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타깃층 어린이로 바꾸는 추세
공룡전시관, 어린이집, 학부모 클럽 등 부모 지갑 열어

 롯데몰 김포공항점에서 지난 6월 말부터 열리고 있는 '쥬라기 월드 특별전'이 지난 8월 기준 방문객 10만명을 끌어모으며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체험형 매장으로 집객 선봉장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뉴시스

#1. 한밤중 배가 고픈 한 소비자. 밤에 빵 하나 사러 편의점 가기 귀찮다. 그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이동형 무인마트를 부른다. GPS와 각종 카메라 센서, 인공지능이 탑재된 마트가 집 앞으로 왔다. 그는 매장 안으로 들어가 진열된 제품을 고른다. 앱을 통해 주문한다. 결제는 ‘아마존고’와 ‘허마쏀셩’의 중간 형태다. 물건을 핸드폰으로 스캔한다. 물건이 장바구니로 들어온 뒤 그가 매장을 떠나는 순간 등록해 둔 계좌에서 돈이 빠져나간다. 지붕에 장착된 4개의 드론이 직접 제품을 배송한다. 아파트 12층에 살고 있다면 드론이 거기까지 제품을 실어준다. 무인 점포지만 필요 시 폰을 벽에 대면 홀로그램 점원이 나타난다. 영화 속 장면이 아니다. 스웨덴 기업 휠리스와 스웨덴 리테일 컨설팅업체 히말라피, 중국 허페이대가 공동으로 개발한 무인 자율주행 편의점 ‘모비마트’ 이야기다. 현재 중국 상하이에서 시험 운영 중이다.


전통적인 유통업계 업체들이 장기 불황과 온라인·모바일 쇼핑 시장에 밀리면서 다양한 생존 전략을 내세워 소비자들의 발걸음을 붙잡고 있다. 온라인 쇼핑 확대와 1인 가구 증가로 유통업계에서 백화점과 대형마트의 비중이 줄고 있는 유통시장의 지각변동 매출 확대를 위해 핵심 타깃층인 주부에서 어린이로 바꾸는 추세다. 유통 공룡들은 쇼핑몰 내 어린이집 설치, 백화점 내 학원 운영 등 체험형 매장을 늘리는 등 생존 경쟁이 뜨겁다.

10월 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 김포공항점은 지난 6월부터 진행한 ‘쥬라기 월드 특별전’을 열고 지난달까지 누적 방문객 수가 10만명을 훌쩍 넘겨 전년 동기 대비 방문객 수가 13%, 매출이 16% 올라간 것으로 나타났다. ‘쥬라기 월드 특별전’은 600평 규모로 영화‘쥬라기 월드’ 제작팀과 공동 제작한 초대형 전시장으로 미국, 호주, 프랑스, 스페인에 이은 5번째 전시다. 어린이를 겨냥한 체험형 콘텐츠로 오프라인 매장을 활성화하겠다는 전략이 효과를 본 사례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온라인 시장이 커짐에 따라 체험형 매장을 늘려 쇼핑 외에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선보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롯데프리미엄 기흥점도 실내 서핑을 즐길 수 있는 체험존을, 건대점은 ‘VR게임존’이 운영되고 있다. 자체 온라인몰 전략에선 이커머스 사업을 7~8개 사업을 통합, 내년 초 고객이 한 곳에서 쇼핑할 수 있는 온라인몰을 오픈할 계획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신세계도 ‘어린이 손님’ 모시는 매장으로 온라인 공세에 맞서고 있다. 신세계는 지난달 복합쇼핑몰인 부천 스타필드에서 국내 최초로 국공립 어린이집을 설치했다. 스타필드의 어린이집은 쇼핑몰 1층 전체가 전부 어린이집으로 옥상에 어린이와 반려동물을 위한 정원이, 중앙에는 어린이 전용 도서관을 만들었다. 어린이가 등하교시 자연스럽게 쇼핑몰을 방문하는 전략으로 접근성을 높였다. 회사 측은 부천시와 논의해 구체적으로 어린이집을 만들었으며 쇼핑몰이 지역사회의 중심으로 자리잡을 수 있다고 기대했다.

주변 학원가를 활용한 백화점도 생겼다. 대치동 학원가 인근에 위치한 롯데백화점 강남점은 지난 7월부터 ‘학부모 클럽’을 운영하고 있다. 학부모 클럽은 초중고등학생 자녀를 둔 학부형은 누구나 가입할 수 있으며 구매실적이 30만원 이상 6개월간 유지해야 가입할 수 있음에도 출시 1개월 만에 200명을 넘어섰다. 학원이 끝나는 시간에 대치동 인근에서 오후 10시까지 무료 주차장을 제공, 대치동 인근 학원 수강료 할인, 진학 지도 등 서비스를 제공해 학부모들 사이에서 이점으로 작용했다는 것이 회사 측 분석이다. 특히 자녀를 기다리는 부모들이 겪는 주차난을 해소한 전략이 적중했다.

대형 유통 업체들이 쇼핑의 패러다임을 바꾸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백화점과 대형마트의 경우 소비자들에게 오프라인 매장에서 차별화된 기회를 제공한다면 오히려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 있다"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