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회 연천 여성의 날 기념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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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0일 경기도 연천 군민회관에서 ‘연천 여성의 날 기념행사’가 열렸다.

연천군 여성단체 협의회가 주최한 이 행사는 올해로 13회 째. 아침 10시30분부터 시작한 장기자랑에서는 연천읍, 전곡읍, 군남면, 청산면, 백학면, 미산면, 왕징면, 신서면, 장남면 등에 살고 있는 주부 21명의 숨은 재주를 마음껏 펼쳐보는 시간이었다.

점심 뒤, 2부 순서에서는 주부들로 구성된 그룹 ‘동그라미’, ‘자옥아’의 가수 ‘박상철’ 외 여러 명의 기존 가수들의 노래와 연주, 차밍댄스, 초성2리에 살고 있는 72세 이주현 할아버지의 꽹과리에 맞춘 축원문 낭송 등 다채로운 행사로 여성의 날을 맞은 연천군 지역여성 들의 흥을 마음껏 돋웠다.

3부에선 전곡읍에 사는 송영숙 씨가 ‘훌륭한 어머니상’을, 전 여성단체협의회장인 이선복씨가 ‘봉사상’을, 그리고 각 분야에 솜씨를 겨루어 뽑힌 18명의 여성들에게 ‘기예경진대회 시상’을 하는 시간이었다.

김명자 여성단체협의회장은 기념사에서 13회를 맞은 감회를 “앞으로의 21세기는 더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활동하는 진취적인 여성들이 이끌어 나가는 시대가 될 것이다. 이제 우리 지역의 여성들이 그 가능성을 모색하며 힘을 모으자”라고 힘줘 말하는 모습에서 이 기념행사의 저력이 엿보였다.

30년 동안 누운 시부모를 간호하며 자녀들을 건전한 사회의 일원으로 당당히 키워낸 훌륭한 어머니상의 송영숙 씨는 며느리로서 당연히 할 일을 했을 뿐이라며 담담한 얼굴을 보였다. 하지만 그 동안 연천군에 살고있던 대부분의 여성들은 자신의 자리보다는 자식의 자리, 부모의 자리, 아내의 자리를 지키며 살아왔다.

마음 속에는 배우지 못한 한, 먹지 못한 한을 가슴 깊이 묻어둔 채로 자신을 숨기고 모든 것을 참고 이겨내는 삶만이 진정한 삶이라고 생각하며 살아온 이런 어머니, 아내, 여성의 아픔이 있었기에 오늘의 대한민국이 있었을 것이다.

이제 세상은 바뀌어 가고 있다. 남자와 여자라는 두 개의 성이 개성과 조화를 이루며 보다 더 창의롭게, 진취적으로 나아가고 있는 것이다.

21세기의 능동적인 여성의 삶을 살고자 하는 여성들이 모여있는 곳, 통일의 시대를 준비하는 여성들이 있는 곳. 바로 경기도 연천군이 아니던가.

행사장에서의 열기는 이렇게 말하고 있었다. ‘남성들이여, 세상은 이제 우리가 접수한다. 그대들은 뒤로 한 걸음 물러나 숨을 가다듬으시라.’

동두천 구자인혜 주재기자jainhe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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