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성공학기술인협회,
‘이공계 여성의 산업현장
일자리 확대방안’ 포럼 개최
여성인력 양성에서 활용으로
패러다임 전환 해야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이공계 여성의 산업현장 일자리 확대방안’ 토론회가 열려 참석자들이 주제발표를 듣고 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이공계 여성의 산업현장 일자리 확대방안’ 토론회가 열려 참석자들이 주제발표를 듣고 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이공계 여성 인력이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지만 정작 보직 비율은 취업률의 절반도 안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경력단절 예방을 위해 직장 어린이집 등 인프라 구축에 힘쓰고 이공계 경력보유여성을 위한 재취업 교육 지원 등이 필요하다. 

한국여성공학기술인협회(회장 정경희)와 신용현 바른미래당 국회의원, 국회4차산업혁명포럼이 공동으로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이공계 여성의 산업현장 일자리 확대방안’ 포럼을 열었다. 

포럼에는 신용현 바른미래당 국회의원, 손학규 바른미래당 당대표,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박경미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송희경 자유한국당 의원, 홍일표 자유한국당 의원, 김삼화 바른미래당 국회의원이 참석했다. 

신용현 의원은 환영사에서 “우리나라는 2002년 ‘여성과학기술인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을 제정해 여성 과학기술인 지원을 위한 근거를 마련했다. 그 결과 전반적인 여성과학기술인력 비율이 상승하는 등 긍정적인 영향이 있었다”며 “지금까지 이공계 여성인력이 과학기술계로 진입할 수 있도록 유도했다면 앞으로는 이들이 핵심인력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야한다”고 말했다.

박성신 한국여성공학기술인협회 부회장은 ‘우리시대 이공계 여성과 일자리’ 주제 발표에서 이공계 여성의 생애주기에 맞춰 정책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국교육개발원 자료에 따르면 대학입학 시기 자연대학의 경우 입학과 재학에 있어 여성과 남성의 비율 차이는 거의 없다. 공과대학의 경우 2017년 여학생 비율이 25%로 차이가 있으나 전세계적으로 비슷한 수준이다. 그러나 취업시기부터 차이가 벌어져 2017년 여학생 취업률과 남학생은 6.6% 차이난다. 취업을 하고 사회에 진출한 이후에는 여성의 경력단계별로 인력 누출이 일어난다. 신규 채용을 할 때는 이공계 전체 비율 중 여성이 26.8% 차지하나 재직 중 20.1%로 낮아지고 승진하는 비율은 더 낮아져 16%, 보직 비율은 9.6%까지 낮아진다.

박 부회장은 “이공계 여성의 경력단절은 주체적이고 자발적인 이유가 아닌 주변환경과 돌봄의 의무 등으로 인한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고용의 경직성을 깨고 이공계의 연구나 프로젝트를 바탕으로 고용되는 방식 등을 고려해봐야 한다. 또 재취업 지원에 있어 이공계 여성인재 일자리 플랫폼의 구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영옥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이공계 여성의 일자리 문제와 산업현장 통합 과제’ 주제 발표를 맡았다.  

김 선임연구위원은 많은 통계 결과에서 우리나라 이공계 여성이 노동 시장에 안정적으로 통합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동안 여성 이공계 전공자는 지속적으로 증가한 것에 비해 과소활용이 심해 이공계 여성인력 문제를 이제는 ‘양성’이 아닌 ‘활용’의 측면에서 풀어야 한다 주장했다. 

그는 “정부가 매년 여성 기본 계획을 수립하나 사업체, 기업을 대상으로 왜 여성들이 20대에 진입했다가 경력이 단절 되는지, 출산·육아 문제로 인한 문제로만 경력이 단절 되는지 살펴봐야 한다”며 “어려운 경력 개발, 보장 안되는 안전, 비정규직 등 복합적인 문제가 중첩돼있으므로 경력단절이 아닌 고용단절의 개념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토론에서 김영수 벤처기업협회 사무국 처장은 “99년부터 정밀실태조사를 시행 중이다. 통계자료를 보면 벤처기업은 3만6천개 여성 CEO비율은 10%가 되지 못 한다. 벤처기업은 테크놀로지 베이스의 창업이기 때문에 이공계 출신 CEO가 많다. 전체적으로 여성 CEO 중 50% 이상은 이공계일거라는 추측 중”이라며 “여성 CEO의 경우 여성 이공계 인력 활용율이 높다. 여성 CEO를 키우는 것이 여성인력 활용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임혜숙 이화여자대학교 엘텍공과대학 학장은 공학계열에서 양성되는 여성인력의 비율이 2018년 기준 학사 22.4%, 석사 19.8%, 박사 13.4%로 낮아 이공계 조직에서의 이공계 여성 인력의 입지가 나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토론을 마친 후 객석토론도 이어졌다. 암 연구 분야에서 일하다 육아로 경력단절을 겪었다는 고유미씨는 “산업현장인 남편 회사에는 몇 년 전까지 없던 어린이집이 생겼다. 이공계 여성이 많이 진출하는 곳은 이공계 연구기관, 대학 등인데 이런 곳에는 정작 어린이집이 없다”며 “이런 경우 육아로 인해 결국 선택을 해야 할 시점이 생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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