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신기영 디자이노블 대표
한섬에서 AI디자인 옷 출시
CJ·포스텍홀딩스 투자 지원 받아

22일 신기영 디자이노블 대표가 서울 강남구 강남대로에서 여성신문과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곽성경 여성신문 사진기자
신기영 디자이노블 대표는 지난 22일 서울 강남구 한 사무실에서 "AI는 사람의 대체재가 아닌 식기세척기 같은 사람을 돕는 도구"라고 말했다. . ⓒ곽성경 여성신문 사진기자

인공지능(AI)기술이 패션에 융합되면서 생태계를 바꾸고 있다. 인터넷과 모바일 이전에는 패션 정보를 얻는 데 시간과 비용이 발생했지만 이제 밀라노, 뉴욕, 파리 등 패션 정보가 디지털 플랫폼에서 실시간으로 업데이트되면서 정보 접근이 쉬워지고 있다. 소비자의 취향이 다변화되면서 판매량 예측이 어려워 재고가 쌓이는 위험을 관리하는 데 인공지능은 최적화된 기술이다. 디자이노블 신기영(34) 대표는 지난 10월 22일 서울 강남구 한 사무실에서 AI를 패션에 접목하는 여정과 기술에 관해 이야기했다.

지난해 12월 한섬의 SJYP와 지난해 12월 국내 패션계에서 처음으로 AI 디자이너와 협업한 ‘AI 후드티’를 출시했다. 기획 의도는.

“패션 산업이 디자인과 리서치, 디자인 등 상품화 과정이 노동집약적이다. AI로 도울 수 있는 파트너나 기회를 찾고 있었던 중, 한섬에서 요니P와 스티브J 디자이너와 생각이 맞았다. 식기세척기가 나올 당시 제품군이 없었고 처음부터 그릇이 잘 닦이지 않았다. 우리도 설익은 기술이 맞지만 식기세척기처럼 디자이너 두 분이 우리 기술을 써주시고 시장에 들어갈 수 있도록 문을 열어서 가능했다.”

2017년 연구원 선배 2명과 창업해 1년 만에 CJ와 포스텍 지주회사 포스텍홀딩스 등 투자를 받았다. 디자이노블은 어떤 회사인가.

“패션에 필요한 인공지능(AI), 기계학습머신러닝 등을 연구·개발해 패션 회사에 협업 형태로 제공하고 있다. 식기세척기 사례와 같이 기존 방식과 다른 방식으로 해야 하기 때문이다.”

대표 기술인 ‘스타일 AI’가 어떻게 디자인하는지 설명을 해 달라.

“우리가 가려는 방향이다. 기성복이 개인 요구를 해 줄 수 없다. 하지만 디자인 단계에서 그런 요구를 풀려고 하고 있다. 제조 단계에서도 3D프린팅를 통해 원하는 디자인을 원하는 시점에 만들 수 있는 제조 기술이 필요하다. 사실 대표기술은 ‘스타일 AI’보다는 여러 콘텐츠를 생성하는 힘이다. 패션뿐 아니라 게임 캐릭터, 영화 배경 등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패션부터 시작했다.”

AI가 고객이 원하는 요구대로 옷을 만들 수 있나.

“궁극적으로 우리가 가려는 방향이다. 기성복이 개인 요구를 해 줄 수 없다. 하지만 디자인 단계에서 그런 요구를 풀려고 하고 있다. 제조 단계에서도 3D프린팅 등 원하는 디자인을 원하는 시점에 만들 수 있는 기술이 필요하다.”

디자이노블 창업 전 비밀닷컴 창업, IBM 근무 등 이력이 독특하다.

“12월에 결혼한다(웃음). 장인, 장모님이 결혼 승낙하는 과정에서 실체가 보이지 않고 이해하기 어려운 기술 창업이라 주위에서 걱정을 많이 했다. 취업 정보 등을 제공하는 비밀닷컴은 2013년 모바일 앱으로 창업할 수 있는 최적인 시기로 보고 창업했지만 실패했다. 그러다 IBM에 입사해 1년 다녔다. 전사 차원에서 AI전략 차원에서 실행 방안을 짜는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등 기회를 얻었다. IBM을 그만둔 것이 때로는 아쉬움도 들지만 우리나라에서 기술로 신사업을 할 수 있는 수준이 되려면 최소 임원이 돼야 하는 상황에서 스타트업은 초기부터 테스트하고 남에게 증명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창업을 준비하는 후배들에게 이것만은 명심할 한 가지.

”우리나라 사람들이 단계별로 하는 것에 익숙하다. 고등학교 졸업 후 대학 진학, 회사 간 후 창업 등 한 블록에 하나씩 한다.  요즘 대학생들은 토익, 공무원 준비나 취업 준비를 하고 있으나 그 시간에 창업하거나 여행 가는 것을 추천한다. 그 시간에 어학 공부하는 것처럼 창업해 보자. 편집이나 글쓰기, 툴 사용 등이 오히려 사회에 나갔을 때 도움이 된다. 청년창업 지원도 많다. ‘세형 동검’ 만든 우리나라 사람들이 비틀어서 개선하는 특성이 있다. 삶에서 생긴 문제를 하나씩 해결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AI가 디자이너의 일자리를 위협한다는 주장에 대한 생각은.

”AI 기술이 사람 대체재가 아닌 식기세척기, 세탁기 같은 도구다. 약인공지능, 강인공지능 등 철학적 개념으로 나누지만 사람을 대체할 정도의 AI 기술이 나오기에는 어렵다. 사람이 여전히 중요하다. 의료계에서 AI가 환자들 진단을 편하게 돕는 것처럼, AI가 패션에 접목될 경우 패션에서 뉴욕, 밀라노, 프랑스 패션쇼 등에 10명이 자료조사하기 위해 나갈 시간에 2명이 나가고 나머지가 더 중요한 일을 할 수 있다."

”데이터를 분석해 우리가 만든 제품이 납품돼 팔리고 있다. 일부 제품은 브랜드별 다르지만, 가격이 2배인데도 팔리기도 했고 브랜드에 협업을 설득하기도 한다. 데이터를 분석해 가격대에 맞는 소재와 디자인을 제안해 제품 론칭까지가 올해 목표다. '저 가격에 팔지 않겠다'는 MD 분들의 생각을 AI가 데이터로 분석한 제품이 팔려 인식이 바뀌는 중이다.“

마지막으로 독자들에게 강조할 한 마디.

”여성분들 능력있다. 잘할 기회들이 많다고 생각하고 그분들과 일하고 싶다는 생각이다. 여성 직원이 3분 계신다. 스타트업은 시간제 일자리를 할 수 있는 인력 운영이 유연한 편이다. 출근 10시 이후 일할 수 있는 아이 있는 여성분들, 우리 일을 해줄 수 있다면 서로 좋은 힘이 생길 것 같다. 소비보다 생산 쪽에서 힘을 모은다면 우리가 새로운 기회를 만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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