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서 전국 최초 ‘성평등 마을’ 3곳 탄생 기대
제주서 전국 최초 ‘성평등 마을’ 3곳 탄생 기대
  • 김이승현 객원기자
  • 승인 2019.11.18 12:24
  • 수정 2019-11-18 12: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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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도3리·한림3리·신산리 등 3곳
제주여민회 등 부녀회 함께
성평등마을규약 개정 나서
위촉직 위원 40% 이상 여성·
의결권·선거권 1인 1표 등
의사결정 과정의 평등 강조
내년 1월 마을총회서 채택 예정
제주여민회와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제주도연합(이하 추진단)은 지난 11월 15일 제주특별자치도의회 도민의방에서 열린 ‘성평등마을규약 표준조항 마련 및 공론화 사업 결과공유회’에서  성평등마을규약 표준조항을 제시했다. (왼쪽부터) 제주특별자치도 성평등정책관 현성미 여성친화도시팀장, 제주여민회 이양신 공동대표, 전여농제주연합 강순희 정책위원장, 신산리 강우성 부녀회 총무, 신도3리 양영임 부녀회장, 사업추진단 김다빈 활동가. ©손상민
제주여민회와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제주도연합(이하 추진단)은 지난 11월 15일 제주특별자치도의회 도민의방에서 열린 ‘성평등마을규약 표준조항 마련 및 공론화 사업 결과공유회’에서 성평등마을규약 표준조항을 제시했다. (왼쪽부터) 제주특별자치도 성평등정책관 현성미 여성친화도시팀장, 제주여민회 이양신 공동대표, 전여농제주연합 강순희 정책위원장, 신산리 강우성 부녀회 총무, 신도3리 양영임 부녀회장, 사업추진단 김다빈 활동가. ©손상민

 

내년 1월 제주에서 전국 최초로 부녀회 주도로 ‘성평등 마을’이 탄생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신도3리·한림3리·신산리 등 3개 마을 부녀회는 여성단체와 함께 마련한 성평등마을규약 표준조항을 마을규약 개정안으로 제출했다.

제주여민회와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제주도연합(이하 추진단)은 지난 11월 15일 제주특별자치도의회 도민의방에서 열린 ‘성평등마을규약 표준조항 마련 및 공론화 사업 결과공유회’에서 성평등마을규약 표준조항을 제시했다. 이 조항들은 3개 마을에서 부녀회 검토·수정을 거쳐 마을규약 개정안으로 제출된 상태다. 내년 1월 각 마을총회에서 통과 시 전국 최초로 성평등마을규약 채택 마을들이 생길 예정이다.

제주여민회 정이은숙 정책위원장의 주제발표에 따르면, 이번 사업은 2017년 ‘성평등한 제주실현을 위한 제주여성 100인 원탁회의’에서 ‘지역 내 여성대표성 강화’가 최우선 과제로 선정된 것부터 출발했다. 2018년에는 20개 마을(조천읍·애월읍)을 대상으로 마을 여성대표성 실태조사를 수행했다. 통계상 제주여성의 경제활동은 전국 1위지만 여성 대표성은 가장 낮은 점수에 머무는 모순된 제주 현실처럼, 마을공동체에서도 여성들은 마을의 주요 의사결정 과정에서 구조적으로 배제되고 있음이 확인됐다. 마을 여성들도 남성과 동등하게 정당한 권리를 행사하려면 구조적·제도적 변화가 필요하다는 공감대에서 정책 제언했던 ‘성평등마을규약 표준조항 마련’이 2019년 제주특별자치도 후원사업으로 이어졌다. 마을의 특수성과 자치권을 존중하면서도 민주적이고 평등한 마을자치를 위한 최소한의 내용으로 성평등마을규약 표준조항을 추렸다. 표준조항에는 △목적(민주적이고 성평등한 마을 운영) △주민권리(참여권·발언권 보장) △주민의무(주민간 배려 존중·사회적 약자의 인권침해 발생시 피해자보호조치 의무화) △의결권·선거권의 평등(1인 1표) △마을임원 조직(개발위원회 위촉직 여성 40% 이상) 등 총 5개 조항이 담겼다.

추진단은 성평등마을규약 표준조항을 단순 홍보하거나 행정적으로 ‘내려 보내는’ 방식은 지양했다. 그 대신 역량 있는 부녀회, 성인지감수성 높은 이장이 있는 마을을 찾았고 각 마을별 이장 재가를 받아 3개 시범마을을 선정하면서 부녀회를 중심으로 마을별 태스크포스팀을 꾸렸다. 마을 프로그램은 마을 여성들과 만나는 과정에서 여성들 스스로 자신의 삶과 마을 변화에 대한 동기부여로 이어질 수 있도록 순차적으로 성인지감수성 교육, 여성영화 보기, 마을과 여성에 대한 퍼실리테이팅 워크숍으로 연결했다. 이어진 최종 프로그램은 부녀회 모의 임시회의로, 각 마을총회로 제출할 성평등마을규약 개정안을 부녀회 스스로 발의, 의결하는 자리였다. 마을규약 초안은 추진단 표준조항을 참고해 마을별 태스크포스팀들과 준비했다. 모의 임시회의는 정식 회의 안건이 기록된 회의자료와 회의 의장용 시나리오, 의사봉까지 격식을 갖춰 진행했다. 회의 결과 표준조항들은 모두 열띤 토론과 수정을 거쳤고 의사봉 3타와 함께 각 마을별 부녀회안으로 의결됐다. 이 규약안들은 이후 곧바로 마을회로 제출된 상황이다. 내년 1월 각 마을별 총회의 마을규약 개정 안건으로 이 부녀회 규약안이 통과되면 전국 최초로 명문화를 통해 여성 참여를 보장하는 성평등마을규약을 채택한 마을들이 탄생하게 된다.

이 모든 과정은 부녀회원들이 존재 유무조차 몰랐던 마을규약과 의사결정 과정에 대해 적극적인 참여 주체로 거듭나는 과정이었다. 신도3리 양영임 부녀회장, 한림3리 배주연 부녀회장, 신산리 강우성 총무는 소감을 통해 “부녀회원 모두가 자랑스럽다”, “다음 세대를 위해 좋은 마을을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이어진 패널토크는 칭찬과 확산 바램으로 가득한 자리였다. 제주 마을공동체연구소 안봉수 소장, 전여농제주도연합 강순희 정책위원장, 김다빈 사업추진단 청년활동가, 제주특별자치도의회 강철남 의원, 제주여성가족연구원 고지영 정책연구실장과 제주도 성평등정책관 여성친화도시 현성미 팀장까지 모두 입을 모아 뜻을 같이 하며 제주 전역으로의 확산에 힘을 보태겠다는 다짐을 피력했다.

마지막으로 각 판넬로 제작된 성평등마을규약 표준조항 전달식이 열렸다. “마을 여성의 공적 활동 참여 기회를 확대하는 제도적 장치 마련이 2019년 목표였다면 지금의 노력들이 결실을 맺어 이 2020년은 성평등마을규약이 우리나라 전체로 확산하는 원년이 되길 바란다”며 제주여민회 이양신 공동대표는 기대감을 전했다.

*제주여민회 3년간 사업 활동영상 https://youtu.be/bD0K0-Tz2r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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