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박지은 펄스나인 대표
지난달 26일 시작한 AI화가와 인간화가가 협업한 독도 그림 경매, 3일 만에 2000만원 이상 펀딩 달성
AI화가로 참여한 '이메진AI' 자체 개발한 IT여성 벤처 주목

박지은 펄스나인 대표. ⓒ펄스나인
국내 IT산업에서 인공지능이 화두다. 인공지능은 사고나 학습 등 인간이 가진 지적 능력을 컴퓨터를 통해 구현하는 기술로 이미 다양한 모습의 상품으로 출시되고 있다. 국내 IT산업계에서도 주도권 경쟁이 치열하다. <여성신문>은 인공지능 기술로 IT산업계의 문을 두드리는 주역들을 차례로 만나 인공지능을 보는 혜안과 우리가 준비할 사항, 비즈니스 인사이트를 담아볼 예정이다.

최근 미술 재테크 바람이 불면서 AI아트가 미술 애호가들 사이에서 새로운 재테크 수단으로 관심을 끄는 추세다. 미국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조사기관 아트마켓리서치(AMR)가 발표하는 미술품 가격 지수인 ‘아트100지수’가 지난해 1월부터 11월 말까지 10.6% 상승했다. 미술품의 통상 수익은 연12% 정도로 시중 은행의 평균 2.2% 금리보다 약 6배가 높다. 인공지능(AI) 아트 분야 역시 투자 가치가 오르는 중이다. 지난 2018년 10월 인공지능 AI화가 ‘오비우스’가 그린 ‘에드몽 드 벨라미’ 작품이 미국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43만2000달러(약4억9300만원)에 낙찰돼 세상을 놀라게 했다. 국내에서 지난달 26일부터 온라인 아트 펀딩 플랫폼 아트투게더가 개최한 ‘AI화가와 인간의 만남’ 간담회에서 세계 최초로 AI와 인간화가가 그린 독도 그림 경매가 진행돼 3일 만에 2000만원 이상에 이르는 펀딩금액을 달성했다. AI화가인 ‘이메진AI’를 자체 개발한 박지은(36) 펄스나인 대표는 지난 10월 14일 <여성신문>과 인터뷰에서 이렇게 강조했다. “AI라는 새로운 개체 등장이 상상력, 창의력을 돕는 매개체가 되어 인간과 상생할 수 있다.”

 

 AI화가와 인간 화가가 독도를 주제로 협업한 그림이 화제인데 기획 의도는.

“우리는 그래픽 처리 전문 AI기업으로 AI일러스트를 만든 회사다. AI가 편하고 좋은 기술이지만 사람들이 생소하다는 이유로 선뜻 구매를 안 하고 있었다. 시장 논리가 단돈 100원이라도 싸면 구매하는 것과 역학 관계가 달랐기 때문이다. 그러다 대학에서 배운 ‘케즘’이론이 생각났다. 케즘은 첨단 기술 제품이나 혁신 제품의 상품개발 단계에서 소수의 혁신적 성향을 가진 소비자들이 지배하는 초기 시장에서 실용주의자들이 지배하는 시장으로 이행하는 단계에 일시적으로 수요가 정체하는 현상이다. 대중적으로 인정받기 위해 크라우드 펀딩을 기획했다.”

독도 그림에서 두민 작가가 수면 위는 서양화 기법을 그렸고 그 아래는 AI가 동양화 기법으로 표현했다. 그런데 수익을 어떻게 창출하는지 궁금하다.

“10월 말 서울에서 AI아트갤러리를 론칭할 계획이다. AI아트 장르로 활동하는 작가들 지원, 작품들을 해외 아트 페어에서 판매하려고 한다. 독도 작품 명칭은 ‘Commune with...’로 수익을 염두했다. 이번 그림은 5000만원 가치로 산정했고 지분 투자 형태로 클라우드 펀딩을 진행했다. 나머지 투자되지 않는 지분은 우리 소유다. 이 작품을 해외 선보이는 방식으로 차익을 실현할 계획이다.”

AI화가 등장이 인간 영역으로 알려진 예술가들의 일자리를 위협할 수 있다는 의견에 대한 생각은.

