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커뮤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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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나면 당신 부인 옆엔 다른 남자가 누워있고, 당신의 보상금을 쓰고 있을 것입니다”

경기도의 한 아파트 공사현장에 걸린 안전 현수막 문구가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논란되고 있다.

해당 현수막은 지난 9월 초 중흥건설이 시공 중인 아파트 공사 현장에 걸렸다.

중흥건설 홍보담당자에 따르면 현수막은 정작 하루 동안 걸렸다.

그러나 안전 현수막 사진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퍼지면서 여성혐오 논란이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 

이를 본 누리꾼 s****씨는 “여성은 (남편이 사고로 죽으면) 쉽게 다른 남편을 만나고 사망보상금을 쓰는 사람이라는 여성혐오를 만들었다”며 “이런 여성혐오 조장이 일으키는 문구의 사회적 파장도 생각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누리꾼 l****씨는 “비판 받아 마땅한 현수막임에도 불구하고 위험 현장이니 저런 내용 걸리는 이유도 이해는 간다는 식의 댓글들이 더 어이없다”고 지적했다.

논란이 된 현수막은 중흥건설 현장 소장이 문구를 패러디해 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 측 홍보담당자는 여성신문과의 통화에서 “해당 현수막은 본사와는 관련 없이 현장 소장이 다른 곳에서 문구를 패러디해 경각심을 일깨우기 위해 제작했던 것”이라며 “회사 측은 문구를 확인한 뒤 이상하다고 여겨 하루 만에 내렸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안전 현수막 문구 논란은 이전부터 있었다.

2016년 H건설사도 대구 황금동 아파트 공사 현장에 세운 입간판 내용으로 물의를 빚었다. 급기야 건설노조 측은 공식 성명까지 내며 H건설을 규탄했다.

논란이 된 입간판에는 “공사 관계자 여러분. 작업장에서의 안전수칙을 지킵시다. 일단 사고가 나면 당신의 부인 옆에 다른 남자가 자고 있고, 그 놈이 아이들을 두드려 패며 당신의 사고보상금을 써 없애는 꼴을 보게 될 것”이라고 써져 있었다.

이에 전국건설노동조합 측은 공식 성명을 통해 “회사 측은 여성이 남성에 종속돼 있다고 여기며 산재보상금을 써 없애는 존재로 묘사하고 있다”며 “건설노조엔 여성 조합원들도 있다. 그들 역시 한 집안의 가장 노릇을 톡톡히 해낸다”고 지탄했다.

H건설 관계자는 “현장 표어들이 천편일률적이라 사내 관리자들이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문구로 작성한 것”이라며 “문제가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바로 철거했다”고 한 매체를 통해 해명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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