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성적순일까? 재산순일까?

~17-1.jpg

경고. 집에서 케이블 TV를 시청하지 않거나, 시청하더라도 유료채널 캐치온을 시청하지 않는 이들은 다음 글을 읽지 마시오. 이를 위반시 법적인 제재는 없으나, 집에 없는 케이블TV 대신, 죄가 없는 본 기자를 원망해도 책임지지 아니함. 또 부록으로 일어날 위장 장애도 일절 책임지지 아니함.

여자인 당신이 남자에게 가장 바라는 것은 무엇인가? 뭐니뭐니해도 머니란 말이 있듯이 돈이다. 사랑이란 정답을 제외한다면. 그 돈도 그냥 로또 복권에 당첨돼, 행운이 유죄라 동네방네 자랑은 커녕 야반 도주를 해야하는 얄궂은 돈이 아니라, 지붕이 뾰족한 유럽풍 멋진 성을 소유한 백만장자에 심지어 핸섬하기까지 한 남자가 소유한 돈이라면? 그 자리에서 쓰러지지 않을 여자가 과연 있을까? 의문이다. 실은 의문을 가질 것도 없이 뭇 여성들이 좌르륵 쓰러지는 장면을 그대로 보여준 프로그램이 있다. 바로 미국 폭스 TV에서 제작한 <백만장자와 결혼하기 (Joe Millionaire)>다.

이 프로그램이 지난 12일부터 매주 월, 화 낮 12시 30분에 OCN에서 방영하기 시작했다. 물론 픽션이 아니다. 실제 상황을 보여준 리얼리티 쇼였다.

무대는 파리. 에반 매리엇은 5천만 달러(우리 돈으로 약 600억원)를 상속받기로 돼있는 상속자에 심지어 섹시한 미남이다. 보통 때라면 언감생심 다가가 보지도 못하고 신문 가십난에서나 볼까말까 꿈속 왕자님 같은 이 남자를 차지하기 위하여 공개 경쟁이 벌어진다.

여성들은 폭스 TV쪽에서 일찍이 엄선한 미녀 20명이다. 남자는 그녀들 하나 하나와 데이트를 한다. 그리고 탈락, 탈락. 그야말로 신부 되기 실전 서바이벌게임이다. 과연 에반 매리엇이 과연 누구를 선택할까? 그런데 이 프로그램의 백미는 딴 데 있었다. 우리나라에선 OCN측에서 이미 공개한 바지만, 미국 방송시 백미는 마지막회에 밝혀졌다. 단 한 명의 신부감이 간택 당한 후였다. 에반은, 실은 백만장자도 뭣도 아닌 빈털터리 건설현장 노동자였다. 이럴 때, 과연 여자는 남자와 결혼할까?

한 편으로 잔인한 이 프로는 현재 우리나라에서 4회까지 방영됐다. 방영하자마자 인기 폭발이다. 대낮 편성에 재방송을 하지 않던 이 프로그램에 항의가 잇따랐다. OCN에서는 25일(일)부터 매주 일요일 2회씩 재방송을 하기로 결정했다.

이 프로그램과 대적할만한 리얼리티쇼가 캐치온에서 21일부터 매주 수, 목요일밤 9시 방송하는 <서바이벌 천생연분(The Bachelorette)>이다. 미국 ABC 방송에서 제작한 이 프로그램은 <백만장자와 결혼하기>와 정반대다. 이번엔 한 여자를 놓고 25명의 남자가 겨룬다. 차이점이 있다면, 여자는 백만장자 상속녀도 유명인사도 아니다. 선택받은 이 행운의 여주인공 트리스타 렌은 본래 29살의 물리치료사다. 특이하다면 NBA 마이애미 히트팀의 공식 댄서로도 활약했으리 만치 뛰어난 외모의 소유자란 것. 그런데 어떻게 이런 행운을 얻었나? 그녀는 이 프로의 전신으로 우리나라 리빙 TV에서도 방영한 바 있는 출연자였다.

은 남자 하나를 놓고 여자 스무 명이 겨루는 리얼리티쇼. 트리스타 렌은 거기서 마지막까지 남았다가 마지막에 아깝게 탈락한 동정녀였다. 그게 오히려 동정표를 산 데다 프로에서 보여준 미모와 서글서글하고 착한 성격과 매너로 그녀는 프로가 끝나자마자 스타덤에 올랐다. 그러자 미국 ABC 방송은 대뜸 그녀를 주인공으로 <서바이벌 천생연분>을 제작했다.

이 두 프로는 미국 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출연진들은 TV 카메라가 돌아가도 신경 쓰지 않았다. 키스를 하거나 애무를 하는 장면은 그대로 방송을 탔다. 섹스를 했다는 게 감춰지지도 않았다. 상대를 차지하기 위한 치열한 경쟁과 음모도 그대로 일어났다. 현실 세계 복사판이었다. 이들을 지켜보는 이들은 몰래 카메라에 열광했다.

이 두 프로가 주는 진짜 재미는 연애게임의 생존자 알아맞히기에 있지 않다. 남자와 여자가 서로를 유혹하는 방법이나, 그들이 서로에게서 무얼 보는지가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또 성문화의 충격도 놓칠 수 없다. 앞다퉈 여자들이 남자와 키스를 넘어 섹스 하는 것을 보고, 이 프로를 시청한 김광수(남, 32)씨는 기겁했다.

“저 여자, 공개적으로 저래놓고 어디 시집이나 가겠어?” 대한민국 서울에 사는 30대 남자 김씨에게 그건 쇼킹을 넘어 눈살을 찌푸리게 하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그들에게 그건 상대를 확인하는 절차에 불과했다. 미국에 살다 왔다는 이유진(남, 22)씨는 이상하단 듯이 되물었다. “섹스도 해보지 않고 어떻게 결혼할 생각을 하죠?”

‘앞날이 걱정스럽던’그 여자는 미국에서 인기가도를 달리며 <서바이벌 천생연분>에 캐스팅 돼, 뭇 남자들의 구애를 듬뿍 받았다. 그 프로를 미국에 있을 때 봤다는 유은정(35)씨는 재밌다는 듯이 말했다.“그 여자의 앞날을 신경 쓴 건 한국사람들 뿐이었다. 미국 사람들은 개의치 않는 거 같았다. 게다가 남자들 앞날은 아무도 걱정하지 않았다.”

조은미 기자cool@womennews.co.kr

cialis coupon cialis coupon cialis coupon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