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멤버가 직접 사과하라” 팬들 요구 반영
“미투 운동 의미 훼손 등 미처 생각 못해…
부주의한 언행 죄송… 반성하고 있다

몬스타엑스.  ⓒ스타쉽엔터테인먼트
몬스타엑스. ⓒ스타쉽엔터테인먼트

 

‘미투 희화화’ 논란을 일으킨 남성 아이돌 그룹 몬스타엑스(MONSTA X) 멤버들이 직접 사과했다. 몬스타엑스 팬클럽인 ‘몬베베’가 멤버들의 공식 사과를 요구한 지 약 7시간 만이다.

몬스타엑스 멤버 민혁(본명 이민혁)과 원호(본명 이호석)는 26일 오후 10시50분께 공식 팬 카페에 글을 올려 사과의 뜻을 밝혔다.

원호는 “제가 뱉은 말이 미투 운동의 의미를 훼손시킬 수도 있다는 점과 큰 용기를 낸 피해자분들께는 2차 가해가 될 수 있다는 점을 미처 생각하지 못했고, 제 부주의한 언행으로 인해 많은 분들께 실망과 상처를 안겨드렸다”고 사과했다.

원호는 이어 “이번 일을 통해 제 부주의한 언행이 많은 분들께 상처를 드릴 수 있다는 것을 깊게 깨닫게 되었습니다”라며 “부족했던 부분을 더 많이 공부하고 올바른 가치관을 갖고 더 성숙한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노력하는 몬스타엑스 원호가 되겠다”고 밝혔다.

민혁은 “저의 경솔했던 발언과 행동들로 상처받으신 분들과 팬분들에게 사과드리고 싶다”며 “이번 일을 통해 저의 부주의한 언행이 다른 분들에게 큰 상처가 되고 불쾌감을 줄 수 있다는 점을 깨닫고 제 지난 행동들을 돌이켜보면서 많은 반성을 했다”고 썼다.

그는 이어 “이미 늦었지만 저의 실수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리고 앞으로 같은 잘못을 반복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며 “팬 여러분께 실망을 끼쳐드려 죄송하다. 앞으로 모든 면에서 성장하는 민혁이 되도록 노력하고 항상 생각하겠다”고 했다.

앞서 25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몬스타엑스 멤버들이 지난 3월 9일 서울 강남의 한 레코드점에서 진행한 팬 사인회 현장 영상이 공개되면서 ‘미투 희화화’ 논란이 일었다. 해당 영상에서 민혁이 원호의 가슴에 마이크를 가져다 대며 “(젖)꼭지씨 말씀하세요”라고 하자, 원호가 손을 들며 “미투, 미투”라고 외치고 웃는다.

영상을 본 팬들과 누리꾼들은 “미투 운동을 유머로 소비하며 본질을 훼손했다”며 비판하며 사과를 요구했다. 논란이 커지자 몬스타엑스 소속사인 스타쉽엔터테인먼트가 팬 카페 공지를 통해 사과 글을 올렸다. 그러나 팬들은 해당 글이 문제를 일으킨 당사자가 누구인지, 무엇이 문제인지 조차 구체적인 언급조차 없는 사과 글에 “진정성이 없다”며 해당 멤버가 직접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이번 논란은 ‘미투 희화화’라는 여성 혐오 논란을 팬덤 내부에서 문제 제기해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몬스타엑스 멤버들의 공식 사과는 팬덤 구성원 대다수가 여성인 ‘몬베베’의 피드백 요구로 나왔다. 먼저 멤버의 ‘미투’ 관련 발언에 문제가 있다며 트위터에 공론화 계정을 만든 사람은 팬으로 추정된다. 다수의 팬들은 이 공론화 계정을 지지하며 공식 팬 카페와 SNS에 ‘미투 발언에 대한 몬스타엑스 멤버들의 사과를 요구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소속사에 사과를 요구하는 전화를 걸고 이메일을 보내는 등 적극적으로 사과를 요구했다. 팬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아이돌 그룹이 ‘미투 희화화 아이돌’, ‘여혐돌(여성혐오 아이돌 줄임말)’ 등으로 낙인찍히는 것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미투 발언이 나온 지 7개월이나 지나 뒤늦게 공론화를 한 점에 대한 지적이 나왔다. 또 일부 팬들은 멤버들의 발언에는 문제가 없다며, 사과를 촉구하는 팬들과 온라인 상에서 충돌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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