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들의 비즈니스 체험 프로젝트 ‘걸파워’

‘쇠 밥그릇, 응큼, 처녀자리, 구름, 바나….’ 지난 5월 31일, 재미있는 닉네임을 가진 10대 소녀 26명이 서울여성프라자에 모였다. 재단법인 서울여성이 주최한 소녀들의 비즈니스 체험 프로젝트 ‘걸파워’ 첫 날 프로그램에 참여하기 위해서다. 걸파워는 여성들의 잠재력을 개발해 소녀들을 적극적인 경제주체로 준비시키는 새로운 경제리더십 프로젝트다. 참가자들이 직접 기업가가 되어 사업 아이템을 선정하고 모의 프리마켓에서 투자유치를 실습하는 과정 등이 이 달 29일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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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31일 열린 소녀들의 비즈니스 체험 프로젝트 ‘걸파워’ 첫 날 모습.

한달 동안 내 이름을 대신할 닉네임을 정하는 순간부터 17∼18살 된 여고생들 눈빛이 반짝반짝 빛나기 시작했다. 곧이어 진행된 나의 사업 마인드를 알아보는 ‘아이스 브레이킹’시간. “수다 떠는 걸 좋아하면 영업하는 데 유리하고, 상상을 잘하면 새 사업 구상을 잘 할 수 있죠. 성격이 소심하다구요? 때론 소심해서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가는 사람이 있어요. 뒤처리가 깔끔해서 일도 잘하죠.” 이 날 수업을 진행한 아이빛연구소 김이승현 이사의 해석은 학생들에게 그대로 ‘놀라움’이었다. 딴 생각, 수다쟁이 등으로 치부됐던 평소 내 행동이 사업가의 중요한 자질이었다니 놀라울밖에.

비즈니스 프로젝트에 참가한 아이들이라 역시 달랐다. 내 사업을 하는 게 꿈인 학생들이 많았던 것. 물론 고등학생이기에 ‘사업’은 아직 추상적인 개념이고 단순히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일’이라는 생각도 강하다. “2학년 때 문·이과 나누면서 직업을 고민했는데 사업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직 잘 모르겠지만 여러 업종의 사람들과 만날 수 있는 사업이면 좋겠어요.” 이슬비양의 생각. 옛날부터 다른 사람 밑에서 일하는 거 말고 스스로 꾸리는 일을 하고 싶었다는 석연정 양은 “63빌딩을 갖고 싶고 나중에는 세계·우주의 지배자가 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혀 부러움과 웃음을 동시에 자아냈다. 연정양의 경우 부모님이 사업을 하고 있어 영향을 받은 경우라고.

구체적인 사업 아이템을 갖고 있는 학생도 더러 발견됐다. “보석디자이너가 꿈이에요. 그것도 사람들한테 가르치고 지시할 수 있는 높은 자리에 있고 싶어요.” 이후령 양의 도전적인 구상. 꼭 캐릭터 사업을 할 거라는 한 학생도 많은 친구들의 부러움을 샀다.

사업을 하려면 ‘돈’을 아는 게 필수. ‘돈을 벌면서 살려면?’ 이 질문에 학생들은 쉽게 대답하지 못했다. 오히려 “내가 하고 싶은 일이 돈과 관계없으면 어떡하죠?”라는 걱정 어린 되물음이 이어졌다. “돈은 좋고 싫고를 떠나 중요한 것이죠. 돈을 벌려면 능력이 필요한데 사회가 필요로 하는 일과 내가 원하는 일 사이에 교집합을 찾는 게 중요해요. 즉 세상과 내가 경제적인 도움을 주고받는 관계가 돼야한다는 말이죠.” 김이승현 이사의 말에 고개를 끄덕거리는 아이들. 벌써부터 취업이 어렵다는 현실을 내 것으로 받아들인 양 진지하기만 하다.

“사업, 할 만 하겠어요?” 김이승현 이사의 질문에 “너무 어려운 거 같아요. 무서워요”하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린다. 한 달 후에도 여전히 이런 대답이 나올 지 궁금해진다.

혜원 기자nancal@wome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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