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제 폐지법안 내던 날
호주제 폐지법안 내던 날
  • 배영환 · 김선희 기자
  • 승인 2005.05.12 16:29
  • 수정 2005-05-12 16: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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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본관 호주제 폐지 법안 국회 제출
27일 이미경 의원 등 52인 서명



지난달 27일 아침 9시50분 국회 본관 601호 의안과. 늘 하는 일이었지만 법률개정안을 내러 간 민주당 이미경 의원의 두 손이 가늘게 떨렸다. 법안을 맞든 김희선 의원도 벅찬 숨을 내뱉었다. 함께 선 이오경숙 한국여성단체연합 대표, 곽배희 가정법률사무소 소장은 미간이 꿈틀댔다. 호주제 폐지 염원을 담은 민법개정안을 국회에 낸 이 날, 여성 모두는 이렇게 외쳤으리라. 역사가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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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제폐지 272’ 발족식이 지난 달 27일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렸다. 국회의원 272명에 맞춰 사회지도층 인사, 시민 등 272명의 이름으로 만든 ‘NO 호주’ 플랜카드가 눈길을 끈다. <사진·민원기 기자>









민주당 이미경 의원은 이날 허운나·김희선 의원 등 동료와 이오경숙 여연 대표 등 호주제 폐지운동을 줄기차게 벌여온 여성단체 지도자들과 함께 호주제 폐지를 뼈대로 한 민법개정안을 국회에 냈다. 이 의원이 대표발의해 의원 52명의 서명을 받은 개정안은 이날 오전 10시께 국회 의안과에 공식 접수됐다.



이 의원 등은 제출 직전 국회 귀빈식당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오늘은 정말 역사적인 날”이라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이 의원은 “오늘 법안을 냄으로써 개인의 존엄과 양성평등을 실현하는 가족제도가 첫발을 디뎠다”며 “그동안 고생하신 여성계 인사와 모든 여성들에게 감사 드린다”고 말했다.



김희선 의원도 “호주제는 알려진 것처럼 우리 전통이 아닌 일제 잔재”라며 “가장이 모든 것을 좌지우지해 온 악습을 없앤 역사적인 날을 기억하자”고 감격했다.



곽배희 소장은 여성계를 대표해 “오늘 개정안 제출로 그동안 호주제 폐지운동이 결실을 맺었다”며 “새 가족제도를 만드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소감을 말했다.



이 의원 일행은 기자회견을 짧게 끝내고 곧바로 본관 6층 의안과로 자리를 옮겼다. ‘역사’를 기록하려는 보도진과 보좌관, 여성단체 활동가들이 숨 가쁘게 뒤를 이었다. 일행이 의안과로 들어서자 국회 직원들이 반겼고, 바로 접수 받았다.



개정안이 일행의 손에서 직원에게 옮겨지는 순간, 참석자들은 누가 먼저랄 것 없이 손뼉을 쳤다. 박수는 오래도록 끝날 줄 몰랐다. 누군가 외쳤다. “여러분, 모두 수고하셨습니다!” 자축의 박수는 휑뎅그렁한 국회 본관을 오래도록 울렸다.



호주제 폐지 뼈대 민법개정안 발의 의원



이미경 박근해 김성호 김정숙 이창복 김경천 설훈 손희정 임진출 이상희 이재정 김기재 장태완 유재건 최명헌 이우재 이해찬 정동채 최영희 전재희 유시민 정동영 조배숙 임종석 이호웅 이훈평 이연숙 오세훈 서상섭 김희선 신기남 김홍신 심재권 안영근 박인상 안동선 장재식 천정배 허운나 정범구 조정무 강숙자 김원웅 김근태 김형오 윤여준 오영식 박양수 설송웅 김영환 김부겸 이부영 의원 이상 52명



배영환 기자ddarijoa@wome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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