삭발을 했던 여성 국회의원들. 2013년 11월 6일 삭발한 통합진보당 김미희 전 의원과 김재연 전 의원, 2019년 9월 10일 삭발한 무소속 이언주 의원, 9월 11일 삭발한 자유한국당 박인숙 의원(왼쪽부터) / 뉴시스
삭발을 했던 여성 국회의원들. 2013년 11월 6일 삭발한 통합진보당 김미희 전 의원과 김재연 전 의원, 2019년 9월 10일 삭발한 무소속 이언주 의원, 9월 11일 삭발한 자유한국당 박인숙 의원(왼쪽부터) / 뉴시스

국회의원들의 삭발은 종종 있는 일이지만 여성의 경우는 극히 드물다. 최근 이언주 의원에 이어 박인숙 의원이 잇따라 머리를 깎으면서 시선을 끌고 있다. 

여성 국회의원의 삭발은 2013년 11월 통합진보당 김재연·김미희 의원이 최초다. 그러나 당시 통합진보당 의원 5명 전원이 정부의 정당해산 심판청구에 반발해 삭발을 했다. 당시 삭발식의 제목은 ‘민주주의 수호, 통진당 사수 결의대회’였다.

6년 만인 2019년에 삭발한 여성 의원들 역시 민주주의를 외치면서 대정부 투쟁의 선봉에 나섰다. 보수진영으로 무소속으로 이언주 소속인 그는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조국 법무부장관 임명에 항의하는 차원에서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10일 삭발을 단행했다. 

이어 자유한국당 소속 110명의 국회의원 중에서는 처음 박인숙 의원이 삭발에 나섰다. 박 의원 역시 조국 법무부 장관 해임을 촉구하고 문재인 정권 퇴진에 함께 해달라면서 보수세력의 결집에 나섰다. 자유한국당의 의원 중에는 여성이 14명으로 12.7%에 불과한 것을 감안할 때 상징성이 있다.

여성 의원들 삭발 이후 포털 실시간검색어 상위권에 오르면서 관심 끌기에는 성공했지만 평가는 엇갈리는 모양새다. 문 대통령의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에 대한 여론 반대 의견이 다소 우세하지만, 정치권이 삭발까지 하면서 조국 논란을 지나치게 정쟁화한다는 곱지 않은 시선도 있다.

한편 남성 국회의원들의 삭발은 2000년 이후에만 해도 20여명에 이른다. 올해 4~5월 자유한국당 박대출·김태흠·성일종·윤영석·이장우 의원이 여야 4당의 패스스트랙 지정에 항의해 집단 삭발을 했다. 2010년에는 자유선진당 김낙성·김창수·류근찬·이상민·임영호 의원 등 5명과 양승조·이상민 의원 민주당 의원 등 충청권 의원들이 이명박정부의 세종시 수정 계획안에 반대해 삭발식을 했다. 2007년에도 한나라당 김충환·신상진·이군현 의원이 사립학교법안의 재개정을 관철하기 위해 삭발했다. 2004년엔 설훈 민주당 의원이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을 규탄하며 홀로 삭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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