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5만7557명 실태조사
신체폭력 경험 일반학생의 1.7배
성관계 요구·강간 피해도 24건

1일 서울광장에서 열린 제20회 서울퀴어퍼레이드의 ‘체육계 성폭력 폭력 근절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 부스’에서 레인보우 스포츠 타월을 판매하고 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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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초·중·고교 학생선수 가운데 2212명(3.8%)이 성폭력 피해를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초등학생 선수 4038명도 포함됐다.

국가인권위원회 스포츠인권특별조사단은 지난 7~9월 5274개 초·중·고 학생 선수 5만7557명을 전수조사한 결과 2212명(3.8%)이 “성폭력을 당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고 7일 밝혔다. 피해자 중 초등학생 선수는 438명이었고 중학생 1071명, 고등학생은 703명이었다.

성관계를 요구받거나 강간 피해를 당했다고 응답한 선수도 24명에 달했다. 중·고등 선수 중 6명이 ‘성폭행당한 적이 있다’고 답했고, 18명은 ‘성관계를 요구받은 적이 있다’고 답했다.

성폭력 피해를 당했을 때 어떻게 대처했는지 묻는 질문에 피해 선수 2212명 중 461명(20.8%)은 ‘괜찮은 척 웃거나 그냥 넘어갔다’고 답했다. “아무런 행동을 못 했다”는 답변도 442명(20%)에 달하는 등 소극적인 대처를 했다는 이들이 252명(57.5%) 였다. “‘싫다’고 분명히 말하고 ‘하지 말라’고 요구했다”는 피해 선수는 399명(18%)에 그쳤다. 성폭력 피해를 입고 주변에 도움을 요청한 선수는 74명(3.3%)에 그쳤다.

언어폭력을 당한 학생은 9035명(15.7%), 신체폭력을 경험한 학생은 8440명(14.7%)에 달했다. 트히 신체폭력을 경험한 뒤 느끼는 감정을 묻는 질문에 초등학생 선수 38.7%(898명)가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인권위는 “초등학생 시절부터 폭력을 훈련이나 실력 향상을 위해 필요악(폭력의 내면화)으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며 “폭력의 내면화는 운동집단 내 폭력 문화가 지속, 재생산되는 악순환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조사에서 응답자의 78.4%가 ‘주말이나 휴일에도 운동한다’고 답했다. ‘수업을 제대로 듣지 못하고 있다’고 응답한 비율도 22.7%로 조사됐다.

인권위는 조사 결과를 토대로 초·중·고 학생선수 인권 보장을 위한 종합적인 정책 개선안을 마련해 관련 부처 등에 재차 권고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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