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매매 방지법 15주년] 내가 사는 아파트 아랫층에선 성매매가
[성매매 방지법 15주년] 내가 사는 아파트 아랫층에선 성매매가
  • 김서현 기자
  • 승인 2019.11.12 12:08
  • 수정 2019-11-12 12: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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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매매 방지법 시행 15주년] (하) 더 커져가는 성매매 산업
50곳 넘던 성매매집결지
14곳은 폐쇄
주택가와 온라인으로
옮겨진 성매매 무대
남성들이 3월 17일 밤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동 성매매집결지 앞을 지나가고 있다.what is the generic for bystolic   bystolic coupon 2013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남성들이 3월 17일 밤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동 성매매집결지 앞을 지나가고 있다.3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지난 4월, 울산에서 외국인 여성을 고용한 불법 성매매 업소가 적발돼 충격을 주었다. 뭇사람들이 놀란 데는 이들의 영업장이 이른바 ‘오피’나 ‘안마방’ 등 흔히 성매매 공간으로 쓰이던 공간이 아닌 시민 주거지역의 주상복합아파트와 일반 아파트에 자리했기 때문이었다. 그들이 성매매를 벌이던 아파트의 윗층과 아래층에는 평범한 일반 시민들이 어린 자녀들과 사는 공간이었다. 

도시 재생 등으로 사라져가는 성매매 집결지가 사방으로 흩어져 주택가, 스마트폰 안으로 들어왔다. 

성매매방지 및 피해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성매매방지법)은 성매매를 방지하고 성매매 피해자 및 성을 파는 행위를 한 자의 보호와 자립을 지원하기 위해 2014년 시행됐다. 제정 이후 50여곳에 달하던 성매매 집결지들은 속속들이 폐쇄 수순을 밟고 있다. 지금까지 정부의 성매매 집결지 ‘폐쇄 추진 방안’에 따라 16곳이 폐쇄됐고 14곳이 폐쇄 절차를 밟고 있다. 남은 곳은 12곳이다. 

그러나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는 성매매 집결지 대신 성매매 알선 사이트와 변종 성매매 업소들이 일상생활 속 깊숙이 침투했다. 성매매 방지법 시행 초기 나타나기 시작한 오피스텔 성매매인 ‘오피’는 성매매의 대명사가 됐다. 지난 10월 검거된 한 오피스텔 성매매 업소 운영 일당은 인천 시내에서 오피스텔 33채를 빌려 1년간 운영해 총 21억 원을 챙겨 충격을 주었다. 

길거리에서 흔히 보이는 안마시술소 중 대다수는 불법 성매매를 제공하는 업소다. 보건복지부는 안마시술소를 시각장애인만 운영할 수 있도록 허가하지만 실제로 시각장애인이 운영하거나 종업원으로 종사 중인 곳은 대한안마사협회에 따르면 전국 2500여개 업소에 불과하다. 그러나 불법업소의 수는 2만여 곳에 달하며 시각장애인 안마사를 고용하고도 성매매를 하는 여성종업원을 따로 고용한 불법업소 또한 부지기수다. 

지난 10월 더불어민주당 서영교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3년간 교육환경보호구역 내 불법 금지시설 현황’에 따르면 지난 6월 현재 학교 경계로부터 직선거리 200m 안에 위치한 안마방, 키스방, 귀청소방 등 신변종업소와 성인용품점은 2017년 102곳에서 2019년 107곳으로 증가했다. 통계에 잡히지 않는 오피스텔 성매매 업소나 주택 성매매 업소 등을 포함하면 수 배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6월 서울경찰청에 의해 폐쇄된 ‘밤의 전쟁’은 6월21일 당시 광고 중이던 업소만 2136개에 달했으며 업소를 이용한 사람들이 올린 이용 후기 건수는 21만 건에 달했다. 온라인으로 무대를 옮긴 성매매 산업이지만 단속은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지난 10월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송희경 자유한국당 의원은 방송통신심의워원회로부터 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17년부터 2019년 8월까지 온라인 성매매 알선 등으로 정보 시정요구를 받은 건수는 총 2만901건에 달했다고 밝혔다. 2017년 1천577건에서 2018년 1만1천500건으로 1년 새 7.3배나 증가했다. 문제는 온라인 성매매 정보 시정요구가 매년 크게 증가 중인데도 불구하고 방송통신위원회의 디지털 성범죄대응팀 전문요원 인력이 고작 5명에 불과하다는 사실이다. 전체 모니터링 요원 100명 중 5%로 온라인 성매매 알선이 활개 치지만 이를 따라잡기는 역부족이다. 

주요한 아동 성착취 창구이자 개인간 온라인 성매매 창구로 지목되는 채팅앱에 대한 규제도 시급하다. 그러나 몇몇 랜덤채팅들이 청소년의 이용을 막기 위한 여러 방책을 시행하는 것과 달리 이미 가입자 수가 3000만명을 넘긴 ‘카카오톡’은 새로운 온라인 성매매 집결지로 부상했음에도 아무런 대책 없이 방치돼 있다. 누구나 채팅창을 개설하고 대화에 참여할 수 있는 오픈채팅에 ‘쩜오’ 등 성매매와 관련된 속어를 검색하면 수십개의 채팅방이 뜬다. 

2016년 형사정책연구원의 연구 보고서는 성매매 전체 시장 규모를 대략 30조에서 37조원 사이로 추정한다. 이는 검거율이 4~5%로 추정될 때를 기준으로 한다. 산업 규모의 증가에는 성매매에 죄의식 없는 남성들의 낮은 성 의식과 성매매 범죄 단속에 미온적인 경찰의 태도가 있다. 여성가족부가 발간한 ‘2016년 성매매 실태조사’에서 일반 남성 1050명 중 ‘평생 동안 한번이라도 성구매 경험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그렇다’고 응답한 사람의 비율은 50.7% 절반에 달했다. 

‘6년간 전국 254개 경찰서 성매매 입건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2년부터 2017년간 성매매로 경찰에 적발된 인원은 13만8323명에 달한다. 그러나 자료를 살펴보면 2016년 성매매 입건 수는 4만1798명으로 전년도 2만3천명에서 2배로 증가했다. 이는 2016년 경찰의 특별승진 제도에서 단속 실적이 높아졌고 당해 11월 ‘생활질서확립 우수 유공 특진’이 있어 통상 성매매 단속을 전담하는 생활질서계의 의지를 고취시키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까닭이었다. 다음 해인 2017년 경찰의 특별 승진 제도가 변화해 절반으로 감소하며 검거 실적은 절반이 된다. 

이웅혁 건국대학교 경찰학과 교수는 “경찰이 성매매 범죄를 저지른 이들을 실제적으로 검거 하기 위해서는 입증이 필요하지만 녹록치 않은 것이 사실”이라며 “구체적으로 검거 작전을 펼쳐 현장을 포착하지 않는 한 어렵다. 외국에서는 기회제공형 함정수사는 수사 기법으로 널리 사용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판례상 범의를 유발한 것은 불법으로 보기 때문에 활용에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검거의 어려움은 곧 성매매를 하는 남성들의 처벌에 대한 낮은 두려움으로 이어진다. 여가부의 ‘성매매에 따른 위험 인식 조사’에서 남성(1,050명)이 가장 많이 꼽은 성매매 위험성은 ‘성병 감염(61%)’이고 다음이 ‘이혼 위험(57.5%)’으로 ‘처벌(55%)’은 3위에 머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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