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여성들 '분홍 반짝이' 시위 ⓒ트위터 캡처
멕시코 여성들 '분홍 반짝이' 시위 ⓒ트위터 캡처

멕시코에서 경찰이 10대 여성을 성폭행하는 일이 잇따라 발생해 분노한 여성들이 시위를 벌이고 있다.

16일(현지시간) 엘우니베르살·엑셀시오르 등 멕시코 일간지에 따르면 이날 저녁 멕시코 전역에서 공권력에 의한 여성 폭력에 항의하고 정의를 요구하는 여성 시위가 열린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시위가 수도 멕시코시티를 비롯해 몬테레이·과나후아토·산루이스포토시·아과스칼리엔테스 등 멕시코 곳곳에서 열린다고 예고했다.

이번 시위는 지난 12일 멕시코시티에서 경찰에 의한 성폭력 사건이 연이어 발생하며 여성들의 분노가 폭발해 본격화됐다.

지난 3일에는 한 17세 소녀가 경찰 네 명으로부터 순찰차에서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며칠 후 또 다른 16세 소녀는 도심 박물관에서 경찰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밝혔다.

박물관 성폭행 용의자는 체포됐다. 그러나 순찰차 사건과 관련해서는 아무도 처벌받지 않아 여성들의 공분을 샀다.

250여 명의 여성은 멕시코시티 거리로 나와 '정의'를 외치며 지난 12일 행진했고 멕시코시티 검찰청 건물의 유리를 부수는 등 시위가 과격해지기도 했다.

논란이 거세지자 클라우디아 세인바움 멕시코시티 시장은 수사가 진행되는 동안 연루 의혹이 있는 경찰 6명을 일단 정직 처분했다고 지난 14일 밝혔다.

때늦은 조치에 여성들은 “(경찰이) 나를 보호하는 대신 나를 폭행한다”는 내용의 해시태그로 저항 운동을 전파시켰다.

16일 시위 참가자들이 챙겨야 할 중요한 준비물은 ‘분홍 반짝이’다.

지난 12일 시위대가 방송 인터뷰 중이던 제수스 오르타 멕시코시티 치안장관에게 분홍 반짝이 가루를 뿌리는 모습이 카메라에 고스란히 잡히며 시위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한편 멕시코를 비롯한 중남미 국가들은 오랜 남성중심주의 문화 속에서 여성에 대한 폭력은 심각한 사회문제가 됐다. 유엔 통계에 따르면 멕시코에서는 매일 9명의 여성이 살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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