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듀테크포럼 – 공부의 모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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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용 웹툰은 왜 하시는 건가요?

어린이 웹툰을 찾고 모으고 만들고 서비스를 하다 보니 관심을 보이는 분들에게 이런저런 질문을 받게 된다. 꽤나 다양한 질문을 받다 보면 이전에 비해 어린이 웹툰에 대한 관심이 점차적으로 높아지고 있다는 걸 실감한다. 그 중에서 가장 자주 받았던 질문, 부모님들이 제일 궁금해하는 질문들을 정리를 해보면 다음과 몇 가지이다.

첫 번째, 어린이 웹툰을 하려면 꼭 교육적이어야 하나요?

이 질문은 어린이 웹툰을 하고 싶어 하는 작가분들이 많이 하는 질문이다. 질문의 주체는 작가들이지만 부모님들의 입장에서도 알아 두면 도움이 될 것이다.

'교육적' 이라는 말 자체가 애매하기는 하지만, 두 가지 관점에서 설명이 가능하다.

우선 '어린이 웹툰=학습만화' 라는 공식이 성립이 될 정도로 아직까지는 학습 발달을 목적으로 하는 내용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아이들이 재미있는 웹툰을 통해 자연스럽게 수학, 과학, 역사, 언어 등의 학습에 필요한 지식을 얻을 수 있으니 어린이 웹툰이 지니는 긍정적 기능이다.

하지만 어린이 웹툰이라고 해서 반드시 학습 발달을 위한 교재가 되어야 할 필요는 없다. 우리가 생각하는 '교육적'이란 개념은 아이들이 성장하는데 있어서 도움이 될 수 있는 무언가를 느끼고 깨닫고 얻는 것을 제공한다는 의미도 지니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보자면 웹툰 속 인물들의 모습을 통해 사람들과 어울리는 올바른 태도나 소통의 방식을 익히기도 하고 어려운 상황을 헤쳐가는 내용을 보면서 함께 협력하거나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터득하도록 도움이 되는 것도 중요하다. 무엇보다 그런 과정을 통해 아이들이 자신의 생각을 키우고 긍정적 에너지를 지닐 수 있도록 꿈과 희망의 메세지를 함께 전하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 가족 드라마로서 교육적 효과도 높았던 어린이 웹툰 ‘검정 고무신’의 일부 ©아이나무 >

두 번째, 어린이 웹툰이니 특별한 규제사항들이 있나요?

사실 어린이 웹툰뿐만이 아니라 모든 콘텐츠에는 지켜야 할 규제사항들이 꽤 많이 있다. 다만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니 규제사항에 대해 엄격하게 하려고 스스로 더욱 신경을 쓰기도 하고 규제사항이 아니더라도 아이들에게 해가 되는 것은 없는지 항상 더 챙기거나 연구를 해야 한다.

가이드는 꽤 많은 내용을 포함하고 있지만 가장 포괄적이고 일반적인 기준 몇 가지만 제시한다면

 

- 평등한 지위를 가진 인간을 자의적인 기준으로 차별하거나 폄하하는 내용

- 모든 형태의 성희롱, 성적 괴롭힘을 비롯한 성적 묘사

- 역사 속 사실이 아닌 역사상의 사건, 실존인물 등을 왜곡한 내용

- 특정 인종에 대한 적대감을 드러내는 배타주의적 인종차별

- 범죄적인 방법 및 범죄 행위를 구체적으로 묘사/표현한 내용

- 사치심, 사행심을 조장할 우려가 있는 내용

- 신체적/정신적 장애를 가진 경우를 비하하거나 차별하는 내용

 

등은 포함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그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대사인데 가이드 중에는

 

- 텍스트가 그림과 명확하게 구분되도록 하여, 어린이가 해당 내용을 정확히 읽고 이해할 수 있어야 함

- 어린이의 흥미와 호기심에 영합하기 위하여 부당하게 과장 또는 왜곡함이 없이 사실을 정확하게 인식할 수 있도록 묘사/표현해야 함

 

등의 기준이 제시되어 있고, 학습만화의 경우에는

 

- 타겟 학년의 교육과정에 맞는 내용의 콘텐츠가 되어야 함

- 학습 주제에 대해 명확히 인지할 수 있도록 웹툰 내 충분한 설명이 포함되어야 함

 

등의 기준이 제시되어 있다. 물론 모든 기준에는 세부적인 항목들이 하위 기준으로 포함되기도 한다.

