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가 남성이었다면 성희롱 발언 했을까”
“기자가 남성이었다면 성희롱 발언 했을까”
  • 진혜민 기자
  • 승인 2019.10.16 11:36
  • 수정 2019-10-16 20:02
  • 댓글 2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알릴레오’ 남성 기자 발언 논란
“검사가 KBS 기자 좋아해 술술 흘렸다”
KBS 기자협회 “명백한 성희롱”
지난 15일 라이브로 진행된 알릴레오 방송. 왼쪽부터 개그맨 황현희 씨, 장용진 아주경제 기자,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유튜브 캡처
지난 15일 라이브로 진행된 알릴레오 방송. 왼쪽부터 개그맨 황현희 씨, 장용진 아주경제 기자,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유튜브 캡처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 유시민 이사장이 진행하는 유튜브 방송 ‘알릴레오’에 출연한 한 남성 패널이 “검사들이 KBS의 A기자를 좋아해 (조국 수사 내용을) 술술술 흘렸다. 검사들에게 또 다른 마음이 있었을는지는 모르겠다”고 말해 성희롱 논란에 휩싸였다. 알릴레오 제작진은 성희롱적 발언에 대해 공식 사과했으나 비판은 이어지고 있다.

지난 15일 오후 6시 생방송으로 진행된 해당 방송에 패널로 출연한 장용진 아주경제 기자는 “(KBS) A 기자를 좋아하는 검사들이 많아서, 술술술 흘렸다. 검사들에게 또 다른 마음이 있었을는지는 모르겠다”며 “A 기자가 국정농단 때부터 치밀하게 파고들며 검찰과의 관계가 아주 넓어졌다. A 기자를 좋아하는 검사들이 많아 많이들 흘렸다”고 말했다.

A기자는 KBS 법조팀 소속 여성 기자로 실제 방송에서 장 기자는 A 기자의 실명을 언급했다. ‘알릴레오’에 보조 진행자로 출연한 개그맨 황현희씨가 장 기자에게 “좋아한다는 것은 그냥 좋아한다는 것이냐”고 묻자, 그는 “검사가 다른 마음이 있었는지는 모르겠고, 많이 친밀한 관계가 있었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유 이사장은 방송이 끝날 무렵 뒤늦게 장 기자의 발언에 대해 수습했다. 유 이사장은 “약간 오해의 소지가 있을 것 같다. KBS 법조팀에서 여기자에 대해 검사들이 좋아한다는 이야기가 넘어갔을 때 ‘성희롱 발언’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장 기자는 “사석에서 많이 하는 이야기라서...”라면서 “죄송합니다. 제가 의도하진 않았지만 불편함을 드렸다면 사과드리겠다”고 했다. 황씨 역시 “제가 괜한 질문을 드렸다”고 말했다.

논란이 커지자 알릴레오 제작진은 이날 밤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식 사과했다.

제작진은 “검찰과 언론과의 관계를 설명하던 중 출연자들의 적절치 않은 발언 일부가 그대로 생중계됐다”면서 “출연자 모두는 발언이 잘못됐음을 인지하고, 방송 중 깊은 사과 말씀을 드렸다”고 밝혔다. 이어 “먼저 이 이야기를 전해 듣고 당혹감을 느꼈을 당사자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덧붙였다.

KBS기자협회는 16일 성명을 내고 장 기자의 발언에 대해 “명백한 성희롱”이라며 “이런 발언이 구독자 99만명의 채널을 통해 라이브로 여과 없이 방영됐다”고 비판했다. 이어 “발언 당사자는 이 발언이 취재 현장에 있는 여자 기자들에게 어떤 상처가 되는지 고민해보라”며 “그리고 카메라가 꺼진 일상에서는 얼마나 많은 여성 혐오가 스며있는지 반성하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또한 협회는 “유 이사장은 본인 이름을 건 방송의 진행자로서 책임 있는 자세를 보이라”며 “‘어용 지식인’을 자처했다지만 이제 마지막으로 ‘지식인’으로서 유 이사장의 상식과 양심이 남아있는지 지켜보겠다”고 강조했다. 

장 기자의 발언은 성차별적 인식을 여과없이 드러냈다. 남성 기자가 특종을 잡아오면 언급조차 되지 않았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정슬아 한국여성민우회 미디어운동본부 사무국장은 “만약 A기자가 남성이었더라면 기자로서 취재를 잘하고 인맥 관리를 잘한 것이기 때문에 이런 식의 언급 자체가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 사무국장은 “장 기자는 ‘사석에서 많이 하는 이야기‘라고 밝혔는데 그들이 여성을 바라보는 시선에 대해 스스로 밝힌 격”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들끼리만 공유됐던 일상 속 발언들이 이렇게 공식적인 공간에서 발화되는 것에 대해서도 문제적으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황진미 문화평론가는 여성의 사회적 성취를 제약하고 깎아내리는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황 평론가는 “전문 직업의 세계에서 남성이 어떤 능력을 발휘했을 때는 사회적 능력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여성의 경우는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다”며 “방송에서 ‘흘린다‘라고 표현했는데 이는 자신들의 연애적 상상 안에 여성을 두고자 하는 의도가 보인다”고 주장했다. 또한 “여성이 여성이라는 것을 직업적으로 이용한다고 환원시켜 사고하는 것”이라며 “여성의 사회적 성취를 제약하는 것이며 노력해서 이루어낸 것을 깎아내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기사가 마음에 드셨나요?

여성신문은 1988년 창간 이후 여성 인권 신장과 성평등 실현을 위해 노력해 온 국내 최초, 세계 유일의 여성 이슈 주간 정론지 입니다.
여성신문은 여성들의 더 나은 삶을 위해 여성인 '안전, 사회적 지위, 현명한 소비, 건강한 가족'의 영역에서 희망 콘텐츠를 발굴, 전파하고 있습니다.
저희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좋은 기사 후원하기를 해주세요.
여러분의 후원은 여성신문이 앞으로도 이 땅의 여성을 위해 활동 할 수 있도록 합니다.

여성신문 좋은 기사 후원하기


※ 소중한 후원금은 더 좋은 기사를 만드는데 쓰겠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2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김남희 2019-10-16 16:37:20
저 기자 특종 한 거 아니에요 저 사람보다 비교도 안되게 잘하는 사람들 여성들 두고 저 사람이 대단한 성취했는데 재뿌렸다는 식의 뉘앙스는 별로네요
실은 취조나 다를바없이 했던 보도 윤리 없던 사람

김남희 2019-10-16 13:13:52
그래요 잘못하면 홈페이지 메인에 걸 수 있죠
그런 의미에서 정경심이랑 조민이라는 여성이 어떤 인권침해적 대우 받는지 여성신문이 다뤄줬음 합니다 검색해보니 단 한 건도 없어서요

  •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 50 (3가 222번지) 골든브릿지빌딩 1층, 9층
  • 대표전화 : 02-318-9300
  • 청소년보호책임자 : 신준철
  • 제호 : (주)여성신문사
  • 사업자등록번호 : 214-81-03304
  • 대표이사 : 김효선
  • 발행·편집인 : 김효선
  • 여성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19 여성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admin@wome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