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마이클 대나허 주한캐나다 대사
성평등 전파할 챔피언 임명
남녀임금격차 해소 정부 지침,
공공분야는 물론 민간기업 포함

마이크 다나허 주한캐나다대사가 3일~5일까지 캐나다 벤쿠버에서 열리는 ‘Women Deliver 컨퍼런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v
마이크 다나허 주한캐나다대사가 3일~5일까지 캐나다 벤쿠버에서 열리는 ‘Women Deliver 컨퍼런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정실 기자

성평등을 촉진하기 위한 대표적인 국제사회 운동인 위민 딜리버(Women Deliver)컨퍼런스가 6월 3일부터 5일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렸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공식 호스트로 참석했다. 주한캐나다대사관도 이같은 메시지를 한국에 전하기 위해 3일 성평등 컨퍼런스를 마련했다. 

성평등을 주제로 한 대중 컨퍼런스를 주한캐나다대사관이 개최한 데는 마이클 대나허 대사의 역할이 컸다. 2018년 12월 부임 이후 캐나다의 성평등 정책을 적극적으로 전파하고 있다. 대사관의 성평등 서약서를 만들고, 성평등 챔피언도 선발했다. 일상에서 한국어를 불편함없이 사용하는 그는 이번 한국 생활이 세 번째. 햇수로는 9년째인 지한파 인사다.

대나허 대사는 “캐나다 정부가 내외에서 성평등을 진전시키는 데 오랫동안 보여온 리더십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캐나다 최초의 연방 남녀동수 내각을 구성했고, 성평등의 관점에서 처음으로 연방 예산을 마련했고, 젠더 기반의 폭력을 예방하고 대응하기 위한 최초의 연방정부 전략 등 구체적인 조치를 취했다”고 말했다.

- 트뤼도 총리가 2015년 11월 취임과 함께 남녀동수 내각을 구성한지 3년이 지났다. 성평등 정책이 정치뿐만 아니라 사회, 경제적으로 어떻게 확대되고 있나?
“모든 활동에서 성평등이라는 관점에서 사안을 조망하고 정책을 입안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여성단체들과 협의하고 의견을 구한다. 그러나 내각 외의 다른 영역에서 어떤 영향을 미치고 얼마나 확장되고 있는가를 단적으로 말씀드리기는 쉽지 않다. 여성을 위한 다양한 권익신장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지만 그 결과는 상반된 결과로 나오는 추이도 분명히 존재한다. 2~3년간 정도는 발견한 이슈를 해결해 나가는 기간이었기 때문에 인내를 가지고 지켜본다면 분명히 결실을 거두리라 확신한다.”

- 여성들의 관심이 많은 안전 문제나, 경제적 지위 향상과 관련된 이슈도 있나?
“특별히 원주민 여성들의 문제 해결에 앞장서 왔다. 일반 여성에 비해 훨씬 더 폭력과 위험에 노출돼있어 정부 산하 위원회를 두고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경제적 측면에서는 정부의 규제를 받는 곳의 남녀 임금격차 해소를 위해 다양한 지침을 내렸다. 정부 규제는 공무원이나 공공서비스에만 국한되는 게 아니라, 정부에 등록해야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 시중 상업은행 등도 포함된다. 또 여성기업가와 관련해서 장애물로 작용하는 게 무엇인지 확인하기도 했다.”

3월 8일 여성의 날을 맞아 주한캐나다대사관은 성평등을 구체적으로 행동에 옮기기 위해 ‘성평등 서약(#GenderPledge)’을 공표했다.
3월 8일 여성의 날을 맞아 주한캐나다대사관은 성평등을 구체적으로 행동에 옮기기 위해 ‘성평등 서약(#GenderPledge)’을 공표했다.

