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오는 10월부터 민간택지에서 분양가 상한제 도입을 예고한 가운데 청약통장 가입자 수가 2500만명을 돌파했다. 사진은 재건축을 앞둔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일대의 아파트 단지ⓒ뉴시스

정부가 오는 10월부터 민간택지에서 분양가 상한제 도입을 예고한 가운데 ‘로또 청약’을 기대하는 신규 가입자 수가 크게 늘면서 전체 가입자수가 2500만명을 넘어섰다.

19일 금융결제원의 청약통장 가입현황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청약통장(주택청약종합저축, 청약저축,예금,부금) 가입자 수는 2506만1226명으로 2500만명을 돌파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국내 전체 인구인 5170만명의 절반에 육박하는 수치로 국민 2명 중 1명이 청약통장을 가지고 있다는 얘기다.

국내 청약통장 가입자 수가 2016년 1월 처음 2000만명을 넘었고 2년 7개월만인 지난해 8월 2400만명을 돌파한 데 이어 지난달 2500만명대에 진입했다. 현재 신규 가입이 불가능한 청약저축, 예금, 부금을 제외하고 청약종합저축에 새로 가입한 사람은 지난달만 9만932명이었다. 특히 서울지역은 지난달 2만명 가까이 늘어 전달보다 3배 가까이 급증했다.

현재 주택청약 종합저축은 창약저축과 청약예금, 부금을 일원화한 것으로 현재 유일하게 가입할 수 있는데 정부가 분양가 통제에 나서면서 저렴한 분양가로 내 집 마련을 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특히 서울은 7월 청약저축 신규 가입자가 1만9679명으로 6월 신규 가입자(6940명)의 3배에 달했다. 서울이 25개 구 모두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돼 분양가상한제 적용이 유력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분양가상한제가 민간택지로 확대한다는 방침에 서울지역 재건축 아파트 가격은 상승세가 둔화되고 신축 아파트 청약 경쟁이 수요가 늘며 극심해질 전망이다. 재건축 아파트는 사업이 힘들어져 가치가 떨어지는 반면 신축 아파트 가치는 올라가게 된다. 재건축도 신축도 없는 무주택자는 저렴한 분양가에 대한 기대감이 더욱 커지게 되기 때문이다.

서울 강남권 재건축, 일반 아파트 주간 변동률(단위: %) ⓒ부동산114<br>
서울 강남권 재건축, 일반 아파트 주간 변동률(단위: %) ⓒ부동산114

부동산정보업체 114가 최근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16일 기준 8월 셋째 주 서울 재건축 아파트 가격은 전주 대비 0.92% 상승했다. 반면 준공한 지 5년 이내인 서울 신축 아파트 가격은 같은 기간 0.05%올라 전주(0.01%)보다 상승률이 0.04%포인트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 투기과열지구인 서울의 아파트 평균 청약경쟁률은 6월 12.4대1에서 7월 18.1대1로 높아졌다. 또 인기 지역인 세종시는 65.3대1을 기록했다.

대표적인 재건축 아파트 중 하나인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의 경우 전용면적 84m2의 물량이 지난달 초 19억9000만원이었으나 현재 18억7000만원까지 호가가 내려갔다.

하지만 신규 아파트에 해당되는 2015년 9월 준공된 서울 대치동 래미안 대치팰리스 1단지 경우 지난달 전용면적 84㎡ 물량의 매매가가 26억원이었는데 현재 28억원에 거래되고 있다.

분양가상한제 적용이 불가피해진 강남권 재건축 단지들은 상승세가 한풀 꺾인 반면 수요가 이어지는 서울의 신축 아파트는 강세를 보이는 것이다.

청약 가점은 84점이 만점으로 부양가족수, 무주택 기간, 청약통장 가입기간으로 계산된다. 부동산 업계에선 민간 분양가상한제가 시행되면 인기 지역 평균 당첨 가점이 60점을 넘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3인 가족이 무주택 기간과 청약통장 가입 기간이 각각 15년 이상이어야 집을 얻을 수 있다는 의미다.

김은진 부동산 114 팀장은 “분양가상한제 적용 확대로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 확대에 제동이 걸리고 상승 속도를 늦추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재건축 단지들은 투자 수요가 줄면서 가격 상승세가 주춤해질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투기과열지구 내 올해 8~11월 민간택지 분양예정 아파트는 20개 단제 만2892가구로 집계됐다”라며 “HUG(주택도시보증공사)의 분양가 통제를 피해 후분양을 검토했던 분양예정 사업지들이 선분양으로 다시 선회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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