③이혜훈 바른미래당 의원

“정치권에 미투 꽤 있을 것 같은데
나오지 않아…눈여겨 본다”

합의될 연동형 비례대표제로는
다당제도 여성 증가도 안 돼
정의당·우리공화당만 득

보수가 개혁되지 않은 상태의
통합은 의미도, 효과도 없어

지소미아 파기, 국익에 부합 안 해

국회 정보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혜훈 바른미래당 의원 / 곽성경 사진기자
국회 정보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혜훈 바른미래당 의원 / 곽성경 사진기자

바른미래당 내 비당권파의 핵심 인물인 3선 이혜훈 의원(서울 서초구갑)에게 2016년 12월 새누리당 탈당 이후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는 질문은 보수통합이다. 바른정당 창당 후 두번째 당대표에 올랐고 바른미래당이라는 통합을 선택해 ‘개혁 보수’ 행보를 이어왔다. 3년이라는 시간이 흘렀고 29명 중 대다수 의원이 자유한국당으로 돌아갔지만, 바른미래당에는 유승민·이혜훈 등 8명의 새누리당 출신 의원이 남아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이 의원은 국회 정보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대북정책과 외교정책에서 보수진영의 색깔을 선명하게 목소리를 드러내고 있다.

정부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를 결정한 22일에 만난 이 의원은 “파기 결정이 국익에 부합하지 않는다”면서 유감을 표명했다. 문재인정부의 지속적인 유화정책에도 북한이 꾸준히 미사일을 쏘아올리는 행동에 대해서도 “위협을 느껴야 하는데 둔감한 것 같다. 변화 기조가 없어서 더 걱정”이라고 우려했다. “평화를 실질적으로 구현할 방안은 북한이 필요로 하는 것을 절실하게 만들어서 나오게 하는 게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고 유엔의 대북 제재 결의안을 이행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21대 국회의원 총선을 7개월 여 앞둔 시점에서 보수통합, 선거제도 개혁과 여성의 정치 참여 확대 등에 관해 그의 의견을 들었다.

바른미래당이 내부적으로는 혼란스럽지만 보수대통합 논의의 중심에 있습니다. 통합에 대해 어떤 입장입니까.

“보수가 개혁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통합은 의미도 없고 효과도 없습니다, 보수가 바뀌고 통합돼야 문재인 정부를 견제할 수 있는 힘을 가집니다. 한국당이 지금 변화의 조짐이 있다고들 하는데, 변화가 태풍이 돼서 보수 전체 개혁으로 연결되길 희망합니다. 예전부터 개혁하자는 말만 무성했는데, 실질적인 노력이 있어야 합니다. 실행이 어느 정도 돼야 합니다. 완료가 되길 기대하긴 어렵지만 임계점은 넘어야 합니다.“

그 개혁은 인적 청산인가요?

“지향하는 바가 바뀌어야 합니다. 최근 한 분이 ’1천년 이상 박근혜 전 대통령의 저주를 받을 거다‘고 발언했는데, 국민의 생각과 너무 다르지 않나요. 일단 국민의 생각과 근접도가 높아져야죠. 싱크로율이 높아지는게 보수가 바뀌는 거라 봅니다.“

바른미래당이 강조해온 다당제와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어떻게 됩니까? 손대표는 제3지대를 계속해서 주장하고 있습니다.

“손대표만의 이야기죠. 당의 많은 의원들 생각과 다릅니다. 지금 의원총회를 열어 의원들에게 정개특위의 패스스트랙에 태워진 안을 찬성할 거냐 반대할 거냐 물으면 반대가 과반은 물론 2/3가 될 가능성이 있어요. 손대표가 끌고 가는 다당제라는 명분으로 포장된 이 연동형 비례대표제안이 미래당에도, 한국정치 개혁에도 도움이 된다고 보지 않는다는 의견이 다수인 거죠.”

대표성과 비례성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이고 여성의 정치 진입에도 중요한 기회인데요.

“제1야당을 배제한 합의없는 선거구제 개혁이 열매를 맺기 어렵습니다. 자유한국당을 끌어들이려면 현재 제시된 75석과 현행 47석 사이, 60석 전후 타결될 가능성이 높은데요, 13석 정도 늘면 현행 제도와 별 차이가 없습니다. 다당제 안착에 효과가 있을 거라 기대하기 어려워요. 13석 중에 여성 몫은 7명이고요.”

