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코미디언 하고 싶은 것 많아"
4일 JTBC2 첫 방송
웹예능서 시작해 TV 진출
기획자이자 출연자로 나서
“저 뿐만 아니라 여성 코미디언들이 하고 싶은 게 많습니다. 하고 싶은 걸 어떻게 확장해야 할지 기대하는 마음으로 하고 있습니다.”(송은이)
여성 코미디언 송은이와 동료 여성 코미디언들의 새로운 도전이 시작됐다. 4일 JTBC2에서 시작한 예능프로그램 ‘판벌려-이번 판은 한복판’(이하 ‘판벌려’)을 통해서다. 송은이, 김신영, 신봉선, 안영미의 프로젝트 걸그룹 ‘셀럽파이브’가 주인공이다. ‘셀럽파이브’가 지난해 발표한 두 번째 싱글 ‘셔터’(Shutter)의 대중들의 반응이 시원치 않자 멤버들이 연습생 신분으로 돌아가 각 분야 장인들에게 비법을 전수받는다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이다.
예능 콘텐츠 기획자로서의 송은이를 주목하자. 그는 ‘판벌려’의 출연자이자 기획자로 참여한다. 이미 제작자로서도 여러 차례 성공을 거뒀다. 방송가에 여성 예능인들이 설 자리가 많지 않자 2016년 기획사 ‘비보’(VIVO)를 설립하고 다양한 아이디어에 기반을 둔 예능 콘텐츠를 직접 제작했다. 방송 데뷔 24년차 코미디언의 도전이었다. 대중들은 호응했다. ‘김생민의 영수증’(KBS2), ‘밥블레스유’(올리브TV)는 ‘비보’에서 시작해 TV로 진출한 대표적 사례다.
‘판벌려’는 TV에 진출한 ‘비보’의 세 번째 프로그램이다. ‘판벌려’도 웹예능으로 시작했다. ‘셀럽파이브’를 결성해 첫 싱글 ‘셀럽파이브(셀럽이 되고 싶어)’를 발표하는 과정을 그린 시즌1이 인기를 끌었다. 이들은 음악 프로그램에서 각 잡힌 군무를 췄다. ‘셀럽파이브(셀럽이 되고 싶어)’ 영상은 유튜브 조회 수 600만 건을 넘겼다. 시즌2에서는 ‘셔터’(Shutter)를 발표했다.
송은이의 활약은 여성 예능인들이 방송 출연에 대한 갈증을 해소해주고 대중들에게는 여성 예능인도 ‘제대로 웃길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줬다. 공교롭게도 송은이, 김신영, 안영미, 신봉선은 ‘무한걸스’(MBC every1) 출신이다. ‘무한도전’(MBC)의 포맷에 여성 예능인들이 출연한 프로그램이다. 능숙한 호흡과 코믹한 스토리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방송이 끝난 뒤 이들을 불러주는 방송사는 많지 않았다.
안영미는 “‘무한걸스’가 끝나고 1~2년이 지나도 (방송사에서) 아무 소식이 없었다”며 “‘여성 예능인들만 모아놓아도 재미있네’ 이런 반응이 올 것 같아서 (‘판벌려’) 첫 회 녹화 때는 부담감이 있었다”고 했다. 그는 “다른 방송사에서도 여성 예능인을 위한 많은 프로그램이 만들어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신봉선은 “송은이 선배였던 사람이 우리의 지붕도 되고 울타리도 됐다. 감사하다”고 했다.
송은이는 “(‘판벌려’ 시즌1~2가) 좋은 결과를 받고 나서 (시즌3를) 시작하지만 결국 시청자들의 판단이라고 생각한다. 그냥 맡긴다. 할 수 있는 한 힘이 닿는 날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도 예능인으로서 프로그램에 나서고 싶다는 욕구가 있다고 했다. “나도 셔츠 단추를 한두 개 풀고 싶을 때가 있다”고 표현했다. 그는 “‘판벌려’에는 어떤 행동을 해도 믿어주는 신뢰가 있다. ‘판벌려’가 저에게는 제대로 된 놀이터 같은 기분이 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