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덤채팅앱 규제 손놓은 정부 대신 기업이 나섰다
랜덤채팅앱 규제 손놓은 정부 대신 기업이 나섰다
  • 진주원 기자
  • 승인 2019.08.01 10:10
  • 수정 2019-08-01 13: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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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재환 원스토어 대표
통신3사 합작 국산 앱마켓
채팅·소개팅앱 ‘청불’ 등급 지정
아동·청소년들 성폭력 심각성 반영
SKT 사회가치팀이 문제 제기
이재환 원스토어 대표이사 /원스토어 제공
이재환 원스토어 대표이사 /원스토어 제공

 

랜덤채팅앱에 대해 정부가 규제에 손을 놓고 있는 가운데, 앱마켓인 ‘원스토어’가 청소년이용불가(이하 청불) 등급을 매겼다. 이에 따라 오는 8월 19일부터 사업자가 윈스토어에 입점해 랜덤채팅앱을 등록하려면 청불 등급으로 설정해만 한다. 공지글에는 ‘청소년 보호를 위해’서라는 설명을 달았다. 아동·청소년들을 상대로 성폭력·성매수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는 상황을 심각하다고 인식한 것이다.

원스토어는 SK텔레콤과 네이버가 함께 만든 합작회사이면서 KT, LG유플러스 등 통신3사 모두 참여하는 안드로이드폰 기반 앱마켓이다. 이같은 결정은 적극적으로 문제를 제기한 SKT 사회가치팀과, 손해를 감수하고 규제 정책을 만든 원스토어의 협력으로 이루어졌다.

원스토어의 조치는 안드로이드 앱마켓인 구글플레이가 지난 2월부터 앱에 대해 성인인증 절차를 도입한 것이 직접적인 계기가 됐다. 채팅앱들이 구글플레이의 규제를 피해 원스토어로 옮겨가기 시작한 것이다. 원스토어로서는 채팅앱들이 입점함으로써 하나의 기회가 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이같은 결정을 한 이재환 원스토어 대표이사는 인터뷰에서 “일부 랜덤채팅앱은 성매매나 음란물을 유통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만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SK텔레콤 뉴미디어전략실장, SK플래닛 디지털콘텐츠사업본부장, SK텔레콤 자회사 엔트릭스 대표 등을 역임한 모바일콘텐츠플랫폼 전문가다. 이하 일문일답.

원스토어가 랜덤채팅앱을 청소년이용불가 등급으로 바꾼 취지는 무엇인가.

“앱마켓은 기본적으로 오픈마켓이기에 정당한 사유가 없는 한 우리는 사업자가 앱을 유통을 하겠다고 하면 시켜줘야 한다. 그런데 랜덤채팅앱 자체는 유해한 것을 담고 있진 않다. 그러나 여러 정황상 오용되고 활용되는 면이 분명히 있다는 것을 알고 있고, 사회적으로도 문제가 많이 되고 있다. 이를 아는 상태에서 계속 유통되는 게 바람직하지 않고 그 자체가 저희 추구하는 가치와 맞지 않다.”

어떤 가치를 추구하나?

“SKT를 포함해 통신 3사의 공동사업이다. 통신사는 공공기관은 아니지만 전국민이 사용자이고, 어느 정도 공공성을 갖고 있어서 공공, 사회, 국가에 문제가 될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공공의 이익을 보호해야 한다.”

랜덤채팅앱 규제를 요구하고 있지만 정부는 사실상 방치하고 있다. 기업 입장에서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는 근거가 있나?

“앞서 말했듯 랜덤채팅앱 자체가 문제가 되진 않지만, 실제 그렇게 쓰이고 있고, 의도하고 만든 게 아닌가 의구심도 든다. 그냥 만들었는데 규제를 받게 된 피해자도 있겠지만, (상당수는) 악용되는 것을 노리고 처음부터 의도적으로 만든 게 아닌가 추측이 가능하다. 모니터링 해보니 채팅앱이 100개가 넘더라. 카카오톡 같은 많이 사용하는 일반 채팅앱도 서너개가 된다. 게다가 채팅앱을 운영한다고 해서 큰 돈이 생기는 것도 아닌데 이 정도 숫자는 약간 과한 측면 있다고 본다.”

기업 입장에서 등급 변경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고민은 없었나.

“랜덤채팅앱을 일괄적으로 ‘청불’을 하는 게 괜찮은지 고민이 있었다. 선의의 피해자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누구는 되고 안되고 공정성에 시비가 있을 수 있어서 그렇게 결정을 했다. 또 고려했던 건 매출이 좀 떨어질 거라는 우려였다. 그러나 사회적으로 더 큰 가치가 있었다.”

앱마켓의 후발주자라는 위치를 어떻게 판단하나.

“구글플레이나 애플앱스토어보다 우리가 후발주자이고 이용자도 적으니 우리가 나선다고 해서 근절되는 게 아니지 않느냐라는 효과에 의문이 있었다. 그러나 누군가 따라서 하든 안 하든 우리는 하자고 결정했다. 또 우리의 결정으로 해외 업체에 미칠 파급효과도 기대한다. 후발이지만 선발 사업자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희망도 갖고 있다. 또 사회적 가치에 반하는 부분에서는 무리가 따르더라도 보다 단호하게 대응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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