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매매 포털 ‘밤의 전쟁’ 아류 40곳…입법 논의 없어
성매매 포털 ‘밤의 전쟁’ 아류 40곳…입법 논의 없어
  • 진혜민 기자
  • 승인 2019.11.08 18:45
  • 수정 2019-11-13 13: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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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차 성매매방지 정책토론회
비슷한 사이트 여전히 성업
성매매처벌법 개정 0건
‘인터넷 사이트 성매매 문제와 대응방안 모색’을 주제로 2019년 제4차 성매매 방지 정책토론회가 8일 국회입법조사처 대회의실에서 진행됐다. (왼쪽부터) 김민영 다시함께상담센터 소장·박찬걸 대구가톨릭대학교 경찰행정학과 교수·형장우 법무법인 한림 변호사·홍영선 대전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팀 경감·김유향 국회입법조사처 과학방송통신팀 팀장 ⓒ여성신문 진혜민 기자
‘인터넷 사이트 성매매 문제와 대응방안 모색’을 주제로 2019년 제4차 성매매 방지 정책토론회가 8일 국회입법조사처 대회의실에서 진행됐다. (왼쪽부터) 김민영 다시함께상담센터 소장·박찬걸 대구가톨릭대학교 경찰행정학과 교수·형장우 법무법인 한림 변호사·홍영선 대전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팀 경감·김유향 국회입법조사처 과학방송통신팀 팀장 ⓒ여성신문 진혜민 기자

회원 수 70만명에 달하는 국내 최대 규모 성매매 알선 포털 사이트 ‘밤의 전쟁’이 지난 9월 폐쇄됐다. 사이트 운영자가 경찰에 붙잡혔기 때문이다. 그러나 온라인에서는 ‘밤의 전쟁’ 아류 사이트 40여곳이 성업 중이다. 전문가들은 성매매 업소를 광고하고 후기글로 성매매를 조장하는 성매매 알선 사이트를 규제하려면 법·제도를 개선해 강력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그러나 정작 입법을 책임지는 국회에서는 무관심 속에 제대로된 논의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

신용현 의원·여성가족부·국회입법조사처는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입법조사처 대회의실에서 ‘인터넷 사이트 성매매 문제와 대응방안 모색’을 주제로 2019년 제4차 성매매 방지 정책토론회를 열었다.

김하중 국회입법조사처장은 이날 “최근 국내를 넘어 해외 성매매, 청소년 대상의 성매매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며 “성매매 행위와 성매매를 통해 이루어지는 각종 인권 침해를 근절하기 위해 성매매의 연결고리가 되고 있는 온라인상 성매매 정보의 유통을 막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행사 취지를 설명했다.

앞서 지난 5월 대전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성매매 조장 사이트인 ‘밤의 전쟁’ 관련자 36명을 성매매처벌법 위반 혐의로 검거, 구속했다. 2018년 9월 성매매문제해결을 위한 전국연대와 서울특별시 다시함께상담센터 등 여성단체들이 고발한 결과였다. ‘밤의 전쟁’은 전국 2613개 성매매 업소를 거느린 국내 최대 성매매 조장 사이트다. 현재는 폐쇄한 상태이며 회원 수는 약 70만명에 이르렀다. 현재 밤의 전쟁과 유사한 온라인 성매매업소라고 불리는 국내 온라인 성매매 조장 사이트는 40여개가 있다.

인터넷을 매개로 이뤄지는 성매매는 매년 크게 늘고 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따르면 인터넷상 성매매 정보의 유통은 2017년 1577건에서 2018년 1만1500건으로 크게 증가했다.

이날 토론회에서 박찬걸 대구가톨릭대학교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성매매 조장 사이트 법적 규제 방안’을 주제로 기조발제를 했다. 박 교수는 “‘밤의 전쟁’ 사례에서 보는 바와 같이 성매매의 형태가 다변화되고 지능화됨에 따라 IT기술 및 인터넷을 활용한 성매매에 대한 범국가적인 대책마련이 시급한 상황이지만 기존에는 주로 오프라인 성매매와 관련된 정책적 대안에 편중된 논의가 진행돼 왔다”며 “현재 성매매 조장 사이트 규제와 관련된 국내·외 연구는 걸음마 수준에 불과하다”고 진단했다.

성매매신고 관련 정책에 대한 국회의 소극적 태도에 지적도 했다. 박 교수는 “성매매신고 대상범죄의 확대를 주장하고 있는 개정안들은 모두 제18대 국회(3건) 및 제19대 국회(1건)에서 논의되다가 임기만료로 인해 자동폐기 됐다”며 “특히 제20대 국회에서는 이러한 논의를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실정은 입법부의 성매매정책에 대한 무관심과 방임의 결과”라며 “게다가 성매매처벌법은 2011년 5월 개정된 이래 지금까지 단 한 차례의 내용 개정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주제 발표에서는 김민영 다시함께상담센터 소장·홍영선 대전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팀 경감·김유향 국회입법조사처 과학방송통신팀 팀장이 맡았다.

홍영선 대전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팀 경감은 “성매매 업소에서 사용하는 예약용 휴대전화를 차단하는 것”이라며 “이 전화는 성 구매자 회원관리와 수사의 회피 또는 성매매 장소의 세부위치 안내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이 전화의 번호를 해지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성매매사이트의 도메인을 차단하는 방법이 있다”며 “차단 대상 유해사이트 중 ‘성폭력’, ‘성매매’와 관련된 정보를 담고 있는 사이트들은 ‘긴급차단조치대상’으로 선정해 ISP 등 최종 차단조치가 이뤄졌는지 별도의 전담인력을 두고 계속적인 확인·관리를 해야 한다”고 했다.

더 나아가 김유향 국회입법조사처 과학방송통신팀 팀장은 여성에 대한 인터넷 공간 자체에 변화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김 팀장은 “국내 온라인 공간에서는 여성 혐오가 만연하다”며 “여성은 인터넷에서 언어폭력과 성적 위협을 느끼는 비율이 남성보다 절대적으로 높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 배경에는 여성 데이터와 인터넷 공간의 성인지 내면화의 부족”이라고 판단하며 “여성을 차별하고 성별 고정 관념을 영속시키는 새로운 기술의 한계를 정정하기 위해서는 다양성을 규범화하는 자율규제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인터넷에서 성매매를 조장·유인하는 사이트를 ‘성매매 조장 사이트’라는 용어보다는 ‘성매매 알선 포털사이트’로 호명하자는 주장도 나왔다. 김민영 다시함께상담센터 소장은 “‘조장’은 ‘방조’보다 적극적인 의미라고 기술했으나 여전히 너무 포괄적이고 광범위해 명확한 범죄양태를 희석시킬 우려가 크다”며 “성매매구인사이트·랜덤 채팅 시스템과 성매매알선포털앱·해외원정성매매알선사이트 등의 웹 기반물을 모두 포함하는 개념적으로 설명돼야 적합하다”고 말했다. 이어 “‘밤의 전쟁’ 류는 성매매알선포털사이트로 호명하는 것이 그 범죄성과 주도성을 근접하게 설명하고 부각시키는 효과까지 있다고 본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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