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25년만에 첫 성평등지수 조사

발제하는 민주노총 김수경 여성국장 ⓒ뉴시스.여성신문
발제하는 민주노총 김수경 여성국장 ⓒ뉴시스.여성신문

전국민주노동총연맹(민주노총) 여성 조합원 비율이 30%에 달하지만 가맹조직 노동조합 대표는 88%가 남성인 것으로 드러났다. 심지어 교섭위원 중 여성이 1명도 없는 곳이 38%, 대의원 중 여성이 1명도 없는 곳은 33.3%였다. 

민주노총이 25주년을 맞아 15일 오후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토론회 ‘민주노총 25년, 여성대표성의 현황과 과제’를 열었다. 이번 토론회에서 민주노총은 여성위원회 주최로 25년 만에 처음으로 성평등지수 결과를 발표했다. 성평등지수 조사는 설문조사 방식을 택해 민주노총 가맹조직 중 설문조사에 응답한 252개 조직을 대상으로 지난 6월부터 8월말까지 진행했다. 

김수경 민주노총 여성국장은 “정말 충격적인 것은 여성 화장실의 설치 여부”라며 “국제노총 성평등 감사 지수에는 여성 화장실 설치 여부가 포함됐기에 포함해 조사했는데 결과적으로ㅓ 55.1%의 가맹조직 현장에 여성 화장실이 설치되어 있지 않았다”라고 밝혔다. 

실제로 최근 기아자동차 여성 비정규직이 배제된 사유는 ‘조립라인에 여성 화장실이 없어서’였다. 여성화장실이 남성의 영역에 여성을 배제하는 핑계로 작용한 것이라는 의심이 제기됐다. 

구미영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노동조합과 사용자에게 사업장 내 성평등 실현을 위한 사항을 교섭의무사항으로 명시하고 이와 관련해 사용자가 정보 제공할 의무를 보장하는 노조법 개정을 제안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엄혜진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는 “보고서 내용을 요약하자면 여성대표성이 여전히 낮고, 성차별적 노조의 관행이 지속되고 있고, 여성리더십을 고양할 수 있는 노력과 의지는 별로 없는데 이런 평가는 10년 전에도 동일하게 있었다”며 10년 전과 상황이 별반 달라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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