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성현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이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경사노위 대회의실에서 2기 경사노위 출범과 관련해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 뉴시스
문성현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이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경사노위 대회의실에서 2기 경사노위 출범과 관련해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 뉴시스

 

2기 출범을 앞둔 대통령 직속 사회적 대화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1기 위촉직 위원 가운데 문성현 위원장을 제외한 11명 위원 전원이 임기 1년 3개월을 두고 일방적으로 해촉되면서 기구의 설립 취지가 퇴색됐다는 지적이다.

문성현 위원장은 지난 5일 서울 종로구 경사노위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경사노위 2기 출범 계획을 밝혔다. 1기에서 여성, 청년, 비정규직 등 계층별 위원의 불참으로 본위원회 의결이 무산된 것과 관련해 “2기에서는 그런 상황에 빠지지 않도록 하고, 계층별 위원들이 자기들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제가 직접 챙기겠다”고 말했다. 또 문 위원장은 또 본위원회 의결 구조 개편 문제와 관련해선 “논의보다 더 중요한 것은 계층별 위원들과 소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는 지난 8월 30일 문성현 위원장이 자신의 포함한 1기 위촉직 위원 12명의 해임 건의안에 대해 문 위원장의 사의는 반려하고 나머지 위원들을 전원 해촉했다. 문 위원장이 해촉을 건의한 사유는 회의 불참으로 보인다. 탄력근로제 개편안 의결을 반대하며 여성·비정규직·청년 계층별 대표 3명이 본위원회 보이콧에 나서면서 반년째 개점휴업 상태가 지속됐다. 

경사노위 1기 여성 위원에서 해촉된 나지현 전국여성노동조합 위원장은 노동권 침해가 우려돼 보이콧을 할 수 밖에 없었다는 입장이다. “심각한 우려가 있는 탄력근로제 통과의 거수기가 되는 상황에서 이를 막는 방법은 함께 불참하여 본회의를 무산시키는 것 뿐이었다”면서 “애초에 탄력근로가 논의되는 의제별 위원회에 계층별 위원들이 접근할 수 있는 통로는 없었다”고 했다.

여성단체들도 “경사노위가 본회의 안건으로 5번이나 탄력근로제를 상정한 것은 계층별 위원들의 의견과 요구를 완벽하게 무시한 처사”라고 비판하면서 “계층별 위원들은 본회의에 참석하여 정족수를 채워주는 순간, 노동권 침해의 심각한 우려가 있는 탄력근로제 통과의 거수기가 되는 상황에 놓여 있었다”다고 지적했다.

해촉 건과 관련해서 나 위원장은 “우리가 해촉된 것으로 언론에 보도됐는데, 정작 우리는 해촉됐다는 안내나 문자 하나 받지 못했다”면서 “이게 무슨 소통이냐”고 덧붙였다.

한국여성노동자회는 ”청와대의 경사노위 위원 해촉은 계층별 대표들을 그대로 두고는 사회적 대화가 진행되지 않으니 빼고 가겠다는 이야기“라고 비판하면서 “해촉을 철회하고 사회적 소수자의 목소리를 반영하는 구조로 경사노위를 재편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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