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일 대만서 아시아 처음 개최
100개 국가 1400여명 활동가 집결
서지현 검사, 최영미 시인 연사로 나서

한국여성의전화는 지난 5일부터 8일까지 대만 가오슝에서 열린 ‘제4차 세계 여성쉼터 컨퍼런스’에 전국가정폭력피해자보호시설협의회, 한국성폭력상담소, 여성가족부 등 총 75명의 여성폭력피해자 지원 단체 및 관계자들이 참여해 한국의 미투운동을 알리고 홍콩시민들의 투쟁을 지지했다고 9일 밝혔다.ⓒ한국여성의전화

국내 여성폭력 피해 지원 활동가들이 대만에서 열린 여성 쉼터 콘퍼런스에 참석해 한국의 미투운동을 세계에 알렸다.

한국여성의전화는 지난 5일부터 8일까지 대만 가오슝에서 열린 ‘제4차 세계 여성쉼터 컨퍼런스’에 전국가정폭력피해자보호시설협의회, 한국성폭력상담소, 여성가족부 등 총 75명의 여성폭력피해자, 지원 단체 및 관계자들이 참여해 한국의 미투운동을 알리고 홍콩시민들의 투쟁을 지지했다고 9일 밝혔다.

이번 행사는 캐나다, 미국, 네덜란드에 이어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개최돼 여성폭력 근절을 위해 활동하는 세계 각국의 활동가, 연구자, 학생, 정부기관 종사자, 정책·법 입안자 등 100여 개 국가에서 1400여명이 모여 최대 규모였다.

주제는 영향력과 연대다. 세계 각국의 쉼터 활동가들의 네트워킹을 통해 다른 국가들의 쉼터 운영, 활동들에 대해 배우고 젠더 폭력 종식을 위한 협력이 행사의 취지다.

떠오르는 이슈, 예술과 운동, 쉼터 운영과 사회 복지의 혁신적인 방식, 정책과 입법, 평등과 경제적 역량강화 등 5개의 핵심주제를 중심으로 나흘간 7개의 대강연과 패널토론, 63개의 워크숍이 진행됐다.

그밖에도 전시부스, 대만의 여성폭력피해자 지원 단체 및 관련 기관방문, 북사인회, 네트워킹 행사 등 다양한 부대행사들도 마련됐다.

‘미투운동, 홍콩의 송환법 반대 시위 과정에서 발생했던 홍콩 경찰에 의한 성폭력, 여성폭력 피해자의 개인정보 보호, LGBTQ 쉼터 운영, 젠더를 고려한 통계 구축 등이 논의도 이어졌다.

특히 ‘아시아의 미투운동’에 대한 논의를 위해 한국 대표로 서지현 검사와 최영미 시인이 연사로 초정돼 참가했다. ‘미투운동 당사자들은 어떻게 아시아를 흔들었는가'라는 제목으로 열린 기자회견에 최영미 시인과 서지현 검사가 참여해 아시아 미투운동 속에서 한국 미투운동의 현황과 어려움을 토로했다.

서지현 검사는 폐막식 첫 연설자로 연단에 올라 “주변 사람들에게 도움을 요청했을 때 침묵하라고 요구받았기 때문에 생방송에서 성추행 사실을 알릴 수밖에 없었다”며 “8년 침묵 끝에 여성 검사들이 같은 피해를 보지 않도록 하기 위해 미투운동에 함께헤야겠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성폭력은 피해자의 잘못이 아니라 가해자의 잘못이며 채용 성차별 문제와 친밀한 관계 내 폭력 등 한국의 성차별, 성폭력 현실을 그는 설명했다.

한국 참가자들은 전시부스, 워크숍, 기자회견, 글로벌여성쉼터협의회 아시아지역 미팅 등에 참가했다.

고미경 한국여성의전화 상임대표는 “홍콩의 송환법 반대 시위에서 발생한 홍콩 경찰에 의한 성폭력 진상규명을 위한 국제연대 기자회견에 참여해 연대 발언을 했다”라며 “홍콩 경찰의 폭력적인 진압 과정에서 여성들의 인권이 심각하게 유린되는 현실에 주목해 홍콩 정부에 경찰에 의해 자행된 성폭력에 대해 조사하고 국민하게 사과하고 관련자를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1987년 국내서 처음 쉼터를 마련한 한국여성의전화는 ’한국 최초의 쉼터 32년, 성과와 한계: 상호의존적인 자립을 향한 실험들‘이라는 주제로 워크숍을 열었다. 이 단체는 여성폭력이 사회적 문제로 드러나 가부장제 안에서 가정폭력 피해자 지원 체계수립 등을 지원해 왔다. 이 단체가 행사장에 마련한 부스에는 1000여명이 방문해 한국의 미투운동과 여성운동에 대한 호응을 얻었다.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