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자 16명 전원 남성

한국문화예술위원회. ⓒ한국문화예술위원회
한국문화예술위원회.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문화체육관광부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신임 비상임 위원 후보자 16명을 전원 남성으로 선정한 것에 대해 문화예술계가 문제를 제기했다.

성폭력반대연극인행동은 14일 “지난 13일 문체부 홈페이지에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비상임 위원 후보자(2배수) 공개 검증을 위한 글이 게시됐다”며 “후보명단을 살펴보면 이들은 전원 남성으로 평균나이는 56.1세이며 연령대는 60대 5명, 50대 10명, 40대는 1명으로 파악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이에 성폭력반대연극인행동은 최종 후보자에 대한 공개검증을 논하기에 앞서 명확히 짚고 넘어가야 할 의문점을 제기하고자 한다”고 했다.

성폭력반대연극인행동이 제기한 의문점은 총 6가지다.

△한국 문화예술계에는 ‘남성만’이 종사하는가? △최종 후보 명단에는 왜 단 한명의 여성도 존재하지 않는가? △최초 후보자들 중에 단 한명의 여성도 존재하지 않았는가? △최초 후보자들 중 “문화예술 전반에 대한 균형감각과 정책적 이해, 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갖춘” 여성은 없었는가? △문화예술진흥법 시행령 제30조 2항 3호에는 “남, 여 및 각 연령층이 균형 있게 포함되도록 할 것”이라고 적시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각 호의 사항을 반영하여야 한다고 되어 있음에도 왜 남성과 여성의 균형뿐만 아니라 각 연령층의 균형 또한 반영하지 않았는가?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위원추천위원회, 그러니까 위원 후보를 심사한 심사위원들에게 문화예술진흥법 시행령 제 30조를 제공하였는가?”이다.

문화예술진흥법 시행령 제 30조 2항은 △위원후보자는 문화예술 전반에 대한 균형감각과 정책적 이해ㆍ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갖춘 자가 되도록 할 것 △문학ㆍ미술ㆍ음악ㆍ무용ㆍ연극ㆍ전통예술 등 각 예술 분야와 문화일반ㆍ복지, 예술경영ㆍ행정 또는 지역문화 분야 등의 전문가가 균형 있게 포함되도록 할 것 △남ㆍ여 및 각 연령층이 균형 있게 포함되도록 할 것을 포함하고 있다.

성폭력반대연극인행동은 “문화예술계 성폭력은 종사자들 전반의 성인지 감수성이 일반인에 비해 현저히 낮아서 발생하는 사안이 아님을, 문화예술계의 중요한 사안을 결정하는 위치를 소수의 남성들이 독점하는 구조가 수많은 성폭력을 발생시키고 은폐해왔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지난 2018년 미투운동은 우리에게 가르쳐줬다”고 했다.

이어 “그러나 이번에 발표된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비상임 위원 최종 후보자 명단을 보고 실망과 참담함을 감출 수 없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미투운동과 그간의 현장에서 벌어진 많은 예술가들의 변화로부터 배운 것이 하나도 없는가?”라고 했다.

또 “그간 문화예술 관련 공공기관, 협회를 비롯한 법인, 재단 등의 고위직에 오른 인사들 중 여성을 거의 찾아 볼 수 없었다. 여성은 단체의 고위직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이미 공고한 문화예술계의 가부장적 질서, 기득권적 논리에 의해 박탈당했기 때문”이라며 “그러한 상황에서 예술위의 위원으로 공모에 임하는 것이나, 혹은 위원을 심사하기 위한 위원추천위원회에 임하는 것 모두 ‘기울어진 운동장’과 ‘왜곡된 룰’에 의한 불리한 게임이라는 점을 상기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성폭력반대연극인행동은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그리고 위원추천위원회는 문화예술진흥법에 적시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왜 최종 후보자 전원이 남성인지 해명 △사단법인 단체만이 추천위원을 추천할 수 있는 폐쇄적인 기존 규정을 철회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위원추천위원회 전원을 다시 구성하고, 최초 후보자부터 다시 공모를 문체부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측에 요구했다.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