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소비자의 마음 읽기] 소비자들이 짝퉁을 찾는 이유는?
[여성 소비자의 마음 읽기] 소비자들이 짝퉁을 찾는 이유는?
  • 구혜경
  • 승인 2019.07.25 08:20
  • 수정 2019-07-24 19: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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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거리에 수입산 자동차가 흔하디 흔하다. 예전에는 한 대만 지나가도 입이 떡 벌어질 만큼 희소한 자동차 브랜드였던 것 같은데, 이제는 서너대 건너 한 대 꼴로 명품 자동차가 지나다닌다. 가방이나 신발, 벨트, 지갑 등 흔히들 명품이라 알려진 브랜드의 상품을 가지고 다니는 사람들도 눈에 많이 띈다. 예전과 달리 여러 분야의 명품들이 존재하고, 주변에서 흔히들 접하게 된다.

어떤 사람이 가진 가방이 진품인지 짝퉁(가품)인지 어떻게 알까? 사실 명품 감정사도 아니고 쉽게 구분하기 어렵다. 그래서 그 사람이 평소에 무엇을 입고, 무엇을 들고 다니는지, 어떤 취향을 가졌는지, 어디 사는지, 어떤 차를 타는지 혹은 어떤 직업을 가졌는지 흔히 말하는 사회경제적 지위에 따라 진품 혹은 가품일 것을 추측하게 된다. 그래서 비가 오는 날 가방을 끌어안고 뛰면 그 가방은 진품이고, 가방으로 머리를 가리고 뛰면 그 가방은 짝퉁이라고 진품과 짝퉁을 구분하는 방법에 대한 우스개 이야기가 있었다.

동남아 지역으로 여행을 가는 소비자들이 정보를 얻는 사이트에는 특정 시장에서 짝퉁 가방을 ‘잘’ 살 수 있는 노하우를 알려달라는 글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짝퉁 중에도 좋은 상품을 구하는 방법이나 가격 흥정을 잘 할 수 있는 방법 등 말이다. 어쨌든 상당히 많은 소비자들이 짝퉁 상품에 관심이 많은 것 같다. 짝퉁 시장에 대한 공식 통계는 없지만, 짝퉁 시장 규모가 최소 수백억에서 수천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다. 전통적인 가방, 신발, 의류에서 최근에는 시계, 전자제품, 화장품까지 그 품목도 다양해지고 있다.

소비자들은 도대체 왜 짝퉁을 살까?

사람마다 이유는 다양하다. 일단 ‘있어’ 보인다. 사실 우리 사회에서는 무엇을 ‘걸치고’ 있는가에 따라 타인들의 시선이나 대접이 달라지기도 한다. 그래서 다들 고가의 상품, 좋은 브랜드 상품을 가지고 싶어 한다. 그래서 비싼 명품을 구입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짝퉁을 걸치고 진짜처럼 흉내 내는 이미지가 강했다. 즉, 진품을 사는 사람과 짝퉁을 사는 사람이 구분되어 있었다는 의미다. 그런데 요즘 소비자들은 진품과 가품을 함께 가지고 있다. 어떤 사람은 스테디셀러는 진품으로, 시즌 상품은 가품으로 구매한다고 하고 또 어떤 사람은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카드지갑이나 작은 핸드백은 진품으로, 고가의 큰 가방은 가품으로 구매한다고도 한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하나라도 진품이 있어야, 짝퉁이 짝퉁으로 의심받지 않는다는 생각이 퍼져있는 것 같다. 진품과 짝퉁 모두를 가지고 골라 쓰면서 명품을 가진 사람으로 대접 받을 수 있다.

소비자들이 짝퉁에 관심이 기울이는 또 다른 이유는 가격이다. 명품 가방 하나에 수백, 수천을 호가한다. 또래의 연예인이나 워너비인 누군가가 들고 다니는 가방이나 신발에 관심이 생긴다. 그런데 사실 나에겐 그만한 돈은 없다. 있어도 ‘그 정도로 비싼’ 비용을 지불할 생각은 별로 없다. 왜냐하면 브랜드 값이지, 사실 원재료 값은 얼마 안 된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상품의 경우 가성비가 떨어지면 구매를 하지 않는다. 그런데 명품은 다른가 보다. ‘진품 같은 짝퉁’을 찾는다. 심지어 짝퉁 가방 자체의 가격도 몇 십만원에 달하는데도 싸다고 느낀다. 오히려 얼마를 더 내고서라도 ‘특A급’이나 ‘S급’ 상품을 사기 위해 노력을 기울인다. 정품 매장에 가서 진품의 실물을 확인하고, 가품과 비교해가며 좋은 짝퉁을 구한다. 그리고 주변에서 짝퉁임을 알아보지 못하면 희열을 느낀다. 더 나아가 본인의 노력과 성과에 대해 주변 사람들의 칭찬을 바란다. 실제로 칭찬 댓글도 부지기수다.

여전히 많은 소비자들이 짝퉁 상품에 계속 관심을 가지고 구매하고 있다. 개개인에게는 한두 품목일 수도 있겠다. 그런데 근본적으로 이것은 옳은 일인가? 이는 소비윤리와 관련된 것이다. 그리고 시장 전체의 차원에서는 불법적인 일이 자행되고 있는 것이다. 아주 오랫동안 지속되고 있는 일임에도 없어지지 않는 이 상황이 하루아침에 해결되지 않을 수도 있다. 다 같이 행복할 수 있는 소비 방법을 하나 하나 찾아보는 것이 필요한 때이다.

소비자라면?

소비자가 시장에서 힘이 센 것은 ‘화폐투표’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좋은 상품을 만들고, 좋은 일들을 하는 상품이나 기업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구매운동을 할 수 있고, 옳지 않은 일을 자행하는 기업이나 저품질 상품은 사지 않는 불매운동도 할 수 있다. 명품을 구매하지 말라는 것 보다는 가품을 구매하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은 분명 필요하다.

기업이라면?

가성비와 가심비를 만족하는 상품은 소비자에게 언제나 선택받을 수 있다. 가품보다는 기술과 품질을 활용해 좋은 상품을 선보이고, 판매할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필요하다. 가품임을 명백히 밝히면서 판매한다고 해서 그 행위가 정당화될 수는 없다.

구혜경. 여성신문 전문리포터로서 재능기부
충남대학교 소비자학과교수. 국내 대기업에서 화장품마케팅업무를 10여 년간 수행한 바 있다. 현재는 소비자정보, 유통, 트렌드 등에 관심을 가지고 연구하며 충남대학교 소비자학과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sophiak@c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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