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문제 다룬 다큐 ‘주전장’
27명의 다양한 입장 담은 공방전
근거 없는 일본 극우 주장 고스란히
국제적인 여성 인권 문제로 재조명

ⓒ시네마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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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군‘위안부’ 문제를 부정하는 일본 극우 세력들을 비판한 다큐멘터리가 한국 관객을 찾았다. 일본계 미국인 미키 데자키 감독의 다큐멘터리 ‘주전장’이다.

‘주전장’은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관해 진실을 찾아가는 공방전이다. 인권단체 관계자부터 일본 극우 인사들, 법학자들 등 한·중·일을 오가며 담아낸 27명의 단독 인터뷰를 통해 ‘위안부’를 둘러싼 다양한 입장을 보여준다. 감독은 내레이션을 통해 크게 두 가지로 갈리는 주장을 논리적으로 따지고 해설한다. 물론 그 두 가지 입장은 크게 위안부를 문제 삼는 사람들과 위안부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사람들의 주장이다.

영화 중반 이후 그는 결국 일본군 위안부 자체를 부정하는 쪽이 논리적으로 틀렸음을 증명해낸다. 특히 인터뷰이의 이중 잣대를 포착하는 순간은 우스꽝스럽지만 진지하다. 코미디 요소를 뛰어넘더라도, 이 영화는 평소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의 입장과 한국 사람으로서 이 문제를 배워온 관객에게 새로운 관점을 접할 기회로 다가온다.

ⓒ시네마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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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부터는 위안부 문제를 국제적인 여성 인권 문제로 재조명한다. 특히 역사적 과오를 덮으려는 일본 의회의 성인지 수준을 꼬집는다. “일본 의회는 성평등 교육, 남녀 공동 사회 참여에 대해서 반대하고 있다”라거나 “전쟁 전까지만 해도 여성의 인격은 존중되지도, 존재하지도 않았다”라는 일본인 인터뷰이들의 말을 통해 전한다. 또한 일본의 ‘전쟁과 여성에 대한 폭력’이라는 리서치 액션 센터의 관계자나 과거 민족주의자였다가 전향했다고 고백한 사람의 인터뷰 등도 실었다.

국제 사회에서 성폭력 경험을 드러내야 했던 위안부 피해 여성들의 심정은 영화 끝에 고 김학순 할머니의 증언 영상으로 느껴진다. 이것이 ‘주전장’이 냉철하고도 따뜻하게 ‘일본군’ 위안부 피해 여성을 위로하는 방법이다. 121분. 25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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