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에무라 신제품 화보 논란 “포르노 촬영 기법으로 여성 성적 대상화” 비판
슈에무라 신제품 화보 논란 “포르노 촬영 기법으로 여성 성적 대상화” 비판
  • 최연경 인턴기자(덕성여대 스페인어 전공 4학년)
  • 승인 2019.07.30 17:10
  • 수정 2019-07-30 18:0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여성 몸에 파묻힌 화장품 부각
결박당한 여성 팔에 립스틱 바르기도
슈에무라가 배우 와타나베 나오미를 모델로 세운 화장품 화보. ©슈에무라 인스타그램
슈에무라가 배우 와타나베 나오미를 모델로 세운 화장품 화보. ©슈에무라 인스타그램

일본 화장품 브랜드인 ‘슈에무라’가 공개한 신제품 광고 화보가 논란에 휩싸였다. 이번 화보에서 쓰인 촬영 기법이 소위 ‘포르노’에서 자주 쓰는 촬영 기법이라는 지적이 나오면서다. 일각에서는 “여성의 몸을 성적 대상화했다”는 비판하고 있다.

슈에무라는 인기 배우 와타나베 나오미와 협업한 신제품 라인 ‘나오미 for 슈에무라 컬렉션’ 출시를 앞두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타그램에 광고 화보 사진을 올렸다. 사진은 일본 유명 광고 비주얼 아트 디렉터인 요시다 유니가 맡았다. 독특한 콘셉트로 광고 사진을 찍는 것으로 알려진 요시다는 이번 화보에서 와타나베의 가슴과 엉덩이, 팔뚝 부위에 화장품을 올려놓고 유리판으로 신체 부위를 압박한 모습을 화보로 담았다. 화보에서 슈에무라 화장품은 와타나베의 살에 파묻혀 강조된다.

일본 매체 ‘겟뉴스(get news)’ 와 ‘잇 미디어(it media)’는 이번 슈에무라 광고에 대해 일본 현지의 반응이 엇갈린다고 보도했다. 일부 누리꾼들은 ‘슈에무라에 질려 버렸다, 만원 전철에서 짓눌린 여성에게 영감을 받은 것인가?’, ‘성적이고 무례하다’, ‘여성의 가슴으로 상품을 누르다니, 여성 혐오가 아니고 무엇이냐’며 광고를 비판했다. 팔뚝을 이용한 화보 사진 까지는 재치 있었지만, 엉덩이와 가슴을 이용한 사진은 너무 ‘과하다’는 평가다. 여성의 특정 신체 부위를 유리로 압박해 강조하는 촬영 방식이 포르노 촬영에서 자주 사용하는 방식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매체는 일각에선 ‘창의적이다’, ‘귀엽고 유머러스하다’라는 긍정적인 반응도 있다고 전했다. 나이키가 런던에서 선보인 ‘플러스 사이즈 마네킹’ 처럼 다양한 몸의 모습을 긍정하는 ‘보디 포지티브’(Body Positive) 관점에서 광고가 만들어졌다는 주장이다. 화려한 패션과 화장으로 유명한 와타나베 나오미는 일본에서 보디 포지티브의 아이콘으로 알려져 있다.

모델의 손을 결박하고 촬영한 슈에무라 립스틱 화보. ©슈에무라 인스타그램
모델의 손을 결박하고 촬영한 슈에무라 립스틱 화보. ©슈에무라 인스타그램

 

그러나 슈에무라 광고가 잇따라 여성의 성적 대상화 논란에 휩싸이면서 비판의 목소리가 뜨겁다. 슈에무라는 앞서 ‘로즈 립스틱’ 광고로도 논란의 중심에 섰다. ‘로즈 립스틱’ 화보는 붉은 색 밧줄로 결박 당한 여성의 팔에 여러 색깔의 립스틱을 칠해 발색을 보여주는 구도다. 이 화보에 등장하는 결박 역시 가학적 성관계를 뜻하는 ‘BDSM’에서 사용하는 결박 방식이다. BDSM이란, 속박(Bondage)·훈육(Discipline)·사디즘(Sadism)·마조히즘(Masochism) 등 극단적 성애를 뜻한다.

일본 내 이러한 반응은 최근 한국에서 벌어진 광고 논란과는 사뭇 다른 양상이다. 한국 배스킨라빈스는 신제품 광고가 아동을 성적 대상화 한다는 논란에 휩싸이자 해당 광고 영상을 삭제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방송심의소위원회는 지난 7월 24일 해당 광고에 어린이를 대상으로 부적절한 표현이 있다고 봤다. 해당 광고를 내보낸 방송사는 제제할 것으로 가능성이 커졌다.

여성환경연대 안현진 활동가는 슈에무라 광고에 대해 “이번 광고 이전에도 여성 모델을 결박한 광고 화보를 내보내는 등 포르노그라피 방식을 많이 사용했다”며 “결박의 경우, 여성 성상품화와 ‘미투’ 논란이 일었던 사진작가 ‘아라키 노부요시’와 맥락이 비슷하다”고 지적했다. 아라키 노부요시는 옷을 벗은 여성을 밧줄로 묶어 표현한 사진으로 유명한 작가다. 세계적 명성을 얻었지만 그의 작품은 여성을 성적 대상화했다는 비판도 받았다. 지난해에는 15년간 그의 모델로 일한 엔도 카오리씨가 보수도 제대로 받지 못했고, 원치 않는 노출을 해야 했다는 피해 사실을 알리며 미투(Metoo)를 외쳤다.

안 활동가는 “광고는 여성의 몸을 어떤 방식으로 취급하는지에 대한 우리 사회의 인식을 드러낸다”며 “매스미디어가 광고를 전달할 때 사람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는지에 대해 생각해야 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잇따라 불거지는 광고 내 여성혐오 논란에 대해 “소비자가 더 이상 여성을 성적 대상으로 소비하는 광고를 원하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사회와 미디어가 인식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장기적으로는 소비자들의 문제제기가 광고와 사회 인식을 변화시킬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기사가 마음에 드셨나요?

여성신문은 1988년 창간 이후 여성 인권 신장과 성평등 실현을 위해 노력해 온 국내 최초, 세계 유일의 여성 이슈 주간 정론지 입니다.
여성신문은 여성들의 더 나은 삶을 위해 여성인 '안전, 사회적 지위, 현명한 소비, 건강한 가족'의 영역에서 희망 콘텐츠를 발굴, 전파하고 있습니다.
저희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좋은 기사 후원하기를 해주세요.
여러분의 후원은 여성신문이 앞으로도 이 땅의 여성을 위해 활동 할 수 있도록 합니다.

여성신문 좋은 기사 후원하기


※ 소중한 후원금은 더 좋은 기사를 만드는데 쓰겠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신기사
  •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 50 (3가 222번지) 골든브릿지빌딩 1층, 9층
  • 대표전화 : 02-318-9300
  • 청소년보호책임자 : 신준철
  • 제호 : (주)여성신문사
  • 사업자등록번호 : 214-81-03304
  • 대표이사 : 김효선
  • 발행·편집인 : 김효선
  • 여성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19 여성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admin@wome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