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구기향 홍보 및 사회환원사업 총괄
”게임도 문화고 문화의 뿌리가 문화유산“

8월 29일 라이엇게임즈코리아 구기향 홍보총괄이 강남구 테헤란로 라이엇게임코리아본사에서 여성신문과 인터뷰를 진행하고있다. ⓒ곽성경 여성신문 사진기자
8월 29일 라이엇게임즈코리아 구기향 홍보총괄이 강남구 테헤란로 라이엇게임코리아본사에서 여성신문과 인터뷰를 진행하고있다. ⓒ곽성경 여성신문 사진기자

지난 2011년 국내에 첫 발을 내딛은 한 외국계 게임사가 한국 시장에 출시한 ‘리그 오브 레전드’ 게임이 1년 만에 스타크래프트를 이어 월드사이버게임즈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그 게임을 내 건 ‘리그오브레전드 시즌1 챔피언십’에서 200만 명, 지난해 기준 총 9960만명이 라이엇게임사가 주최한 e스포츠를 봤을 정도로 한국 게임 시장에서 가장 성공한 게임사인 라이언게임즈가 사업 외적인 행보로 주목받고 있다. 라이엇게임즈가 문화재 공헌 사업을 진행한 지 8년, 누적 지원금이 지난해 기준 50억원을 넘어섰고 기부금으로 국외 환수 문화재는 5점에 달한다. <여성신문>은 지난 8월 29일 서울 강남구 라이엇게임즈코리아에서 외국계 게임사가 왜 문화재에 관심을 기울이고 성과를 기약할 수 없는 공헌 사업에 긴 시간과 자금을 기부하고 있는지 구기향 라이엇게임즈 총괄을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라이엇게임즈가 생소한데 소개한다면.

라이엇게임즈는 ‘리그 오브 레전드’를 개발하고 서비스하는 미국 산타모니카에 본사를 둔 글로벌 게임회사다. 세계적으로 10여개 지사가 있고 한 달 접속자 수가 평균 1억명이다. 게임 서비스를 제공한 지 10년이 넘어 사용자가 10~30대가 40대까지 고른 편이다. 처녀작이자 유일작인 ‘리그 오브 레전드’에 집중하고 있다. 이후 새로운 게임들을 선보일 예정이다.

최근 근황이나 이슈는.

게임은 젊은층이 즐기는 놀이 문화 중 하나다. 보통 게임사들이 개발자가 게임을 선보이거나 사업가가 게임을 서비스하기 위해 설립한 것과 달리, 라이엇게임즈는 2006년 이용자 마음으로 미국에서 두 창업자가 게임을 플레이하기 위해 만든 회사다. 리그 오브 레전드 게임이 2009년 출시돼 올해 10주년을 맞았다. 게임은 누구나 다운 받아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 한국에서 2011년 6월 지사 설립 후 같은 해 게임 서비스를 시작했다. 게임이 3:3, 5:5 등 팀전으로 장르가 적진 점령 방식으로 100일 만에 시장 1위를 차지했다. 2012년부터 e스포츠를 개최하고 대회를 진행하고 있으며 올해부터는 방송까지 제작할 예정이다. 게임에 대한 업데이트를 지속하고 있으며 올해부터 최고 수준의 e스포츠 이벤트를 보여드리기 위해 캐스터, 해설위원 등을 고용하고 교육하고 있다.”

e스포츠가 인기가 많나.

“‘롤드컵’이라고 들어보셨나? 각 나라, 지역별 10개 정도인 프로리그가 1년에 한 번씩 한 달 이상 돌아가며 세계의 최고 팀을 골라가는 대회를 연다. 올해는 10월부터 11월 초까지 진행된다. 지난해 롤드컵 결승을 9800만명이 시청했다. 한국 프로리그인 경우 국내만 280만명이 시청해 야구 다음가는 수치를 보여줬다. e게임 분야에선 1등이다.”

외국계 게임 회사인데 국내 문화재 환수 활동에 활발하게 활동하는 이유는.

