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신증권, 사내PT대회 논란…노조 “직장 내 괴롭힘” vs 회사 “역량강화”
대신증권, 사내PT대회 논란…노조 “직장 내 괴롭힘” vs 회사 “역량강화”
  • 조혜승 기자
  • 승인 2019.07.27 15:50
  • 수정 2019-07-29 13: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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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대신증권지부는 25일 서울 중구 대신증권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본사에서 진행하려는 프레젠테이션(PT)대회를 즉각 철회해야 한다고 요구했다.ⓒ사무금융노조

대신증권 노사가 지난 25일부터 열린 사내 프리젠테이션(PT)대회를 두고 갈등이 커지고 있다. 노조 측은 사측이 행사 진행을 강행하자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 위반으로 강력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대신증권지부는 25일 서울 중구 대신증권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본사에서 진행하려는 PT대회를 즉각 철회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본사가 인사명령이나 연수명령도 아닌 사내 행사임에도 저성과자를 공개한 뒤 사내 PT대회를 열고 망신주기와 징계하는 방식으로 직장 내 괴롭힘을 자행했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노조는 경영진이 이번 PT행사를 철회하지 않을 경우 민주노총 법률원, 사무금융 노조와 법적 조치를 포함한 강력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다음주 중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 진정할 예정이다.

노조에 따르면, 대신증권 경영진이 지난 17일 자산관리(WM) 사업단 주최로 ’자산관리(WM) 액티브 PT 대회’를 25일부터 전직원을 대상으로 진행하겠다고 공문을 발송했다. 이 시기는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이 시행된 지 다음 날에 해당한다.

PT대회의 대상 직원 명단을 보면, 전체 430명 직원 중 본사에서 영업점으로 나온 지 6개월이 된 영업직원을 포함해 전략적 저성과자인 125명으로 특정했는데 이는 저성과자에 대한 인권 유린이라는 것이 노조 측 주장이다. 각 지점장이 지점 회의 시간을 통해 PT대회 대상자들을 ‘금융수익’, ‘오프라인수익’ ‘활동성 지표’ 등 선정기준에서 점수가 낮은 이들을 선정했다고 밝혔다는 것이다.

여기에 노조가 특정된 125명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자 사측이 참가 대상을 전 직원으로 바꾼 점이 사측이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하는 행위라는 것을 인정했다는 것이 노조 측의 판단이다.

게다가 인사명령이나 연수명령이 아닌 사내 행사임에도 명단을 공개해 참석을 강요했는데, 이는 사측이 주장하는 PT대회 공문 어디에도 반드시 참여해야 한다는 구절이 없다고 노조는 주장했다. 공문 자체에 ‘참여 직원’임을 명시해 대상자로 선정됐다고 반드시 출석해야 하는 사안이 아님을 사측이 공문에서 명확히 명시했다는 것이다.

이에 노조는 이번 행사가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된다고 보고 지난 17일 사측에 선정 기준에 대해 답변과 행사를 철회할 것을 요구했지만 사측은 22일에서야 대상 직원을 125명에서 임원 포함한 전직원으로 확대해 대회를 강행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노조 측은 “경영진은 직장 내 괴롭힘 발생 사실을 인지한 경우 지체없이 그 사실 확인을 위한 조사를 실시해야 하지만 제대로 된 조사를 실시하지 않았다”라고 주장했다. 이는 근로기준법 제76조의 2를 위반했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또 “직장 내 괴롭힘과 관련해 피해근로자 등의 의사에 반하는 조치를 해서는 안 된다는 근로기준법 제76조의 3의 3항을 위반했다”고 했다.

이에 대해 회사 측은 “현재 WM사업단에서 추진 중인 PT대회는 영업직원의 참여를 통해 프리젠테이션 역량의 향상과 고객관리,상품판매 우수사례 및 아이디어를 공유해 고객 상담 능력 향상을 위한 직원역량 강화가 목적”이라고 정면 반박했다. 상품을 소개해야 하는 영업직원에게 브리핑과 PT능력이 중요하기 때문에 필요한 역량 강화를 위해 PT대회를 추진했다는 입장이다. PB로서 갖춰야 할 역량 강화를 위한 기회를 ‘직장 내 괴롭힘’이라고 몰고 가는 것은 고객 자산을 관리하는 직원으로서 책임을 방기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는 얘기다.

회사 관계자는 이어 “처음부터 전직원을 대상으로 했다”라며 “잘하는 직원의 노하우를 보고 습득시키기 위해 만든 자리로 노조 측이 125명 저성과자라고 주장하는데, 그중 70%는 성과를 받는 분들"이라고 강조했다.  또 네 차례 진행하는데 전체 인원의 1/4 인원이 저성과자라는  주장은 앞뒤가 맞지 않고 의심스럽다는 것이다.

PT대회 자체도 10분밖에 안 되고 새벽 등 업무 시간 외에 하는 것이 아닌 업무 향상을 위해 하는 것으로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업계에 따르면 대신증권은 올 하반기 ‘대신증권 WM액티브 PT대회’를 진행할 계획이었다. 이날 1회차는 진행됐으며 향후 4회차에 나눠 진행된다. 2~4회차 세부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는 상태다.

한편 직장내 괴롭힘 금지법은 지난 1월 15일 근로기준법 개정을 통해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한 내용이 법률이 최초로 규정돼 지난 16일 시행된 법안이다. 해당 법은 직장 내 사용자나 근로자가 직장 내 지위 또는 관계 등 우위를 이용해 업무상 적정 범위를 넘어 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 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 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 등을 방지하는 것이 목적이다. 하지만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에 대한 고용노동부의 매뉴얼 내 사례는 50여개에 그쳐 기준이 불분명해 혼란스러울 것이란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법 시행 후 첫 논란인 만큼 이번 사건이 증권가에 불어닥친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한 기준을 세울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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