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기업] 76년 한우물 판 한국 도자기업의 역사
[장수기업] 76년 한우물 판 한국 도자기업의 역사
  • 조혜승 기자
  • 승인 2019.11.22 12:00
  • 수정 2019-11-27 18: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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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기업] 한국도자기
1943년 청주서 설립
품질제일주의 방침 아래
최고급 본차이나 고집
식기 국산화 이끌어
한국도자기가 지난 2월 결혼·혼수 제품시장을 겨냥한최고급 제품군인 ‘더 로얄’을 출시했다.ⓒ한국도자기

청주상공회의소(이하 청주상의)는 지난 10월 30일 그랜드플라자청주호텔에서 ‘함께한 10년, 새로운 미래’라는 슬로건으로 창립 100주년 기념식을 개최한 가운데 충청북도 자랑스러운 명문 장수기업으로 한국도자기가 인증패를 받아 관심을 모았다.

급변한 한국 경제 환경 속에서 한국도자기가 반세기 이상 살아남은 생존 비결이 무엇일까. 일본은 200년 이상 역사를 지닌 기업이 5000개에 이르며 100년 이상된 기업은 수 만개다. 그러나 산업화의 역사가 짧은 국내는 100년 역사를 지닌 기업이 두산, 동화약품 등 6개사 등으로 대기업 일색이다. 30년만 버텨도 장수기업이라는 타이틀이 붙는 만큼 기업 생존 자체가 어렵다고 한다. ‘세계 장수기업 세기를 뛰어넘은 성공’을 저술한 윌리엄 오하라는 한 세대를 30년으로 정의해 기업들이 1세대가 끝날 때 2세대까지 생존하는 비율이 3분의 1에 불과하며 그 중 12%만 3세대까지 살아남는다고 밝힌 바 있다.

1943년 청주의 한 시골 공장에서 설립된 한국도자기는 한 우물을 파며 업종 대표기업으로 성장했다. 60년대까지 가내수공업 형태를 벗어나지 못했던 국내 도자기 업계는 한국도자기의 기술 성장과 함께 산업화할 수 있었다고 업계는 평가한다. 76년이라는 세월 동안 품질제일주의라는 경영 철학 아래 내실경영을 다지면서 최고급 본차이나만을 고집해 왔다. 김동수 회장에서 2세로 경영자가 바뀌어도 도자기 품질 외길만 고집했다. 김동수 회장의 장남 김영신 사장이 2000년대 중반 바통을 이어받아 식기 국산화에 이은 경쟁력을 해외에 알리며 수출시장 개척에 공들이는 모습이다.

한국도자기는 1997년 외환위기 직전 무리한 투자로 사업 확장을 노린 기업들이 경제위기에 속수무책으로 무너지는 것을 보면서 안정적 재무관리로 내실을 다지며 품질 경영을 동력으로 고수하고 있다. 국내외 도자기업계를 통틀어 빚이 없는 곳은 한국도자기가 유일하다.

한국도자기는 본차이나 제품은 최상급 프리미엄 도자기로 투광성이 좋고 은은하게 빛을 투과시켜 온화한 느낌을 자아내는 품질과 심미성까지 갖췄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본차이나란 도자기에 30~50% 정도의 소뼈를 넣은 제품으로 일반적인 제품보다 가볍고 강도가 높은 제품이다. 국내 본애쉬 함유량이 30%가 넘으면 본차이나 이름을 붙여 판매할 수 있지만 그 기준을 뛰어넘는 약 50%에 육박하는 본애쉬 함유량이 있는 제품을 생산하고 있어서다. 본차이나 제품은 가볍고 단단하며 수분 흡수율이 0%에 가까워 변색되는 일반 도자기와 다르기 때문에 관리가 쉬운 장점이 있다. 보온성이 좋아 차나 음식이 잘 식지 않아 음식의 신선도 유지 및 숙성 효과가 월등하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한국도자기는 세계 최대 규모의 대량 생산 시스템을 갖췄다. 76년간 쌓아온 기술력을 활용해 시장에서 검증된 최첨단 공법의 자동화 시설에서 정제된 천연원료만을 사용한 본차이나 식기를 생산하는 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식기에 그림이나 문양을 새기는 전사 기술도 세계 최고 수준이다. 해외로 이동해 인건비를 절감하려는 타 업체와 달리 국내 생산을 원칙으로 삼고 있다. 그러다 보니 정리해고나 노사분규가 없는 회사로 업계서 알려진 바다. 품질을 떨어뜨릴 가능성이 단 1%라도 있는 원료와 설비는 사용하지 않고 있다.

한국도자기는 17년 연속 ‘여성이 뽑은 최고의 명품 대상(생활식기 부분)’을 수상했으며 글로벌 고객 만족도 역시 5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한국도자기는 트렌드가 바뀌는 시대에 맞춰 다양한 아트 컬래버레이션을 진행해 디자인 측면을 강화하고 있다. 세계적인 디자이너 알레산드로 멘디니와 기획한 지오메트리카, 뉴욕 현지 디자이너들과 기획한 트위그뉴욕, 현대미술가 마리킴과 작업 등 다양한 아트 컬래버레이션을 진행해 특색 있는 제품들을 속속 선보이고 있다.

한국도자기는 최근 롯데백화점과 공동으로 기획한 ‘세이지 홈세트’ 출시, 풀무원 얄피만두와 협업 등 기업간 협업에 힘을 쏟고 있다. 공식몰과 SNS에서 할로윈 3행시 이벤트, 제품 리뷰 이벤트, 신혼부부에게 축의금을 드리는 이벤트, 신제품 출시 전 체험단을 모집해 다양한 고객에게 한국도자기만으 신제품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등 젊은층과 소통에 적극 나서고 있다.

세계 도자기시장 1,2위를 다투던 영국의 워터퍼드웨지우드, 미국의 레녹스 등 유수 도자기업체들이 지난 2008년 파산했다. 하지만 세계 4위 업체 한국도자기는 살아남았다. 회사 측은 76년간 오랜 전통을 이어오며 성장해 장수한 배경으로 품질에 대한 변치 않는 신념과 트렌드를 리드하는 안목, 소비자와 소통하는 노력이 아우러져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소비자를 생각하는 기업의 마음은 소비자가 그 기업을 선택하게 한다. 한국도자기가 트렌드와 품질에 대한 소비자와 신뢰관계를 바탕으로 100년 후에도 지속하는 도자기 회사로 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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