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듀테크포럼 – 공부의 모든 것] 고전에서 찾는 리더십 교육 해법
[에듀테크포럼 – 공부의 모든 것] 고전에서 찾는 리더십 교육 해법
  • 권혜진 대표
  • 승인 2019.05.28 08:08
  • 수정 2019-05-28 08: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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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듀테크포럼 – 공부의 모든 것]

에듀테크포럼 회원사들이 돌아 가며 재능기부로 기고하는 글입니다. 다양한 사교육 현장 경험을 기반으로 독자들께 도움 드리고자 합니다. 이 글은 여성신문의 공식적인 의견과 무관합니다. <편집자 주>

 

고전에서 찾는 리더십 교육 해법

우리는 잘 훈련되어 ‘준비된 리더’들을 그리 많이 보지 못 한다. 상당수의 리더들은 본인의 현업 심지어 본업 외의 분야에서 갑자기 리더가 되며, 취임하자마자 산적한 현안에 치여 교육을 받을 것은 생각하지도 못 하는 것이 현실이다. 게다가 많은 리더들은 진심으로 배우려는 마음을 갖지 않는다. 본인이 이미 잘 해서 그 자리에 올라갔기 때문이다.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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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십교육을 위한 콘텐츠개발과 혁신컨설팅을 하면서 훌륭한 리더로 성장할 자질이 있는 적임자의 변별, 적절한 교육 시기와 기간의 확보, 올바른 교육 콘텐트의 설계가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되새기게 된다. 리더십교육은 적임자(right person)를 대상으로 적기에(right time) 제대로 된 콘텐트(right content)로 이루어져야 하는데, 이 세 가지 조건을 충족시키는 교육이 그리 많지 않다. 그리고 역시 뜨고 지는 유행 콘텐트보다는 오랜 세월의 시험을 거쳐 살아남은 고전에 해법이 있다는 것을 재차 절감한다.

첫째 미래의 리더 적임자(right person) 선별의 문제다.

이 화두에 있어서는 <논어>만한 지침서가 없는 것 같다. 이 사람이 앞으로 믿을 수 있는 훌륭한 리더로 성장할 자질이 있는지를 어떤 기준으로 알아볼까? <논어>에서 제시하는 군자(=리더)의 궁극의 덕목은 인(仁)이다. 그런데 인이란 막연한 좋은 품성이나 두루뭉술한 인류애 같은 것이 아니다. 정확히 말하면 자신의 사사로운 이해관계보다 공적인 가치를 우선시하는 태도다. 한 마디로 공사 구별하는 능력이다. 오늘날 리더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는 이유는 바로 리더에게 아주 기본적인 공사 구별이 실종된 데 있는 것 아닌가?

그러면 현직의 리더에게 기대되는 많은 능력들 중에서 도대체 무엇이 가장 중요한가? <논어>에 따르면 그것은 너그러움[寬]이다. 너그러움은 좋은 게 좋은 거라는 식의 우유부단함이 아니다. 너그럽다는 것은 부하가 모든 능력을 다 갖추기를 요구하지 않는 것을 뜻한다. 사람은 각자의 강약점과 재능이 모두 다르다. 부하들이 자신의 취약점에 짓눌리지 않고 강점을 발휘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리더에게는 인재들이 모여든다. 인재를 잘 활용하는 리더가 탄생하는 것이다.

©Pixabay
논어 ©Pixabay

 

둘째 적기(right time)의 교육 문제다.

이 문제에서 내가 고전과 역사로부터 얻은 통찰은 뜻밖에도 특정한 연령대나 기간에 얽매일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더 중요한 것은, 새로운 것을 배우는 학습을 리더가 진심으로 즐거운 태도로 일상화하는 습관이다.