2012년 6월 문화재청과 협약 맺고 외부에 발표하며 이 프로젝트가 시작됐다. 그 전인 6개월이상 준비했다. ‘한국 문화유산 보호 및 지원’이 공식 명칭이다. 그 중 문화재 환수를 가장 박수쳐 주시고 기억해주시는 편이다. 라이엇게임즈가 사회환원 활동을 각 지역별로 진행 중이다. 특히 한국이 대표적으로 굵직한 프로젝트를 지속적으로 진행하는 시범케이스에 해당한다. 수익이 우선인 기업에서 사회환원 활동은 경영진의 판단이 중요하다. 오진호 한국지사 첫 대표님이 기업의 사회적 역할이 당연해 한국 플레이어들에게 감사를 표하면서 의미있는 일을 고민했고 제가 아이디어를 내고 기획해 (이 프로젝트를) 론칭했다. 사회적 역할에 대한 의지가 있었고 센트럴(미국 본사)에서도 응원했다. 게임은 가까운 소통의 채널이기 때문에 우리가 문화유산 보호에 대한 채널이 될 수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게임도 문화고 문화의 뿌리가 문화유산이다. 게임도 100년 지나면 그 시절 문화라고 될 것이고 플레이어들이 문화유산에서 접점을 찾아보자는 것이 시작이었다. 우리가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문화재, 한국유네스코위원회, 서울시 등 그때부터 신뢰있고 방향을 알려주는 파트너를 찾기 시작했다. 문화재청의 민관협력부서에서 기업과 단체 등과 같이 ‘문화재 지킴이’ 활동 영역을 보고 문의했지만 처음에 거절당했다. 대전에서 문화재청 담당자분이 서울로 올라오셨다. 대화를 통해 게임회사가 오히려 청소년과 젊은층에게 영향력있는 목소리를 낼 수 있다고 판단해 성사될 수 있었다.“

민간 기업 중 문화재청과 협력한 첫 사례인가.

”외국계 중 우리가 처음이다. 대부분 민간기업들은 봉사활동 등이 많다. 우리는 연 단위로 다년간 액수도 많이 하면서 타 기업에서 시범 케이스가 되고 있다.“

라이엇게임즈가 국외소재문화재재단에 돈을 기부한 유일한 기업인가.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인 경우 기업에서 돕기도 하지만 거의 없다. 기업은 언제, 어떤 인연이 생길지 모르기 때문이다. 대부분 지갑에 돈이 있어야 우리 문화재를 발견했을 때 검증하고 협상할 수 있다. 특히 경매 입찰에 갑자기 우리 문화재를 구입하고 환수할 기회가 있을 때 국가 예산이 있음에도 승인받는 속도나 출처가 불분명한 경우 국고로 하기 애매한 경우가 있다. 그럴 때 민간에 ‘몇 억 내시겠어요?’라 묻고 승인받고 돈이 오는 시간이 안 되는 것이다.“

기업 입장에선 기약 없는 문화재 환수를 위해 수 억원을 버리는 것과 같은데.

”버린다기보다는 어디다 쓰일지 모르기 때문에 묶여두는 것이다. 다른 기업들, 문화재청 담당자와 얘기를 나눠보면, 이 회사에 감사한 부분은 실무 담당자 입장에선 이 프로젝트를 했으면 좋겠다라고 보고하려면 기부금을 냈으나 올해나 내년 성과가 있을지 모른다. 실제로 2014년 1월 문화재 환수를 처음으로 성공한 이후 2018년 두 번째 문화재 환수하기까지 공백이 있기도 했다. 기업에선 예산 투입됐는데 올해 돈을 쓰고 결과물이 없다는 말을 듣게 되고 수익을 내야 하는 기업에서 용인되기 힘든 점이다. 해외 문화재를 돌려옴에 있어 민간 자금이 있어야만 가능한 경우가 있다. 회사가 문화재 환수기금 관련 동의해 가능했다.“

실제로 문화재청에서 민간기금이 없어서 문화재 환수를 못한 경우가 왕왕 있었나.

”민간 기금이 없어서라기보다는 특정 케이스에서 바로 움직일 수 있는 예산이 없을 때 쉽지 않다고 한다.“

2011년부터 누적 기부액이 50억원이다. 이 금액이 어떤 방법으로 운용되는지.

”초안 약정을 통해 매년 기부금을 전달한다. 기부금액은 어떤 곳에, 얼마를 쓰는지 미리 기획하고 협상한다. 지금 모두에게 필요한 지원 사격이 무엇인가를 보고 문화재청에서 중점 사업이나 민간 도움이 필요한 곳, 우리가 관심 있는 영역, 플레이어들이 관심 분야 등에서 접점을 찾기 위해 기획한다. 그 기부금액이 이듬해 쓰여지는 구조다. 기부 초년에는 5억원, 그 다음해 6억원했다. 그 다음해 커졌지만 기부 금액을 공개하지 않기도 했다. 통상 매년 8억원 가량 고정적으로 기부해 왔다. 총 기부금액이 50억원이 넘었고 올해 후원약정해서 추가 기부금액을 낼 예정이다.“

문화재 환수를 얼마에 하셨나.

