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정창수 서울시체육회 사무처장
전국체육대회 4일 개막
성희롱·성폭력 종합예방센터 설치
서울시 선수 유니폼에
'성평등 서약 엠블럼'
“용기 있는 선수들 덕분에
‘성평등’ 공론의 장 나와”

정창수 서울특별시체육회 사무처장. ⓒ곽성경 여성신문 사진기자
정창수 서울시체육회 사무처장은 지난해 결혼했다. 집에서 성평등을 실천하는 것이 있냐고 물었더니 "가정에서도 평등이 일상화 돼 있다. 아내도 외부 활동을 하기 때문에 가사는 당연히 서로 부담한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곽성경 여성신문 사진기자

올해로 100회를 맞는 전국체육대회(4~10일)와 39회 전국장애인체육대회(15~19일)에는 두 가지의 ‘최초’가 있다. 서울시 선수단복에 ‘성평등 서약 엠블럼’이 붙는다. 두 사람의 형체가 한데 어울려 있다. 심볼 가운데에는 동등하다는 ‘=’가 그려져 있다. 또 하나의 최초는 전국체전 최초로 성희롱·성폭력 종합예방센터를 설치해 운영하다는 점이다. 올해 초 스포츠계에서 터져 나온 ‘스포츠 미투’ 바람이 닿아 만들어낸 새로운 결과다.

정창수 서울시체육회 사무처장은 1일 “서울시체육회 내 스포츠성평등위원회에서 전문가들이 성평등 문화정착 및 의식 개선을 위한 활동으로 아이디어를 냈다”며 “국민생활체육대축전이나 서울시 대표 청소년들이 파견되는 대회에서도 엠블럼이 부착된 유니폼을 입자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 선수단복에 붙은 ‘성평등 서약 엠블럼’ ⓒ서울시체육회
서울시 선수단복에 붙은 ‘성평등 서약 엠블럼’ ⓒ서울시체육회

스포츠성평등위원회는 체육 정책에 성평등 가치를 담기 위해 지난해 출범한 단체다. 심리상담센터와 양해각서(MOU) 등을 체결하고 성폭력 예방 교육, 성희롱 대응 매뉴얼 제작 등을 논의했다.

보통 전국체전 유니폼에는 각 시(市)를 뜻하는 마크나 심볼, 브랜드 등만 들어간다. 하지만 올해 서울시 유니폼에는 오른팔 가운데 ‘성평등 서약 엠블럼’이 가장 눈에 띄게 된다.

1일 정창수 서울특별시체육회 사무처장이 서울 서대문구 여성신문 본사에서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곽성경 여성신문 사진기자
정창수 서울특별시체육회 사무처장이 1일 여성신문과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곽성경 여성신문 사진기자

그는 엠블럼에 대해 “스스로의 다짐이고 약속이라고 보면 된다. 사실 그 동안 체육계에서 성평등 의식이 부족했던 사실이다. 그보다는 스승과 제자의 개념이 강했다. 엠블럼을 부착함으로써 우리 스스로 (성평등을) 돌이켜보고 중요성을 다짐하려고 하는 거다”라고 했다. 이어 “서울시가 먼저 하고 나면 다른 시도에도 확산될 것”이라고 했다.

성희롱·성폭력 종합예방센터(문의 02-3395-1866) 설치도 큰 변화다. 서울시 여성가족정책실이 담당한 것으로 2일부터 19일까지 서울시 송파구 잠실올림픽 주경기장 내 메인상황실에 약 18평 규모로 운영된다. 한국성폭력위기센터, 천주교성폭력상담소, 장애여성성폭력상담소 등 총 23개 성희롱‧성폭력 상담기관과 서울시 자원봉사센터, 서울지방경찰청이 힘을 합쳤다.

 

낮에는 성폭력 상담소장 경력의 전문 인력 2명과 서울시내 8개 성폭력 상담소 전담 상담원 1명, 시 공무원 1명이 상주한다. 오후 6시 이후에는 ‘서울 중부해바라기센터’와 연계해 24시간 상담을 지원할 예정이다.

경기가 열리는 85개 경기장에 상주하는 자원봉사자들이 종합예방센터와 협력한다.

정 사무처장은 “스포츠계 미투 운동이 불면서 성평등이 본격적으로 대두가 됐다. 용기 있는 선수들과 체육인들에 의해서 성평등의 중요성이 공론의 장으로 나왔고 구체적인 실행들이 이뤄진다고 볼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전국체전의 목표가 ‘서울시민이 함께 만드는 평화·화합·감동체전’이다. 박원순 시장님도 가장 강조하는 게 안전이다. 다양한 안전이 있지만 성(性)과 관련한 안전에 대해 시에서도 무게를 많이 두고 있다”고 했다.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