이처럼 어린이 웹툰도 그 준비나 과정을 살펴보면 아이들에게 최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올바른 가치를 제시하기 위한 많은 연구와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는 셈이다.

과학지식을 전달해 주는 웹툰. 충분한 설명이 포함되어 있음 ©아이나무
< 과학지식을 전달해 주는 웹툰. 충분한 설명이 포함되어 있음 ©아이나무 >

세 번째, 우리 아이가 웹툰 작가가 되고 싶어 하는데 무엇이 필요한가요?

이런 질문을 받으면 요즘은 부모님들이 아이들의 꿈에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들어 참 많이 반갑다. 예전에는 주로 아는 분들을 통해 질문을 부탁하시는 분들이 많았는데 요즘은 전시장에서 행사를 하고 있으면 아이 손을 잡고 찾아 오던가 회사로 전화를 하거나 직접 방문을 해봐도 좋은지 물어보는 분들도 꽤 있는 편이다.

일단 웹툰 작가가 되려면 가장 필요한 것은 그림 실력이 아니겠냐고 생각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물론 그림에 재능이 있다면 필요한 조건을 하나 갖춘 셈이니 좋은 일이다. 하지만 그것이 가장 중요한 조건이라고 말하지는 않는다. 저마다 차이는 있을 수 있겠지만 웹툰 작가가 되기 위한 그림은 재능이 아니라 노력만 있다면 충분히 갖출 수 있다.

그렇다면 가장 먼저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첫 번째로는 '창의성'을 꼽고 싶다. 웹툰은 이야기와 그림이 어우러진 창작의 결과물이다. 창의성을 통해 남들이 생각하지 못한 이야기를 만들어 내고 그에 가장 어울리는 장면으로 그려낸다. 그것이 늘 새로운 이야기나 새로운 장면일 수는 없겠지만 같은 이야기와 같은 장면이라도 표현하는 사람에 따라 달라진다. 그것이 웹툰이 가진 매력이기도 하고 웹툰을 만드는 작가의 힘이다. 창의성을 키우는 데는 다양한 직, 간접적 경험과 호기심만큼 좋은 것도 없다. 만약 아이가 웹툰 작가가 되고 싶어 한다면 어려서부터 부모님의 손을 잡고 많은 곳을 여행하고 많은 것을 함께 이야기 나누며 아이가 가진 호기심에 관심을 기울이고 그것을 풀어가는 기회를 충분히 제공할 수 있다면 아이는 알아서 자신만의 창의성을 키울 수 있을 것이다.

결국 아이가 경험하는 여행과 체험은 웹툰을 위한 수 많은 이야기의 소재를 제공해 줄 것이고, 그 때 마다 휴대하기 좋은 노트와 연필 한 자루를 들고 그 추억들을 그림으로 담아낸다면 반드시 특별한 미술 교육이 아니더라도 손에 익은 자연스러운 자신만의 그림을 지니게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어린이 웹툰은 왜 하시는 거예요?' 라는 질문이다.

이 질문은 순수하게 생각하면 이 일을 선택한 이유를 묻는 단순한 질문처럼 보일 수도 있겠지만 전후 대화를 통해 그 안을 들여다보면, 가장 큰 의미는 ‘어린이 웹툰이 사업적으로 돈이 되나요?’라는 의미가 대부분인데 나는 이렇게 답을 하곤 한다.

세상에는 그 존재만으로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 반드시 필요한 일과 역할이 존재한다고 믿는다. 물론 사업을 하는 입장이니 수익을 전혀 생각하지 않을 수 없고 일이 잘 되기 위해서는 적절한 타이밍이 필요하다. 하지만 그런 것들을 따지기 이전에 누군가 그 일과 역할을 해야 한다면 내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도 나의 선택이 옳았음을 스스로 믿을 수 있도록 어린이 웹툰을 접하는 많은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의 긍정적인 에너지를 전하는 지킴이가 되고자 한다.

서범강

아이나무 사업총괄이사. 꿈과 희망이라는 단어에 인생을 걸고 있는 콘텐츠 제작자이자 사업가이다. 콘텐츠를 통해 과거, 현재, 미래의 세대를 연결하고, ‘나의 작은 시도가 세상을 따뜻하고 행복하게 만드는 데 변화를 줄 수 있다면 내 생은 의미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자 아빠이다.

사진_서범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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