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조롱’로 공분을 일으킨 일본 패션 브랜드 유니클로가 TV광고 송출을 중단했다고 밝혔으나 넉 달째 지속된 유니클로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이 심화될 것으로 보여 파장이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뉴시스

일본군‘위안부’ 모독 의혹으로 공분을 일으킨 일본 패션 브랜드 유니클로가 TV광고 송출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올 하반기와 내년 신제품 출시로 마케팅을 강화하려는 계획을 세운 유니클로코리아로서 다시 한번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유니클로는 지난 18일 논란됐던 광고의 송출 중단을 결정해 전날 저녁부터 디지털 등 대부분 플랫폼에서 송출하지 않고 있다고 20일 밝혔다. 현재 유니클로 공식 유튜브 계정에서는 광고를 찾아볼 수 없다.

그동안 홍보대행사를 통해 언론 대응을 해 왔으나 이번 논란에 대해 엄중하게 받아들이기 위해 PR담당팀을 꾸린 것으로 알려졌다. 본사가 직접 나서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취지로 읽힌다. 유니클로코리아는 지난 14일 2020년 신입사원 채용 접수 일정과 채용설명회 소식을 전했다. 15일 ‘2019 F/W 캐시미어 컬렉션’을 출시했으며 18일 영국 하이엔드 패션 브랜드 JW앤더슨과 협업물인 ‘2019 F/W 유니클로 and JW 앤더슨 콜라보레이션’을 선보인 바 있다. 본사가 홍보뿐만 아니라 마케팅, 채용 설명회까지 열면서 오히려 한국인들의 마음을 돌리고 불매운동으로 인한 국내 매출 감소와 불확실성으로 입은 타격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유니클로의 노력과 달리 위안부 모독 논란 광고에 대한 파장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대학생이 만든 패러디한 광고가 유튜브에 등장했다. 주인공은 일제강점기 때 근로정신대로 끌려간 적 있는 피해 당사자 양금덕(90) 할머니가 등장한다. 그는 영상에서 전남대 사학과 4학년 윤동현씨가 “제 나이 때 얼마나 힘드셨어요”라고 묻자 “그 끔찍한 고통은 영원히 잊을 수 없다”라고 답한다.

소비자들은 사과 없이 의도하지 않았다고 주장한 유니클로의 해명을 받아들이지 않는 분위기다. 유니클로 불매운동에 회의적이었다는 안모(29)씨는 “불매운동에 참여하고 말하는 것은 자유라고 생각했지만 이 광고를 본 뒤 나도 불매운동에 동참하기로 했다”라고 말했다. 30대 직장인 A씨도 “유니클로 불매 운동이 벌어지는 중, 유니클로가 아무 생각 없이 광고를 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라며 “불매운동을 이어갈 것”이라고 했다.

위안부 연구 전문가로 알려진 호사카 유지 세종대 교수는 21일 한 언론과 가진 인터뷰에서 “한국말로 번역된 80년 전이라는 한글 자막과 98세라는 나이와 13세라는 나이 모든 것이 논란의 여지가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일본 제철을 상대로 제기한 징용피해 배상 청구 소송에서 지난해 승소 확정판결을 받은 이춘식 할아버지가 98였고, 80년도 더 된 일을 기억하냐‘는 번역은 한국어 자막에만 들어갔다”라며 “광고에서 흑인으로 13살 소녀가 나오지만 13살이라는 나이가 현재까지 확인된 가장 어린 위안부 피해자의 나이라고 할 수 있다”라고 했다. 굳이 98세가 아니더라도 90세 할머니나 3,4명 여러 나이별로 내세울 수 있는데 굳이 왜 상징적으로 보이는 이러한 나이의 두 사람을 등장시켜놓고 잊어버렸다고 하고 80년 전이라는 그러한 내용을 붙이는 문구를 한국 광고에만 내보냈다는 것은 결국 상처를 줄 수 있는 광고가 되었다는 것이 그의 말이다.

아울러 “’잊어버렸다‘는 말은 그러한 고통을 사실상 잊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는 광고로 볼 수밖에 없으며 80년 전을 계산해보면 국민 징용형이 내려졌던 바로 그 시기로 맞아떨어진다고 밝혀 유니클로가 광고를 내렸다고 다 끝난 것이 아닌 사과를 정확하게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유니클로 측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해당 광고는 후리스 25주년을 기념하는 글로벌 시리즈 광고로 어떠한 정치적, 종교적 사안, 신념 및 단체와 연관관계도 없다라고 밝힌 바 있다. 유니클로는 ’80년‘이라는 표현도 둘의 나이 차를 고려한 자막일 뿐 역사적인 배경을 고려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다만 회사 관계자는 “피해자에 대한 감수성이 부족했다는 지적을 달게 받아들이며 상처 받으신 분께 송구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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