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클로 "전혀 아냐" 해명

일본 불매운동을 일으킨 일본 패션브랜드 유니클로가 최근 위안부를 조롱하는 TV광고로 논란에 휩싸였다.ⓒ유니클로 광고 캡처

일본 패션브랜드 유니클로가 일본군'위안부' 피해자를 조롱하는 듯한 내용의 TV 광고로 논란을 일으켰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유니클로는 지난 15일부터 새로운 TV광고인 ‘유니클로 후리스: LOVE&FLEECE편’을 국내 TV에서 방영하기 시작했다. 해당 광고는 15초 분량으로 13세의 패션 디자이너 소녀와 98세 패션 컬렉터 할머니가 나눈 대화 형식이다.

영상 속 소녀가 “스타일이 완전 좋은데요. 제 나이 때 어떻게 입으셨나요?”라고 묻자 할머니는 “80년 더 된 일을 기억하냐”라고 대답한다. 이 부분이 위안부 할머니를 조롱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문제는 ‘80년도 더 된 일을 어떻게 기억하냐’는 표현이다. 이 말은 일본 극우 단체들이 '위안부' 피해자들의 피해 증언을 무력화할 때 쓰는 반론이다. 80년 전은 1939년으로 일제가 ‘국민 징용령’을 제정해 조선인 노동자를 중요 산업으로 강제 연행하고 많은 조선인 여성들이 위안부로 끌려가 고초를 겪은 시기를 연상시킨다. 그해부터 1945년 광복 직전까지 강제징용에 동원된 인구만 700만명에 달한다.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첫 타깃인 유니클로부터 촉발된 배경에는 우리 대법원의 강제징용 판결과 관련이 있다. 국내 대법원이 강제징용 피해자 손해배상 소송에서 지난해 10월 배상 판결을 내린 후 올해 상반기 일본 정부는 반도체 핵심 소재 3개 품목의 수출 규제를 내렸다. 이에 따라 우리 국민들은 일본 제품 불매 운동을 벌이며 현재까지 맞서고 있다.

아픈 과거사를 광고 속 대화에 표현해 국내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서 불매운동을 더욱 강력하게 해야 한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한 누리꾼은 해당 광고를 캡처한 사진 여러 장을 게재하며 “나는 유니클로가 아무 생각없이 이 광고를 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개인적으로 일본과 한국 사이 위안부 할머니 문제를 조롱한 것 같다”라고 말했다.

대한민국 역사 바로잡기 운동을 펼치고 있는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도 해당 논란과 관련해 “해당 광고를 상세히 봤는데 (위안부 내용을) 한글 자막에만 ‘80년’이라는 자막을 특정한 것에는 100% 의도한 것이 맞다”라며 “유니클로가 완전히 돌아올 수 없는 선을 넘었다. 진정한 퇴출 운동을 펼쳐 나가야 한다”라고 분노했다.

이에 대해 유니클로는 18일 입장문을 내고 “이번 광고는 후리스 25주년을 기념해 ‘전세계 모든 이들의 삶을 위한 후리스’라는 콘셉트로 제작된 글로벌 시리즈 광고 중 하나로 세대와 나이를 넘어 모두가 즐길 수 있는 후리스의 특성을 표현하고자 현역에서 활동 중인 98세 실제 패션 콜렉터와 13세의 패션 다지이너를 모델로 기용했다”라고 밝혔다.

이들의 실제 나이 차이가 80살이 넘는 만큼 두 사람 모두 후리스를 즐길 수 있다는 점을 광고를 보는 분들이 즉각적으로 이해하기 쉽도록 글로벌 광고와 별도로 한국에서 추가적으로 두 사람의 나이 차이에 대해 (80년) 자막 처리했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유니클로 관계자는 “유니클로는 전세계 24개 국가 및 지역에 진출한 다국적 기업으로 인종, 성별, 직업에 차별없이 모두를 위한 옷을 목표로 기업 방침상 유니클로는 전세계 어디에서나 어떠한 정치적·종교적 사안, 신념 및 단체와 어떤 연관도 없다”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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