“창의력은 기존 고정관념을 깨서 한 차원 높은 수준으로 가는 아이디어로 그 아이디어가 사람이나 기계에서 나올 수 있다. 2017년 이세돌과 알파고의 대국에서 이세돌이 알파고에 비록 졌으나 바둑의 전략이 한 단계 발전한 계기가 된 사례가 있다. 창의력이 인간만이 가진 독점이라는 생각은 전체 우주관에 비춰보면 오만할 수 있다. 인간 외 동물, 외계인 등 다양한 종들이 각자 창의를 가지고 있다. AI라는 새로운 개체 등장이 인간과 AI간 소통 계기로 작용해 서로 상생할 수 있다. 진화론적 측면에서도 인간은 외부의 도전을 이겨낸 후 진화된 것처럼 AI가 특이점으로 작용할 것이다.”

2017년 펄스나인을 창업해 3년차다. 창업 동기는.

“운명적으로 이끌렸다. 네이버 해피빈 재단에서 기부 플랫폼 서비스를 운영했다. 기부가 고차원적인 일이었고 실무자로서 판매를 고민할 당시 빅데이터과가 유망해 보였다. 빅데이터를 전공해 MBA에 들어간 후 빅데이터, AI에 더욱 매료됐다. 매료된 수준이 이 산업에서 일하겠다고 결심했다. 네이버 안에서 전직하거나 타 사 신입으로 들어가는 것도 여의치 않았다. ‘모두의 연구소’ 소속으로 연구하다가 우연히 정부에서 R&D지원을 받아 법인을 설립했다.”

이메진AI를 어떻게 자체 개발했나.

“오픈소스를 활용해 자체 AI로 고도화했다. 2년 사업하면서 손실을 얻기도 했으나 이제부터 소기 성과를 거두고 있다.(웃음)”

여성 기술 창업에서 어려운 점은.

"여성 팀원이 많이 모이는 경향이 있다. 현재 여성6, 남성3 비율이다. 아직 사업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힘든 점에 대해 단언하기 조심스럽다. 다만 여성 창업자들이 여성으로서 불리한 점을 찾기보다 여성으로서 강점이 무엇인지를 보는 것이 중요하다. 여성, 남성이기 전에 각자 힘듦이 있다. 여성으로서 강점을 살린다면 힘듦도 이겨낼 포인트가 있을 것이다."

비즈니스모델이 궁금하다.

“AI초상화 이벤트가 있다. 페스티벌, 컨퍼런스, 세미나 등에서 AI를 체험하며 현장에 기념을 남기는 상품이다. 길거리 화가들이 AI로 구현된 것이다. AI교육도 진행 중이다. 향후 미술품 굿즈 사업을 확대할 예정이다.”

국내에서 지난달 26일 온라인 아트 펀딩 플랫폼 아트투게더가 개최한 ‘AI화가와 인간의 만남’ 간담회에서 세계 최초로 AI와 인간화가가 그린 독도 작품 경매가 진행돼 3일 만에 2000만원이 넘는 펀딩금액을 달성했다. AI화가인 '이메진AI'가 참여해 독도 수면 아래를 동양화 기법으로 그렸다.ⓒ펄스나인

요즘 박 대표의 관심사는.

“10월 31일 오픈하는 AI아트 갤러리 론칭이다. AI아트라는 장르로 전시, 미술품 판매, 작가분들을 육성할 계획이다. 여기에 플랫폼 사업을 진행하려고 한다. 특이점은 AI가 가상 소프트웨어로 가상 에셋이라고 생각하지만 AI아트갤러리를 합쳐지면 부동산을 가진 것과 같다. 사람들이 공간 사업과 가상 기술을 합쳐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고 안정적으로 공간을 확보할 수 있는 실험적 비즈니스 모델이다. AI본질 자체는 소프트웨어다. ”

AI시대 여성이 일자리나 창업 등에서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가.

“기술적인 것을 알아야 AI산업에 들어올 수 있다. AI교육, 빅데이터, 프로그래밍 교육 등에 두려움을 갖지 말고 적극 도전해야 한다. 나만의 성취, 크게 성장하고 싶은 여성은 고부가가치 산업인 AI에 들어와야 한다. 시간당 단가를 높일 수 있을 것이다. 남성들이 AI분야에 많기 때문에 여성이 희소 가치가 있고 들어오면 밸런스를 맞출 수 있고 기회가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독자들에게 강조할 한마디는.

“여성이 가진 장점이 많다. 불리한 점과 과거에 얽매이지 말고 여성의 강점을 가지고 미래로 가시기 바란다. 사람이 자신을 보호하고 방어하려면 움츠려들기 마련이다. 성장하기 위해 자신이 가진 것은 가지고 당당히 앞으로 나가면 기회가 찾아 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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