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년 동기 대비 30% 증가

육아휴직 급여 상한액
250만원까지 확대돼

노동부 “조직에 도움될 것”

남성 육아휴직자 수 증가 추이 / 고용노동부
남성 육아휴직자 수 증가 추이 / 고용노동부

경기도 수원에 사는 A씨는 둘째가 태어난 후 육아휴직을 시작했다. 첫째 아이가 태어났을 때는 자연스럽게 아내가 출산휴가와 함께 1년의 휴직을 했다. 둘째가 생기고 아내는 또 다시 1년의 육아휴직을 냈다.

A씨 부부는 아내의 육아휴직이 끝나면서 고민에 빠졌다. 아이가 하나일 때는 가능했던 맞벌이 생활이 아이가 둘이 되자 더 이상은 감당하기 힘들다는 것을 깨달았다. A씨는 휴직 전 회사에서 인정받았던 아내가 또 휴직을 하게 되면 승진에서도 밀리게 될 것이고, 어느 정도의 경력을 쌓은 아내에게 또 휴직을 연장하라고 하는 것은 욕심이라는 죄책감도 들었다.

A씨는 자신의 휴직이 아이들과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생각에 휴직을 결심했다. 쉼 없이 앞만 보고 달려왔지만, 정작 아이들의 어린 시절을 함께 해주지 못해서 아쉽고 안타깝다는 육아 선배들의 조언이 가장 결정적인 이유가 되었다.

7월 28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민간 부문 육아휴직자 5만3천494명 가운데 남성은 1만1천1080명으로, 20.7%를 차지했다. 지난해 같은 시기와 비교해 30.9%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 민간부문의 전체 육아휴직자 또한 5만3494명으로 지난해 같은 시기 5만87명와 비교해 6.8% 증가했다.

그러나 여전히 대기업이 사업장에 속한 사람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한계다. 기업 규모별로 보면 남성 육아휴직자 가운데 300인 이상 사업장에 속한 사람은 6천285명으로, 56.7%를 차지했다. 300인 미만 사업장에 속한 사람은 4795명으로 43.3%를 차지했고, 작년 동기 40.8%보다 소폭 올랐다.

남성 육아휴직자의 증가는 부모가 함께 육아에 참여하는 분위기가 확산된 데다 육아휴직 기간의 소득대체율이 높아진 결과라고 고용부는 분석했다.

기업 규모별로 보면 올해 상반기 남성 육아휴직자 수는 ‘10인 미만 기업’에서 전년 동기 대비 51.2%, ’10인 이상~30인 미만 기업‘에서 40.3% 각각 증가했다. 소규모 사업장에서 남성 육아휴직이 확산되고 있다는 뜻이다.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제도는 300인 미만 사업장을 중심으로 확산 속도가 빠르다. 올해 상반기 민간 부문의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이용자는 2759명으로, 지난해 상반기(1986명)보다 38.9% 증가했다.

전반적으로 중소기업에서 이 제도를 활발히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이용자 중에서 300인 미만 기업에 종사하는 근로자 비율이 76.4%에 달했다.

노동부 집계는 고용보험의 육아휴직급여 수급자로, 공무원과 교사 등 고용보험 미가입자는 포함하지 않는다.

노동부는 남성 육아휴직자가 증가하고 한 아이에 대해 부모 모두가 육아휴직을 사용하는 경우가 늘어난 것은 특히 2014년 10월에 도입한 ‘아빠육아휴직보너스제’의 육아휴직 급여 상한액을 지속적으로 인상했기 때문으로 봤다.

2017년 7월 이전에는 모든 자녀의 출생 시 150만원을 지급했으나 2017년 7월에는 첫째 자녀 150만원, 둘째부터 200만원으로 인상했다. 2018년 7월 모든 자녀 200만원, 2019년 1월에는 자녀를 대상으로 250만원으로 늘었다.

송홍석 노동부 통합고용정책국장은 “육아휴직자, 특히 남성 육아휴직자가 꾸준히 증가하는 것은 맞돌봄 문화가 퍼지고 있다는 신호다”라며 “아빠 육아휴직 사례를 보면 육아휴직을 통해 가족의 유대감을 확인하고, 직장에서도 여성 동료들과 원활한 소통을 할 수 있어 남성 노동자와 조직 모두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또 배우자 출산휴가 및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기간 확대를 골자로 하는 ‘남녀 고용 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국회에 계류돼있는 것과 관련해 “법개정안이 통과되면 제도적 뒷받침이 강화되어 아이를 키우는 노동자에게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송 국장은 덧붙였다.

아빠의 달 육아휴직 급여 지원 ⓒ뉴시스·여성신문
아빠의 달 육아휴직 급여 지원 ⓒ뉴시스·여성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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