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3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배우 특별전 '매혹, 김혜수' 열려

제23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배우 특별전 ‘매혹, 김혜수’ 기자회견ⓒ여성신문

배우 김혜수가 "관객에게 성별을 넘어선 존재감을 선사하고"고 싶다고 밝혔다.

김혜수는 6월 28일 오후 2시 경기도 부천 고려호텔에서 열린 제23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배우 특별전 ‘매혹, 김혜수’ 기자회견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독립운동가, 조직폭력배 두목, 금융업계 전문가 등 남성 배우의 전유물처럼 여겨졌던 캐릭터를 소화해왔다. 이에 대해 그는 “최근 10년간의 배역은 사회적인 요청, 영화계 흐름과 무관하지 않다”며 기대에 부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면서 “도전의식을 불러일으키고 다양한 시도가 당연하게 여겨지는 환경을 꿈꾼다”며 “성별을 넘어서는 존재감을 관객들에게 선사하는 배역이라면 최선을 다 할 것”이라고 다짐했

이날 신철 집행위원장은 김혜수에 대해 “블랙홀 두 개를 가진 배우다. 하나는 마성이란 블랙홀, 하나는 순수란 블랙홀이다”라고 소개했다. 그는 이어 “엔터테이너들, 배우들은 보통 대중에게 지루해지기 쉬운데 김혜수씨는 두 개의 블랙홀이 스파크를 만든다. 그걸 ‘매혹’이라고 표현했다”며 특별전 제목에 관해 설명했다.

김혜수는 “영화를 다시 꺼내보기 부끄럽지만 그 마저도 정직한 나의 과거고, 그 모든 시간의 총체가 나다. (이번 특별전이) 배우로서 부끄럽고 아쉬움이 많았던 저에게 좀 더 스스로를 대면할 수 있는 계기다. 배우로서 좀 더 솔직하게 자신을 드러낼 수 있는 그런 용기를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며 배우전을 맞이한 소감을 밝혔다.

나이 열일곱에 영화 ‘깜보’로 데뷔해 33주년을 맞이한 김혜수에게 이번 행사는 배우로서 궤적을 살펴본 시간이 됐다. 영화제 운영진 측과 함께 상영작 선정을 포함한 전 과정에 참여했다. 직업여성으로서 수십년간 한 분야를 걷는 건 어려운 일이지만, 김혜수는 겸허하게 돌아봤다.

“스스로 배우로 자극받은 시기는 20대 이후다. 배우라는 직업이 내 삶에 어떤 방향성을 줄지 전혀 가늠하지 못했던 것 같다. 매번 불만족스럽고 미흡함을 느끼는 괴로운 과정이었다. 배우로서 카타르시스를 느끼고자 하는 욕망이 나를 이끌었다” 이어 “작업하며 만난 사람들을 통해 행복을 느끼며 이 자리까지 왔다”며 배우 생활의 원동력을 동료들에게 돌렸다.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김혜수’란 이름은 매해에 신인 여성 배우들의 인터뷰에서 빠지지 않는 이름이다. ‘롤모델’과 동의어로 봐도 무방할 정도다. 그에 대해 김혜수는 “나를 지칭하지 않는 느낌이다. 그 말이 고맙기도 하지만 난 후배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꽤 괜찮거나 갖춰진 선배가 아니라는 걸 알기 때문이다”라면서도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평소 그는 후배들의 열렬한 애정에 화답해왔다. 수많은 매체 인터뷰에서 무명 배우를 포함한 신인배우 이름을 기억해둔다고 밝히기도 했으며, 각종 시상식 때마다 후배 배우들을 직접 찾아다니며 일일이 포옹하는 모습은 이미 유명하다.

반대로 ‘후배’로서 김혜수가 선배들을 보며 배운 점도 언급했다. 그는 “김혜자 선생님을 비롯해 이름을 함부로 거론하기 어려운 대선배님들에게는 통찰과 직관, 이해가 안 될 정도의 순수함이 함께 느껴진다”면서 배우로서 순수함을 잃지 않겠다는 신념을 밝혔다.

김혜수가 참여한 이번 특별전은 내달 7일까지 부천시 일대에서 열리는 제23회 부천국제영화제에서 만날 수 있다.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