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욘세가 2013년 슈퍼볼(미국 프로미식축구) 경기 중간에 공연을 펼치고 있다. ⓒ한길사
비욘세가 2013년 슈퍼볼(미국 프로미식축구) 경기 중간에 공연을 펼치고 있다. ⓒ한길사

“왜 소년들에게 가르치는 것과 달리 / 소녀들에게 결혼이 목표라고 가르치죠 / 왜 소년들처럼 성적인 존재가 아니라고 하죠 / 페미니스트는 모든 성의 사회적·정치적·경제적 평등을 믿는 사람입니다”(비욘세, ‘***Flawless’)

팝스타 비욘세는 미국의 대표적인 페미니즘 아이콘이다. 1997년 걸그룹 데스티니스 차일드로 데뷔한 그는 영화 ‘미녀 삼총사’(2000) OST ‘Independent Women Part 1’에서 독립적인 여성을 이야기하면서 페미니즘을 노래했다. 6집 앨범 ‘레모네이드’(Lemonade)에서는 흑인 여성을 위한 노래를 만들기도 했다.

『노래하는 페미니즘』은 미국의 재즈와 팝, 알앤비(R&B), 힙합에 녹인 여성들의 목소리를 담았다. 남성 연주자가 여성보다 훨씬 많은 재즈부터 성적, 인종적, 종교적 편견을 깨기 위해 나선 가수와 관련 곡들을 소개한다.

미국에서는 팝 음악이 본격적으로 시작한 1960년대부터 꾸준히 페미니즘을 부른 가수가 등장했다. 흑인여성인권 운동을 힘썼던 나나 시몬, 성녀/창녀 이분법을 비판하는 노래를 부른 돌리 파튼 등이 대표적이다. 마돈나와 신디 로퍼, 자넬 모넬, 레이디 가가, 비욘세 등으로 계보가 이어진다.

마돈나는 1995년 발표한 ‘Human Nature’를 통해 여성이 성적 욕망을 드러내는 걸 금기시하는 사회를 비판했다. “내가 뭐 거짓을 말했나요? / 어머, 난 ‘성’이 금기어라는 걸 몰랐어요.” 레이디 가가는 2011년 낸 ‘Born This Way’에서는 구분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를 사랑하자는 메시지를 전했다. “게이든, 이성애자든, 양성애자든, 레즈비언이든, 트랜스젠더든 / 난 제대로 가고 있어, 나는 살아남기 위해 태어난 사람.”

저자인 음악 칼럼니스트 박준우 씨는 “비욘세나 자넬 모네처럼 팬덤이 큰 팝가수들은 본인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이야기해도 자신들이 그동안 구축해온 팬이나 성과들이 없어지지 않을 거라는 생각을 한다”며 “힘이나 영향력이 크기 때문에 더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야겠다는 음악가들도 많다”고 말했다.

국내에도 페미니즘, 탈코르셋(사회가 여성에게 강요하는 외모에 대한 억압에서 벗어나자는 페미니즘 운동), 주체적 여성을 그린 곡들이 나오고 있다. 2005년 “내게 강요하지 마 / 틀에 갇혀버릴 내가 아닌 걸 / 전부 나의 뜻대로”를 부른 보아의 ‘Girls On Top’이 대표적이다. 이후 이효리, 걸그룹 브라운아이드걸스, 원더걸스, 마마무, CLC, (여자) 아이들, ITZY 등이 관련 주제로 곡을 발표했다. 하지만 아직 팝스타들처럼 가수들이 적극적으로 자신만의 사회적 메시지를 낸다고 보긴 어렵다.

박 칼럼니스트는 “미국과 시장의 규모나 팬덤이 다르긴 하지만 한국에는 페미니즘이나 이야기를 할 수 있는 톱 가수가 아직 많이 없다”며 “음악 비평가들도 관심을 가지고 관련 노래들이 나오면 적극적으로 다뤄야 한다. 아직 한국에는 여성주의와 관련한 음악 비평이 많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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