왜 그럴까? 공부는 즐거우니까? 아니다. 리더가 매사 다 잘 알고 아는 척하는 사람이라면 주변에 진정 도움되는 객관적인 제언을 해줄 수 있는 인재는 줄어들고 아첨하는 자만 늘어나기 때문이다. 열린 마음으로 새로운 이야기 듣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만 그런 이야기를 해주는 인재가 모여든다. 다양한 인재들을 통해 널리 견문을 쌓은 리더는 사람 보는 안목도 덤으로 갖게 된다.

<논어>의 유명한 첫 구절 “학이시습지 (學而時習之) 불역열호 (不亦說乎) 유붕자원방래 (有朋自遠方來) 불역락호 (不亦樂乎)”란 바로 이를 의미한다. 그래서 억지로 리더십교육 시간을 늘리거나 단계별 교육을 세분화하거나 하는 인위적인 노력을 할 필요가 없다. 평소 진심으로 폭넓게 배우기를 즐기는 사람을 조직 속에서 찾아내면 된다.

셋째 제대로 된 콘텐트(right content) 문제다.

만약 기업 교육에서 최소한의 리더십교육을 알차게 하려면 도대체 무슨 콘텐트여야 할까? 나는 그 답을 ‘경사통합형’ 학습에서 찾았다. 조선 최고의 인재경영 종합지침서로 꼽을 만한 대작 <인정(人政)>을 남긴 혜강 최한기에 따르면 ‘경(經)’이란 한마디로 ‘경험방’이다. 오랜 경험적 검증을 통해 얻은 해법형 지혜라는 것이다. ‘사(史)’는 역사다. 역사는 실제 일어난 수많은 유형의 사례들(cases)과 그 안의 사람들을 이해하기 위한 용도이다.

우리는 경험을 통해 알게 된 통찰을 역사 속 케이스 스터디를 통해 검증할 수 있다. 이상과 현실의 딜레마 상황에서 이른바 권도(權道), 즉 상황에 적중하는 응용형 의사결정이란 무엇인지 아주 생생하게 연습할 수 있다. 다양한 상황 속 사람을 보는 안목을 키울 수 있는 건 물론이다. 리더의 일이란 결국 인사(人事)와 용인(用人) 그리고 복잡하고 불확실한 상황 속에서 의사결정을 하고 그에 대해 책임을 지는 것이라는 점을 상기하면 ‘경사통합형’ 학습 콘텐츠가 현장의 리더들에게 가장 실질적이라는 점을 쉽게 알 수 있다.

최근 이렇게 고전을 활용한 혁신적인 리더십 교육들이 조금씩 도입되고 있어, 반가운 일이다. 일일이 밝힐 수는 없지만, 기존의 일회적이고 전략적 고려가 거의 없는 리더십교육의 한계를 절감하고, 다소 이례적이기까지 한 파격적인 교육혁신을 도입하는 기업이 등장하고 있다. 좋은 리더란 하루아침에 만들어질 수 없다는 사실을 말로만 안타까워 하는 게 아니라 교육으로 해결해보고자 하는 움직임들이기 때문이다.

리더십교육의 이야기였지만, 확장하면 미래 교육의 존재이유에 대해서도 답을 얻을 수 있다. 특정한 인재를 선별하려면, 먼저 맡기고자 하는 ‘일의 본질’을 잘 성찰한 후에 해야 한다. 교육을 무작정 많이 하는 것보다는 교육을 통해 길러내고자 하는 사람이 지녀야 할 태도를 먼저 발견해야 한다. 구색 맞추기식으로 온갖 콘텐츠를 포함한 백화점적 콘텐츠가 아니라 학습이 필요한 사람이 하는 일을 더 잘하게 하는 맞춤형 콘텐츠여야 한다.

권혜진 대표

프리미엄 교육콘텐츠 기획사 세종이노베이션 대표. 리더십, 문화, 기초학문 분야 고급 콘텐츠에 집중하고 있으며 실록학교, 세종의 식탁, 품격경영아카데미 (어린이글로벌매너교실), 이동건게임연구소 등을 육성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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