- 한국 사회의 성평등 상황을 어떻게 보나?
“한국에서도 진전이 이뤄지고 있다. 1년 전 한국을 강타한 미투운동은 여성의 권리와 양성 평등을 주요 쟁점으로 확대시키는 데 도움을 주었다. 헌법 재판소가 한국에서  66년이나 된  지속된 낙태 금지 규정이 헌법에 위배된다고 판결한 것을 환영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성평등을 우선 과제로 삼아, 내각에 여성을 30% 선출한 점도 인상적이다.”

- 페미니즘에 대한 저항이 심해 문재인 정부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캐나다 정부는 진전 과정에 어려움이 없었나.
“어려움이 여전히 상당하다. 원주민 문제와 관련해 공동체와 정부는 새 관계를 구축하려고 했지만 최근에도 실종된 원주민 여성을 찾는데 시간이 많이 걸렸고 협의도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면서 오히려 실망감이 표출됐다. 좋은 의도를 가지고 했지만 기대치가 너무 높았던 게 아닌가 한다. 그렇다고 해서 캐나다가 변화하지 않으려는 사회는 절대 아니다. 여성 인권을 신장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서 사회 모든 영역에서 힘을 규합해나가고 있다. 성별임금격차가 OECD국가 중에선 8위로 상위권이지만, 개선이 어려운 것은 경제 구조 때문이다. 광물 같은 자원 산업이 경제의 큰 몫을 차지하는데, 남성중심 영역이다 보니 격차가 나타나 고민이다.”

- 개인이 성평등을 실천하는 방법을 제안한다면?
“한국의 여성은 고학력에 뛰어난 자질을 가지고 있지만, 비즈니스, 정치 및 공공 서비스 등 여러 분야의 리더 위치에는 별로 없다. 저는 우리 모두가 해야 할 역할을 가지고 있음을 강조하고 싶다. 캐나다대사관은 최근 우리의 모든 활동과 상호 작용에서 성평등을 지속적으로 달성하기 위해 취할 구체적인 행동을 설명하는 ‘성평등서약’을 채택했다. 행사 참가자나, 발행물의 사진 속 성별 균형을 확인한다던가 대화에서 불필요한 성구분 용어 피하는 방법 등이다. 우리 모두는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여러분 각자가 일상생활에서, 조직 내에서 성평등을 촉진 할 수 있는 방법을 찾도록 권장하고 싶다.”

마이크 대나허 주한캐나다대사가 3일~5일까지 캐나다 벤쿠버에서 열리는 ‘Women Deliver 컨퍼런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마이크 대나허 주한캐나다대사가 3일~5일까지 캐나다 벤쿠버에서 열리는 ‘Women Deliver 컨퍼런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주한캐나다대사관의 성평등 서약(Gender Pledge)

▪ 대사관은 발행물에서 양성평등 약속을 강조할 것입니다.

▪ 대사관은 발행물의 영상과 사진들이 적절한 성별 균형을 갖는지 확인하겠습니다.

▪ 모든 상대편에게는 성별과 상관없이 비슷한 존칭을 쓰겠습니다.

▪ 모든 대화에서 불필요한 성구분 용어는 피하겠습니다.

▪ 3인 이상의 연사가 참석하는 대사관 주최 행사에서 성별균형이 맞도록 선의의 노력을 하겠습니다.

▪ 대사관 직원은 행사를 주관하는데 있어 적절한 성별균형을 장려할 것이고, 3인이상의 연사를 초대하는 행사가 성별균형이 맞도록 선의의 노력을 하지 않은 경우에는 참석하지 않거나 성별 대표성이 부족한지에 대해 강조하여 언급하겠습니다.

▪ 대사관은 남성과 여성 사이의 별표시간과 역할이 공평하게 배분되도록 신경쓰겠습니다.

▪ 대사관은 한국을 방문하는 캐나다 공식 대표단이 성별균형을 이루도록 본부와 함께 노력하겠습니다.

▪ 성희롱 교육: 대사관은 성희롱에 대한 무관용 정책을 실시합니다. 대사관은 본부에서 제공되는 온라인 교육 및 다른 방법과 절차를 이용하여 직장내 성희롱을 보고하고 처리하도록 장려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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