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조성혜 인천광역시의회 의원
‘노동’에 ‘여성’ 합쳐지며
노동운동 완성된 것 같아
지역운동으로 정치 입문

조성혜 인천광역시의회 기획행정위원회 의원. ⓒ곽성경 여성신문 사진기자
조성혜 인천광역시의회 기획행정위원회 의원. ⓒ곽성경 여성신문 사진기자

“1990년부터 비정규직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졌는데도 여성들의 노동 문제는 주목받지 못했어요. 저는 노동운동을 먼저 시작했는데 노동과 여성이 합쳐지면서 그때서야 노동운동이 완성된 것 같았어요. 여성노동운동의 만족도가 99.9%가 되면서 정치에 대한 소명의식도 생겼습니다.”

인천성평등 조례 개정안 전면개정을 준비하고 있는 조성혜 인천광역시의회 의원(비례·더불어민주당)는 지역의 대표적인 사회운동가이다. 30년 넘게 노동운동, 지역운동 등 다양한 활동을 해왔고 그 기반에는 성평등이 자리하고 있다. 이메일 계정인 ‘gender40’이라는 단어는 40세를 바라보던 1990년 후반 ‘젠더’(gender)라는 용어가 전문용어처럼 쓰였던 한국 사회에서 여성노동운동에 열중하면서 만든 것이다.

그가 처음 노동운동에 관심을 가졌던 것은 78학번 대학생 시절이었다. 당시에는 조 의원 외에도 더불어민주당 홍영표·송영길 국회의원 등 많은 선배들이 대학 졸업 전 노동현장에 투신했다. 그래서 그는 집안 사정으로 졸업을 하고 1년이 지난 후에야 현장에 갈 수 있었다. 여성노동운동을 시작하게 된 것은 당시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국회의원의 제안 덕분이었다.

조 의원이 여성노동운동을 하면서 고심했던 부분은 ‘정체성’이었다. 그는 1989년부터 인천여성노동자회에서 활동하면서 여성실업대책본부를 만들어 한부모 등 생계를 책임지는 여성을 일컫는 ‘여성가장’이라는 말을 주도적으로 사용하기도 했다. 그는 여성노동자회라는 이름으로는 부족하다고 생각해 비정규직여성권리찾기운동본부와 평등의 전화 여성실업대책본부를 기획했다. 그 외에도 시민단체끼리가 아닌 시와 도에서도 여성들의 실업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해 법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냈다. 이후 인천부평자활후견기관, 노동부 고용평등상담실 위탁 등 다양한 성과를 이뤘다.

11일 조성혜 인천광역시의회 기획행정위원회 의원이 인천 남동구 인천시의회에서 여성신문과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곽성경 여성신문 사진기자
11일 조성혜 인천광역시의회 기획행정위원회 의원이 인천 남동구 인천시의회에서 여성신문과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곽성경 여성신문 사진기자

그가 정치를 하기로 결심한 것은 선배들의 제안으로 지역운동을 꾸준히 하면서였다. 인천시민풀뿌리운동을 조직해 2005년 ‘주민자치를 여는 인천희망21’을 만들었다. 그곳에서 2007년 인천참여자치연대와 통합 출범한 ‘희망을 만드는 마을사람들’ 공동대표로 7년간 일했다. 

“풀뿌리주민자치운동을 하면서 시민정치활동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다. 시민정책포럼도 만들고 싶다는 생각도 깊어졌다. 그동안 선배들과 시민연대 활동을 하면서 정치권도 알게 됐다. 그러나 작은 곳에서부터 시작하고 싶었던 내 마음과 달리 주민자치의원이 되기가 매우 어려웠다. 그래서 더욱 지역운동에 욕심이 났다. 무엇보다 ‘조성혜’라고 하면 아무도 토를 달지 않을 정도로 열심히 활동했습니다.”

현재 주력하는 의정활동 중에서는 성평등노동 정책을 만드는 일이 가장 힘들다고 했다. 노동인권과에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과 한국노동조합총연맹 간 협력단체를 만들어 정책적으로 논의해달라고 의견을 내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다양한 여성단체들과 함께 조례부터 시의 시스템까지 하나씩 점검하고 있다. 또 성평등조례 전면개정안을 대표 발의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생각과 달리 저항이 크다고 했다. 그는 “현재 명칭인 ‘여성상’을 ‘양성평등상’으로 바꾸고 여성단체 지원 규정을 여성단체만이 아니라 성평등 운동을 하는 단체로 대상을 확대해가자는 것이다. 그것이 양성평등기본법의 취지이며 방향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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