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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세대: Yes or No
청소년들이 생각하는
젠더 이슈 콘텐츠

서승민 학생. ⓒ본인 제공
서승민 학생. ⓒ본인 제공

“저는 기숙사 생활을 하며 친구들과 젠더 이슈에 대해 많은 대화를 합니다. 또 학교에서 소셜 미디어 동아리 부장을 맡고 있어 페미니즘 이슈를 전달하는 방식으로 카드뉴스를 제작했습니다. 현재는 저와 뜻이 맞는 친구들과 함께 페미니즘을 주제로 영상을 제작하고 있습니다”

지난 5월11일 용인한국외국어대학교부설고등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인 서승민 학생(19)은 여성신문 앞으로 이메일 한 통을 보냈다. 그는 여성신문의 독자들을 위해 ‘페미니즘’ 이슈를 소개하는 카드뉴스를 만들고 싶다고 했다.

“사실 처음에는 저희의 콘텐츠가 많은 사람들에게 공개되는 것이 두려웠습니다. 그러나 부족하더라도 지금 Z세대는 젠더 이슈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공유하는 것은 의미 있다고 생각됐습니다. 무엇보다 다양한 피드백을 들으며 저희의 의견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 수 있었습니다”

서승민 학생은 중학교 2학년 때까지는 페미니즘에 대해 전혀 몰랐다고 했다. 그는 “저는 중학교 2학년이 되던 해 영어 토론을 접했고 젠더 이슈와 관련된 토론 주제를 맡으며 서서히 페미니즘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토론을 준비하면서 저만의 입장을 정하고 관련 주제에 대해 공부하면서 페미니즘에 대한 지식을 쌓았습니다”라고 말했다. 

또한 페미니즘에 흥미를 붙인 것에 팟캐스트도 한 몫 했다고 말했다. 서승민 학생은 “저는 ‘Guys We F***ed’라는 유명 페미니즘 팟캐스트를 가장 좋아합니다. 그 이유는 페미니즘 이슈와 더불어 다양한 사람들의 의견을 들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제가 카드뉴스로 만든 콘텐츠 주제 중 대부분은 이 팟캐스트를 통해 알게 된 주제들입니다”라고 밝혔다.

10대인 서승민 학생은 또래들이 페미니즘 이슈를 SNS에서 접한다고 했다. 그는 “아무래도 10대들은 사회연결관계망(SNS)을 많이 하기 떄문에 이를 통해 페미니즘 이슈도 꽤 접할 것입니다. 다만 그래서인지 과격한 사상이나 날조된 사실을 여과 없이 배우게 되는 사례도 많다고 생각합니다”라고 판단했다. 

학교를 다니면서 성인지감수성이 필요하다고 느끼는 순간은 체육 수업이었다. 서승민 학생은 “대부분의 학교는 남자 축구부는 있어도 여자 축구부는 없고, 여자 피구부는 있어도 남자 피구부는 없습니다. 이에 대해 문제 의식을 갖는 사람들도 드뭅니다. 저는 애초에 스포츠 종목에 성별을 나눈 것 자체가 엄연한 성차별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신보다 어린 세대부터 문제 의식을 갖고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저는 취미가 장거리 달리기라 주말에 집 앞 중학교 운동장을 자주 갑니다. 마찬가지로 축구와 야구를 하는 아이들 중에 여성은 단 한 명도 없습니다. 저는 학교에서부터 ‘체육’에 대한 어린 학생들의 성인지감수성을 기르기 위해 교육 변화가 있어야 합니다”라고 주장했다.

서승민 학생. ⓒ본인 제공
서승민 학생. 

서승민 학생은 10대들의 젠더 이슈를 ‘교복’, ‘노브라’, ‘불법 촬영’이라고 꼽았다. 그는 “교복은 아직도 남성용과 여성용을 구별해 입어야 하는 학교들이 있습니다. 또한 여성의 교복은 블라우스가 지나치게 짧고 폭이 좁다는 논란도 있습니다. 학생들이 점점 교복의 사이즈나 디자인을 보며 이상한 점을 느끼면서 서서히 관심을 갖게 되는 것 같습니다”라고 했다. 노브라에 대해서는 10대들이 연예인에 관심이 많기 때문에 그들에게 영향을 받게 된다고 했다. 서승민 학생은 “연예인 노브라 패션 사진 기사들 보거나 그 댓글을 읽으며 이에 대한 인식을 기르고 있다”라고 했다. 불법 촬영에 대해서는 10대뿐 아니라 전 연령층에서 관심을 갖는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당장 제가 나오는 화장실에서의 불법 촬영물이 SNS인 텀블러에서 판매되고 있을 수 있다는 두려움이 큽니다. 특히 학생들을 표적으로 하는 불법 촬영이 많다는 점에서 10대들이 더욱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그는 페미니즘에 대한 한국의 인식이 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승민 학생은 “한국에서는 일명 ‘트페미’라고 하는 트위터를 즐겨 사용하는 페미니스트들이 페미니즘 이미지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저는 페미니즘이 이렇게 한 이미지와 매체에 묶이기 보다는 보다 다양한 사람들이 목소리를 내는 운동으로 인식됐으면 좋겠습니다.제가 친구들과 영상을 제작하는 것도 다양한 목소리들 중 하나라고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애로사항이 많겠지만 이 또한 페미니즘을 발전시키는 일부라고 생각합니다”라고 했다.

서승민 학생은 앞으로도 중요한 젠더 이슈들을 알기 쉽게 콘텐츠로 제작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그는 “저는 재미있으면서 유익한 페미니즘 콘텐츠를 제작하고 싶습니다. 그러기 위해 페미니즘과 콘텐츠 제작에 대해 더 공부할 것입니다. 대학에 진학해서도 젠더학 수업을 듣고 싶습니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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