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미니즘 미술 선구자
‘세계의 초상화들’ 전시
한국 대표작으로 선정

스미스소니언 내 국립초상화미술관에 열리는 ‘세계의 초상화들: 한국’에서 전시 중인 윤석남 작가의 ‘어머니Ⅲ’ 전경. ©주 워싱턴 한국문화원 제공
스미스소니언 내 국립초상화미술관에 열리는 ‘세계의 초상화들: 한국’에서 전시 중인 윤석남 작가의 ‘어머니Ⅲ’ 전경. ©주 워싱턴 한국문화원 제공

 

미국 워싱턴DC에 위치한 박물관 스미스소니언 내 국립초상화미술관에 윤석남(80) 작가의 대표작 ‘어머니Ⅲ’가 전시 중이다. 오는 11월 17일까지 열리는 전시 ‘세계의 초상화들: 한국’ 주인공으로 윤씨의 작품이 초청됐기 때문이다.

1962년 설립된 국립초상화갤러리는 미국 역사와 문화 등에 영향을 끼친 인물들의 초상화를 전시하고 있다. ‘세계의 초상화들’ 기획전은 국립초상화미술관 개관 50주년을 기념해 세계적 맥락에서 미국의 초상화를 살펴보자는 취지로 기획됐다. 지난해 처음 스위스 편으로 시작했으며, 이번 한국 편이 두 번째 시리즈다.

전시를 기획한 국립초상화미술관 알레슨 로빈 큐레이터는 윤 작가의 작업이 ‘어머니’와 ‘모성’이라는 주제를 다루면서도 한국의 전통적인 성 관념을 깨뜨리고, 여성의 강인함과 생명력을 이야기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윤석남 화백이 유기견 1025마리를 나무판에 깎고 그린 설치작업 ‘1,025’ 가운데 섰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윤석남 화백이 유기견 1025마리를 나무판에 깎고 그린 설치작업 ‘1,025’ 가운데 섰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한국 페미니즘 미술의 선구자인 윤 작가는 40세에 화업을 시작해 여성 작가로서는 처음 이중섭 미술상(1996)을 받았다. 그는 ‘어머니’와 ‘모성’을 작업의 주요 서사로 삼았다. 작업 속 ‘어머니’는 가족을 위해 희생하는 유교적 여성상이 아니라, 여성의 강인함을 표상한다. 전시 중인 ‘어머니Ⅲ’는 윤 작가 자신의 어머니를 모델로 작업한 작품이다. 작가는 어머니가 생전 32세 때 친구들과 찍은 사진과 기억 속 어머니를 조합해 그렸다.

윤 작가는 이번 전시와 관련해 10~14일 미국 워싱턴DC를 방문한다. 작가와의 만남에 이어 13일에는 조지워싱턴 대학교 한국학연구소와 스미스소니언 국립초상화미술관 주최로 ‘한미 여성 미술과 문화’ 심포지엄에 참석한다. 윤 작가는 이 자리에서 모성과 자아 정체성, 여성의 삶 등을 그린 자신의 작품세계를 소개할 예정이다.

윤 작가는 오는 11월 서울 종로구 수송동 OCI미술관에서 열릴 개인전을 준비 중이다. 그는 “그동안 나를 도와준 친구들의 초상을 주제로 전시한다”며 “10여년 전부터 채색화를 공부해왔는데 채색화 기법의 작품들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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