 사진작가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12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2019 제17회 미래를 이끌어갈 여성지도자상’(이하 미지상) 시상식에서 ‘2019 올해의 인물’로 선정됐다. ⓒ박정현 사진작가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오늘 옆에 계신 분들은 선망의 대상이 많이 오셨다. 어릴 때부터 간헐적으로 뵙기도 했던 분들이다. 여성이 사회에 끼치는 영향력이 크게 미칠 수도 있구나라는 것을 봤다. 그분들과 테이블에 앉아있다는 것만으로도 가슴 떨리는 일이다. 양성차별사회에서 견뎌오신 생존자분들이라서 감사드린다. 제가 문제 제기했던 많은 사건들에는 시청자들이 있었고요. 시청자들은 여성이 다수다. 강력범죄 희생자들의 80%가 여성들이다. 방송 활동을 20년 전부터 시작할 때 이름 없는 시신 때문이었다. 여성이 사망한 사건을 가져와서 해달라고 해서 알지 못한 상태에서 시작했다. 교수로서 해야 할 일인지 아닌지 회의를 가진 채 시작한 것이다. 해명을 뒤늦게라도 해줄 수 있는 것이 남은 사람들의 책무라고 생각했다. 그와 같은 일을 20년 가까이 출연료 없이 해 왔다. 같이 일한 동료들은 꽤 많이 계시고 그분들이 영향력을 해 왔던 것으로 생각된다. 그 사이에 많은 피해자들의 희생이 결국 사회적으로 경각심이 일으켜 전자발찌가 도입됐다. 내년 조두순이 출소하게 되는데 내년 형사정책이 비약적으로 바뀌는 해가 될 것이다. 여성들이 무엇이 필요한지 안전과 연관돼서 여성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정책이 제안됐으면 한다. 젊은 사람들은 남혐, 여혐으로 박탈감이 많다. 오늘도 성폭력 이야기를 수업에서 하는데 남학생들이 이야기를 불편해 했다. 주제를 아이들에게 이해시키는 일을 덜한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했다. 공감대 형성이 우선이다. 이해 격차가 틀림없이 있다. 줄여나가는데 같이 노력해나가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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