”누적으로 문화재 환수는 총 5건이다. 2건은 최근에 했다. 2014년 1월 미국 버지니아서 떠돌았던 대형 불화를 재단 쪽에서 찾아냈고 우리가 갤러리에 후원금을 내서 찾아온 것이 첫 번째 문화재 환수한 케이스다. 지난해 왕실이 세자빈을 책봉하는 임명장인 ‘효명세자책봉주책’을 프랑스 파리에서 발견돼 경매에 성공해 들여왔다. 지난 4월 오스트리아에서 개인이 소장하던 중 독일 경매에 내 놓은 ‘척암선생문집’을 회수했다. 척암선생문집은 라이엇게임즈에서 후원한 ‘국외소재 문화재 환수기금’으로 매입됐다. 1000여장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 이 책판은 한국국학진흥원에서 20장 가량 소장하고 있으며 전체 10%만 남은 유물이다. 여기에 지난 6월 왕실 유물 2건이다. ‘중화궁인’이라는 직인과 ‘이동궁명’ 백자를 들여왔다. 금액을 밝히지 않지만 각각 통상 수 천만원에서 수억원에 이른다.“

라이엇게임즈코리아 구기향 홍보총괄. ⓒ곽성경 여성신문 사진기자
라이엇게임즈코리아 구기향 홍보총괄. ⓒ곽성경 여성신문 사진기자

회사 내부나 플레이어 중에 반대하는 사람 없나.

”직원 중에도 ‘왜 문화재에 후원해요?’라고 의아하게 생각하기도 한다. 게임 문화라는 발상에서 뿌리를 찾았다고 말씀드리면 직원들이 오히려 자부심을 가진다. 게임회사에 전혀 관심 없던 분들도 다른 각도에서 주변인들에게 여러 말들을 들어 애국하는 느낌이 든다고 한다.“

기업 투자자분들은 반대할 수 있을 텐데.

”2006년 라이엇게임즈 설립하고 2011년 텐센트로부터 자본 투자를 받았다. 그 이후 전체 금액을 투자받아 텐센트가 우리 지분 100% 갖지만 경영에 관여하지 않는다. 우리가 사회환원하는 데 있어 (텐센트에) 옹호나 승인 요청하지 않는다.“

구 팀장님이 여성이고 이사까지 승진하셨다. 후배들이 일과 가정을 양립해 나가는 방법은.

”이런 얘기를 하기엔 초짜다(웃음). 아기가 21개월로 출산을 2017년 말에 했다. 작년 8월 복직했다. 1년 정도 ‘투잡 인생’한 경우다. 여성들이 아기를 키우면서 직장을 다니는 것이 생물학적 특성만이 아닌 환경적 요인이 작용한다. 일에서 본인이 관심 있거나 잘할 수 있는지 알고 도전하면 기회가 온다. 아기가 있는 여성이 직장 생활하기 쉽지 않다. 양쪽에 미안하고 죄책감이 들고 좌절감이 든다. 일과 가정을 완벽하게 다 잘 할 수 없다는 것을 1년 만에 인정했다. 사회적으로 일을 할 기회가 있다면 가족이 도와줘서 그 기회를 놓치지 않게 도와주신 점에 감사하다. 이 일은 ‘여자만의 일은 아니다’라는 인식이 중요하다. 도움이 필요하다면 주변에 요청해야 한다.“

여성 후배들이 직장 생활을 잘할 수 있는 팁이 있을까.

”욕심나는 부분은 욕심을 갖고 가까이 달성할 수 있는 작은 꿈을 만들면 조금씩 새로운 발전이 이뤄진다. 올해 이 프로젝트를 할 기회를 얻어야겠다거나 영어 이메일을 쓸 수 있게 해봐야겠다는 등 작은 꿈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회사에서 모성 보호 제도가 돼 있나.

”출산휴가는 법적 3개월이 아닌 5개월까지 제공한다. 육아휴직은 남녀 모두 호의적으로 쓰게 한다. 남성이 육아휴직을 쓸 경우 쓰는 분위기다. 출산 축하 및 지원, 육아휴직 후 그 직원이 오기를 기다린다.“

올해 예상 실적이나 목표는.

”상장사이기 때문에 별도로 실적을 공개하지 않는다. 플레이어분들에게 사랑받은 사랑을 계속 이어가려고 한다. 올해 국내 서비스 시작한 지 10주년 된 해다.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 문화재쪽으로는 고정적으로 직원들이 참여하는 봉사활동, 문화재 캠프 등이 있고 일반 청소년 대상에서 역사 교육, 문화 체험 등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특정 문화 유적지, 보존 처리, 3D정밀 측량 지원 등 문화재 자체를 보존하기 위해 지원하고 문화재 환수를 계속할 예정이다. 초기엔 4대 고궁부터 기부했지만 (시인) 이상의 집 리뉴얼, 김소월 시인의 책자 전시 등 근현대 문화유산에 힘쓰고 있다. 무형문화재분들을 지원하거나 콜라보를 기획하고 있으며 한국전통문화대학교 학생들이 사회로 나와서 창업하고 취업하기까지 인턴십을 제공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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