이혜훈 국회 정보위원장이 8월 22일 여성신문과 여의도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곽성경 여성신문 사진기자
국회 정보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혜훈 바른미래당 의원이 8월 22일 여성신문과 국회 정보위원장실에서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곽성경 여성신문 사진기자

30년 만의 선거제도 개혁은 어떤 방향이어야 합니까.

“중대선거구제로 가는 게 훨씬 실질적인 변화를 가져온다고 봅니다. 다당제가 안착되기를 바라는데, 연동형 비례대표제로는 양극단에 있는 정의당과 우리공화당만 상당한 득을 보고 나머지 정당은 득을 보지 않습니다. 정치개혁의 취지에 맞지 않죠. 오히려 중대선거구제를 하면 민주당, 한국당 둘 중 하나만 당선되는 소선거구제보다는 제3당, 제4당이 당선될 기회의 문이 넓어져요.”

그렇다면 여성의 정치 대표성 확대 방안은 무엇입니까?

“2004년에 비례대표 홀수 여성 공천제도가 도입되면서 여성 의원 비율이 획기적으로 늘었고 그 계기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봅니다. 단순히 양적 확대라고 사람들이 폄하했지만 질적인 확대를 담보하는 건 자연스러운 결과예요. 15년이 지난 지금 보면 확인됩니다. 중진 의원도 많이 나왔고, 여성 당대표도 꽤 많습니다. 더 중요한 건 그 일을 계기로 지역구에 도전하는 여성이 굉장히 많다는 거예요. 도전하는 여성들을 당에서 중진으로 만들고 더 영향력있는 포지션에 여성을 배치하고 다선 중진을 길러내는 것으로 우리의 운동 목표가 전환이 돼야 하지 않나 생각하는 거죠.”

지역구 공천 30% 여성 공천은 어떻게 됩니까?

“여러 방법을 동시에 추진해야 합니다. 아직까지 선거 문화가 지연·학연·혈연에 많이 얽매여있어서 여성후보들이 경선 문턱을 넘기 어렵기 때문에 가점을 많이 줘야 합니다. 지금 10~20%로는 많이 부족합니다. 전략공천이 도움 됩니다. 최근엔 당선 안 되는 곳에다가 공천하는 방식으로 변질됐습니다. 각 당의 당세가 강한 안방에 전략공천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당 안에서 여성들이 높은 자리와 당직 등 결정권 자리에 가는 게 중요하고, 남성 중심의 공천심사위원회도 바꿔야 합니다.”

미투운동으로 사회가 바뀌고 있다고 하지만, 정치권에 대한 답답함과 실망감이 큽니다.

“미투운동을 통한 사회 변화 감지는 하고 있는데 국회가 변화로 답하고 있지 않은 건 사실입니다. 미투운동이 굉장히 중요한 계기를 마련했다고 봅니다. 과거에 입조차 뻥긋 못하던 소위 권력자들에 대해 고발이 터져 나와서 몇 가지 상징적인 결실이 나왔잖아요. 들불처럼 일어났다가 사라지는 게 아니냐고들 하는데, 우리 사회 안에 스며들고 있다고 봐요, 눈에 보이는 것보다 훨씬 큰 효과를 깊고 길게 남기고 있다고 봅니다. 그런데 이게 계속 돼야죠. 정치권 안에 미투가 꽤 있을 것 같은데 나오지 않았어요. 다른 조직은 다 상징적 사건이 나왔는데 왜 정치권만 사건이 터져나오지 않을까 저도 눈여겨보고 있는 대목입니다.”

각 정당이 일제히 청년을 호명하고 있습니다. 정치개혁 측면에서 어떻게 보십니까.

“예전 정당들을 보면 청년위원장이라는 걸 남성이고, 현금동원력이 있고 자금력이 탄탄한 사람, 당원을 많이 확보한 사람에게 줬습니다. 오히려 기성정치인보다 더 구태인 경우가 많았어요. 바른정당과 미래당 초기에 토론 배틀, 청년정치학교 등 정치 실험을 했는데 여성이 압도적으로 많았어요. 공정하게 기회주고 룰을 제대로 만들고 지키면 여성들에게 기회를 주려고 특별히 노력하지 않아도 여성이 많이 들어오게 돼있다는 게 제 소신입니다.”

지역구인 서초지역 허파인 서리풀공원이 사유지 문제 때문에 2020년에 시행되는 도시공원 일몰제로 없어질 뻔했다가 보상금 문제가 해결됐습니다.

“작년 말 예산을 확보해 올해부터 집행을 시작하게 되면서 자연녹지를 보존할 수 있게 됐습니다. 주민들의 생활 복지에 도움이 되도록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