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 음식·도시락 포장재 등
넘쳐나는 일회용 플라스틱
정부는 엄격히 규제하고
소비자는 일상 돌아봐야

‘플라스틱 프리 챌린지’는 일회용 컵 대신 텀블러를 사용하는 등 일상 속 작은 실천으로 플라스틱 사용을 줄여나가는 운동이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카페 등에서 음료를 구매할 때 일회용 컵 대신 텀블러를 사용하면 할인해준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요즘 기온이 6월 답지 않게 30도를 오르내리고 있다. 지난해처럼 무서운 더위가 오는 게 아닌지 걱정스럽다. 45억년에 달하는 지구 역사를 24시간으로 압축한다면 인류는 오후 11시 45분경 등장한다. 인류가 출현한 이후 지구 환경은 가장 급속도로 변하고 있다.

지난 3월 3일 미국 CNN이 보도한 경북 의성군 ‘쓰레기 산’이 대표적인 방치 폐기물이다. 2008년 2000톤(t) 규모의 폐기물 처리 허가를 받았던 이 업체는, 허가량의 80배가 넘는 17만2000t 규모의 폐기물을 그대로 적재해두었다고 한다. ‘설악산에서 한라산까지 쓰레기 산’이란 기사를 읽으면서 우리가 지금까지 살아온 것이 스스로 무덤을 파는 행위는 아니었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한 대형 편의점의 자체 커피 브랜드의 음료 판매량이 연간 1억잔에 달한다고 한다. 여기서 나오는 종이컵을 쌓을 경우 세계 최고봉인 에베레스트(약 8848m)의 1130배 높이에 해당 한다. 비닐 플라스틱 등을 소각으로 인한 대기오염물질을 날마다 배출하고 있으면서도 정부는 일상에서 만들어내는 비닐류 쓰레기의 원인을 제거하는데는 뒷짐을 지고 있는 것 아닌가. 국민 5000만 중 줄 잡아 하루에 4000만명 비닐 포장된 물건을 세 개씩만 쓰고 버린다 해도 1만2000개 아닌가.

지난 4월 나무 심기 행사에 갔다가 배달 도시락을 먹었는데 밥과 국 그리고 7가지 반찬이 따로 뚜껑이 덮여있는 플라스틱으로 포장돼 있었다. 한 사람이 한 끼 밥을 먹는데 플라스틱 쓰레기가 18개가 나왔다. 거기에다 반찬이며 밥을 남기는 사람이 있어 이 또한 쓰레기가 되고 있었다. 지난 어버이날에는 딸이 회 초밥을 사왔는데 거기에도 밥과 메밀 국수, 뚜껑 있는 반찬 3가지 도합 열 개의 플라스틱 쓰레기를 배출해야 했다. 이 뿐만 아니다. 우리가 먹고 쓰는 생활용품 대다수가 비닐과 플라스틱으로 포장되어 있다.

우리 정부는 2030년까지 온실가스를 배출전망치(BAU) 대비 37%까지 줄이겠다고 국제사회에 약속했다. 하지만 이렇게 소각해야 할 쓰레기량을 줄이는 방법은 찾지 않은 채, 어떻게 10년 안에 온실가스를 감출할 수 있을 지 알 수가 없다. 최근 들어서야 백화점이나 대형마트(매장크기 165㎡ 이상)의 에서 비닐봉지 사용을 금하고 있지만 그 정도로는 안 된다.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기 위해서는 전체 업소의 비닐봉지 사용을 엄격히 막아야 한다. 독일처럼 누드마트를 장려하고 환경보호에 앞장서는 기업에는 세제 혜택이라도 주는 강력한 정책이 필요하다.

소비자도 일상 생활에서 비닐봉지, 일회용 그릇을 얼마나 사용하는지 되돌아보고 한번 쓰고 버리는 행위는 이제 멈춰야 한다. 그것이 우리가 사는 길이기 때문이다. 전통시장에서 공짜로 준다고 아무런 책임감 없이 한번 쓰고 버리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미세먼지로 하늘이 어두워질 때 우리는 무슨 생각을 하는가. 중국 탓 만 할 것이 아니라 우리 스스로 먼저 일상을 돌아봐야 한다.

2010년 37만4600t이었던 전국 폐기물 배출량이 2016년 42만9100t으로 14.5% 늘었다. 이렇게 하루가 다르게 쌓여만 가는 쓰레기는 우리의 손이 만들어내는 화이다. 그 대가는 질병과 온난화로 올 수 있다. 우리는 누구나 함께 길을 가는 나그네다. 우리 모두를 위해 온난화를 막고 공해를 줄이는데 팔을 걷어 붙이고 묵묵히 실천하길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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